세상의 중심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은
모자라고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을 정확히 알기 때문이며
진정한 사람으로 살길 원하기 때문이다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숙자 문학박사]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태양이 한 우주의 중심을 이루고 있듯이 누군가는 모든 사람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서 벗어나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에게서 이탈하는 사람도 용서하지 못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늘 그 사람은 중심이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에 함께 선 사람들은 무수하게 역할을 바꾸며 살아간다. 내가 중심이었다가 네게 자리를 내어주어 네가 중심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그저 성실하게 살아간다.

내가 중심이든 아니든 크게 작용하지 않고 내가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길을 택한다. 사람들의 그 중심에 서서 힘겹게 무게 중심을 잡고 버티고 견뎌내는 시간에 오히려 소소한 행복이 나의 중심이 되기를 과감하게 선택한다. 그들이 모자라고 부족해서 세상의 중심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알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탈을 가진 사람이 아닌 진정한 사람으로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처럼 혼자 서기보다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 덜 외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삶에는 뜻밖의 경우의 수들이 많이 발생한다. 일이 생기면 우주의 중심인 당사자는 말이 많아진다. 과거의 일부터 데려와서 자신이 정당하다는 합리화에 목숨을 걸 기세다. 그리고 굳이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주위를 시끄럽게 만든다. 상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상황을 더 힘들게 한다. 상대에게 시간을 조금만 준다면 순조롭게 해결되어질 일들을 그는 기다림이 부족하고 자신의 영웅담이 필요해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아니 그는 배려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 배려는 어느 시대에 있던 것을 데리고 온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어느 우주 끝에서 가지고 온 것일 수도 있겠다. 타인의 마음을 미리 짐작하여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배려나 소통이 아니다.

우주의 중심에 선 사람은 일방적인 자신의 희생이라고 말한다. 그 희생 역시 지구적 개념은 아니다. 아마 자신이 만든 우주 끝에 선 별자리에서 가져와서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복잡한 인생에 묵직한 돌 하나를 더 얹어주고 있다. 감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하지 마라. 그리고 그 마음을 다 안다고 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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