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있다
남에게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내가 주인공이 되는 배 방식으로

정숙자 문학박사
정숙자 문학박사

[한국농어촌방송/경남=정숙자 문학박사] 코로나 시대가 주는 불편함이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단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혹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생각과 발견을 경험한다. 밖으로 돌던 사람이 잔소리 없이도 집으로 돌아오고, 가까운 사람에게 안부를 자주 묻는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약속도 기분 나쁘지 않게 코로나 핑계로 뒤로 미루는 현명함을 주었다. 건강에 늘 자신감이 넘쳐 자만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도 자신의 건강을 살필 줄도 알게 되었다. 광속으로 살던 우리의 시간에 조끔씩 여유가 더해져 옆도 바라보고 뒤도 앞에도 눈길을 주며 살게 되었다.

그리운 사람들 몇몇은 옹기종기 집 마당에 둘러앉아 계절을 함께 맞이하고 또 그렇고 계절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에 만족하며 지낸다. 장작불을 피우고 그 위에 고기 몇 점을 올려두고는 낚시 간 친구를 기다리기도 하고, 남편 친구의 새로운 요리 레시피에 감탄을 하며 맛있게 어울려 먹는다. 뒷마당에 심어둔 야채를 종류별로 뜯어다가 쌈으로도 먹고 샐러드를 해서 먹으며 신선한 야채에게 약간의 행복 무게를 준다. 먹다가 남으면 조금씩 손에 들려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가 낚시 간 친구가 무늬 오징어라며 큰놈을 잡아 돌아오면 예전 아버지의 퇴근길에 간식을 기다리는 아이 마냥 그저 웃음이 나오고 유쾌하다.

남자들은 또 시작이다. 군대 이야기와 더불어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30년 동안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풀어 놓는 저 이야기에 여자들은 지루하다. 하나씩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남자들은 미래를 살지 않고 과거에 살고 있다. 모두가 무서움 하나 없는 히어로였다. 우리나라가 그래서 한동안 전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집집마다 영웅 한 명씩은 있으니 말이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영웅과 살고 있는 나는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 세상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사람이었고 훌륭한 사람이었다. 분명 그 사람은 타인들에게 좋은 사람이기를 바라면서 참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그런데 막상 옆에 있는 나에게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한번쯤 돌아보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나의 행복을 자신이 판단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내가 너로 인해 다음 생에도 인간으로 태어나고 싶은지, 아니면 윤회의 사슬마저도 끊어내고 싶은지 말이다. 그 질문은 언제나 나의 몫인데 그것마저 자신의 영웅담에 섞여서 난 그저 행복한 여자가 되어 있다. 나는 말하지 않고도 나의 감정을 파악하는 사람이 옆에 있었다. 자신의 판단으로 나의 행복마저도 나의 부분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삶을 살고 있는 나는 분명 행복한가? 나는 수없이 질문을 반복하지만 내 행복은 너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있다는 생각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명상을 공부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는 너의 식이 아닌 진정한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나의 방식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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