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 등 산학연 공동연구팀, ‘김치 및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효능과 작용기전’ 구명...특허 3건 출원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한국식품연구원 등 국내 산학연(産學硏) 공동연구팀이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인 ‘김치 유산균’이 신종플루·조류독감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김치뿐만 아니라 기타 장류, 주류 등 발효식품과 향장, 동물사료, 식의약 소재로의 응용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용하고 안전한 김치 유산균을 분리하여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여 김치 종주국으로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농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한국식품연구원 주관으로 고려대학교, 세계김치연구소, 대상주식회사 등 협동기관과 산학연 공동으로 수행한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과규명 및 김치유래 유산균을 이용한 천연 항바이러스 제제개발’ 연구에서 얻은 결과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세포와 비교하여 적숙기 김치추출물 투여군에서 H1N1아형 플루바이러스 및 H7N9형 조류독감(AI) 바이러스에 의한 세포의 플라그 형성을 현저히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한국식품연구원)

그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겨울철에 급성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지난 2009년 신종플루 형태로 가장 극심한 전신성 감기증상 질환으로 대유행 한 바 있으며,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인수공통 전염성 독감으로서 2003년, 2013년에 이어 현재까지 매년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플루엔자는 항체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변이 과정을 거치므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와 관련 한국식품연구원(원장대행 박동준), 고려대학교(총장 염재호), 세계김치연구소(원장 하재호), 대상주식회사(대표 임정배) 공동 연구팀은 김치유산균 및 전통발효식품 김치의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억제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인호 박사, 세계김치연구소 최학종 박사, 대상주식회사 류병희 박사 연구팀은 전통발효식품 김치 및 김치유산균을 고려대학교 이일섭 교수 연구팀의 BSL(Biosafety Level) 시설을 갖춘 첨단 바이러스 실험실에 제공하여 김치 및 유산균의 항바이러스 효능과 작용기전을 선도적으로 검증하게 된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김치를 발효과정에 따라 ‘담금직후’ ‘초숙기’ ‘적숙기’ ‘과숙기’로 나누어 제조하고 각각의 시료를 바이러스 감염세포 및 동물에 투여하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억제효과를 확인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세포와 비교해 적숙기 김치추출물 투여군에서 H1N1아형 플루바이러스 및 H7N9형 조류독감(AI) 바이러스에 의한 세포의 플라그 형성을 현저히 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쥐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감염시킨 후 김치추출물을 하루 50mg/kg 농도로 경구투여 하였을 때, 김치추출물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체중감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바이러스 감염군대비 3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김치 부재료인 파, 생강의 플루바이러스 및 조류독감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파추출물'에서 최고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김치부재료의 바이러스 억제 활성도>김치 부재료(파, 생강, 배추, 무, 고추, 마늘)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플라그형성 억제시험으로 시행한 결과, 파 추출물에서 H1N1아형 플루, H7N9 조류독감 바이러스 등에서 공통적으로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나타냈으며 동물실험결과 파김치추출물에서도 유사한 항바이러스 경향을 보였다.(사진=한국식품연구원)

김치에서 분리한 Lactobacillus plantarum M2 균주는 플루바이러스 및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플라그 형성을 억제하였으며 유산균을 경구투여한 결과 감염군 대비 높은 생존율을 나타냈다. 선발 유산균 M2를 이용하여 제조한 김치추출물은 일반김치 대비 항바이러스 효능을 향상시켰다.

또한, 연구팀은 김치발효에 의한 미생물 유전체 및 발효과정에 의한 대사물질을 구명하여 우점균의 이용, 유용 대사물질 분석 및 작용기전 등을 해석했다.

김치의 발효과정 중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적숙기에서 Leuconostoc, Lactobacillus, Weissella 균주 등이 우점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발효 시 적숙기에 나타나는 대사체는 Eslicarbazepine, Talampanel, Hexestrol 등으로 분석하였으며 항바이러스 활성 대사체는 의약소재로서 개발 가능성을 고려했다.

김치발효 중 적숙기 균주에 의한 생물전환 유용물질은 바이러스 막표면에 영향을 미치거나 면역세포 동원능력을 신속히 작동하여 항바이러스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작용기전을 해석했다.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향후 항바이러스 건강기능식품 및 전통발효식품 개발의 기초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륨 DSR M2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용 조성물’ 등 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학술성과로는 J. of Microbiology 2월호("Effects of heat-killed Lactobacillus plantarum against influenza viruses in mice") 등 3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인호 박사는 “연구팀에서 처음으로 우리 발효식품 김치의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으며 유용하고 안전한 김치유산균을 분리하여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며, “이는 김치뿐만 아니라 기타 장류, 주류 등 발효식품과 향장, 동물사료, 식의약 소재로의 응용범위 확대에 기여할 수 있으며, 또한 전통식품 발효중 유전체, 대사물질, 기전해석 등 한국인의 체질에 최적화된 균주 및 발효식품 개발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기업을 통해 신제품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며 현대사회에 창궐하는 바이러스 위협으로부터 국민보건 안전성을 강화하고 김치의 종주국으로서 경쟁력 강화에 기여코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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