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관계자 “이 의원 사퇴해도 원내 1당 안무너져”...사퇴 의원 2~3명 그칠 것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이개호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 하고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전남지사 출마 전제가 아니라면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역 후보자 공천을 총괄하는 전남도당위원장직을 굳이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전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할 시점은 설 명절 후 2월 말 사이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지사 출마 예정인 민주당 이개호 의원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장직을 사퇴한다. 이는 지난 2월1일 사직하기로 계획한 일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추가적인 향후 거취 문제는 지방선거 승리와 문재인 정부 성공에 기여하는 길이 무엇인지 당 지도부와 협의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던지 광주전남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지역민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지사 지지율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는 이개호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 거취에 대해 이 같이 신중한 발언은 한 배경은 현역의원이 사퇴하고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 의석수 감소로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이 현역의원들에게 출마 자제를 요청한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당의 출마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개호 의원이 오늘 전남도당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모두 사퇴한 것은 전남도민의 뜻을 받들어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판단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중앙당의 복잡한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출마선언을 잠시 유보하고 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에 대한 전남지역 민심 이반 조짐과 함께 청와대와 중앙당의 분위기가 바뀌어 모종의 언질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이개호 의원에게 출마 재고를 요구하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대안으로 낙점됐다는 미확인 추측 보도까지 나오면서 전남지역 민심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목포에서 공직을 퇴직하고 사회단체서 활동하는 김호중씨(64)는 “25년 이상 전남도에서 재임하면서 목포·여수·광양부시장에 이어 전남도 행정부지사까지 지내며 도정을 책임질 최고의 적임자로 전남도민들이 손꼽고 있다”며,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자대결은 물론이고 양자대결에서도 모두 지지율 1위를 계속 달리고 있는 유력후보에게 중앙당에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구태정치로의 회귀”라며 호남지역민들이 민주당 중앙당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문일근씨(53)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좀 높다는 이유로 호남지역에서는 또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될 것이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한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순천시에서 회사에 다니는 한정섭씨(46)는 “이개호 의원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끈질긴 탈당의 유혹을 물리치고 민주당에 남아 혈혈단신으로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어 민주당의 명맥을 잇고 있고,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에서도 전남선대위원장을 맡아 최고 득표율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사람에게 훈장은 못줄망정 도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정치적 꿈을 가로막는 민주당 지도부가 과연 제 정신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라고 밝힌 이정남씨(58)는 “원내 제1당 유지 문제로 왜 하필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개호 의원만 부각되는 지 정치공작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어서 당원들은 물론 지역민심도 흉흉해지고 있다”면서 “전남지사 출마 이개호 의원이나 인천시장 출마 박남춘 의원 등 민주당 유력후보인 국회의원 사퇴는 많아야 2~3명에 그칠 것”이라며 민주당의 원내 제1당 지위는 절대 안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이개호 의원도 지난 5일 "당으로부터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말고 광주전남 지방선거를 총괄 지휘해달라는 권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남지사 출마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로서 제 사유가 아닌 당의 요청에 의해 불출마한다면, 그동안 지지의사를 보여준 도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과 이유가 필요하다"고 반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호남지역민의 거센 반발과 민심 이반 조짐에 청와대 정무라인과 민주당 중앙당 지도부에서도 이개호 의원의 전남지사 출마를 강제적으로 막을 경우 극심한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을 우려해 더 이상의 논의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각 당의 전남지사 후보군은 민주당서 이개호 의원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민주평화당에서는 박지원 의원과 황주홍 의원, 바른미래당에서는 주승용 의원, 무소속의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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