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주변국 정상 호감도 조사...북한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64%로 낮아져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북한과 미·중·러·일 4개국 정상 5명에 대한 호감 여부를 로테이션 순서로 물어 본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로 가장 높고 일본 아베 총리가 5%로 꼴찌를 기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 2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로 3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10%로 4위를 기록했다.

어느 한 국가의 정상(頂上)에 대한 호감도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과거 역사적 배경과 정치·외교적 관계, 언론 보도 태도 등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갤럽은 설명했다.

자료=한국갤럽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호감이 간다' 응답 비율)는 24%로,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2013년 두 차례 조사 모두 71%를 기록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작년 5월 호감도는 9%였으나, 11월 초 방한 후 25%로 상승했고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 대화 재개 환영, 북미정상회담 수락 등은 한국인에게 긍정적으로 비치는 면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보호무역 강화 등 부정적 요인도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트럼프 호감도를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하에서 20% 내외, 60대 이상에서 35%며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43%로 가장 높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호감 간다' 19%, '호감 가지 않는다' 66%다. 2013년 8, 9월에는 한국인의 시 주석 호감도가 50% 내외였고, 특히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 직후인 2014년 7월에는 59%까지 기록한 바 있으나 사드 관련 경제적 보복 공세 이후인 작년 5월 25%로 하락했다.

현시점 경제 마찰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예전만 못하고, 최근 시 주석의 장기집권 개헌 또한 한국인에게는 부정적 사건이었다. 시 주석 호감도 19%는 여섯 차례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호감 간다' 13%, '호감 가지 않는다' 68%였고 의견유보가 19%로 비교적 많은 편이다. 2013년 8, 9월 조사에서는 한국인 열 명 중 네 명(38%)이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국내 언론에서 푸틴 대통령은 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며, 미·중·일 정상보다 덜 다뤄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적 있으며, 작년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83%)이 '호감 가지 않는다'고 답했고 '호감 간다'는 10%며 7%는 의견을 유보했다. 김 위원장 호감도는 낮은 편이고 2013년 두 차례 조사와도 큰 차이 없으나, 지금은 5년 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2013년 김 위원장 호감도 조사 진행 중에는 응답자 일부가 항의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갤럽이 밝혔다.

향후 대북 특사단 합의 내용 이행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 호감도는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참고로 2013년 2월 조사에서 우리 국민 62%는 김정은 위원장을 '호전적인 인물'로 생각했으며, 10%만이 '평화지향적'이라고 답했다.

아베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한국인 열 명 중 아홉 명(89%)이 '호감 가지 않는다'고 답했고 '호감 간다'는 5%에 그쳤다. 현재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 재협상 요구와 위안부 소녀상 등에서 이견(異見)의 폭이 크며, 독도 영유권 문제도 상존(尙存)하고 있다.

북한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1월 90% → 3월 64% vs '결국 포기할 것' 6% → 22%

한편, 같은 조사에서 북핵 포기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64%, '결국 포기할 것' 22%, 그리고 의견유보가 14%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포기할 것'이라는 응답이 6%였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22%로 나타나 우리 국민 열 명 중 두 명이 한반도 비핵화 전망 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과거 네 차례 조사와 비교하면 전향적 응답이라는 분석이다.

2014년 2월 남북 고위급 접촉, 이산가족상봉 행사 직후, 그해 10월 북한 최고위급 대표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직후, 올해 1월 북한 신년사 직후 조사에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80%를 넘어 우리 국민 대다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요원한 일로 여겼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한 3월 2주차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915명에게 접촉해 최종 1003명이 참여했고 응답률은 17%를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