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서 주장...베트남 하미 양민학살 50주기 위령제 참석...“우리는 일본 아베의 길 갈수 없다”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 경북 의성)은 오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대해 문대통령이 정부 차원에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고 19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김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한국군의 베트남 양민학살을 민간 영역에선 오랫동안 사과했으나 정부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예"라고 대답하고 이번에 문대통령이 방문하면 그렇게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제가 알기로는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에) 베트남 정부 입장도 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다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베트남의 '하미 양민학살 50주기 위령제'에 직접 참석하고 왔다면서 "마을들을 찾아가 희생자 가족들, 생존자들 만났을 때 그분들은 정말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자기들한테 손을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이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하는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현장을 증언하는 분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저희가 최소한 아베의 길을 갈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김현권 의원의 tbs<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전문]

베트남 하미 양민학살 50주기 위령제 참석...“우리 정부 공식 사과, 더는 미루지 말아야”

-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어준 :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부터 베트남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순방길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베트남을 방문할 때 당시 베트남전에서 당시 한국군이 저지른 양민학살에 대해서 국가 차원에서 이번에야말로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얼마 전에 베트남에 있었던 양민학살 50주년 위령제에 다녀온 김현권 의원 오랜만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현권 : 네, 안녕하세요?

▲김어준 : 저희가 농협 관련된 이야기로만 모시다가 베트남 관련해서 찾다 보니까 의원님 이름이 나왔어요. 저희도 ‘왜 김현권 의원님이 여기서 나오나.’ 그런데 등장한 이름이 김현권 의원님밖에 없어서 오늘은 베트남 관련해서 의원님을 모셨습니다. 여기 3월 지난주였던가요?

▲김현권 : 3월 11일이 위령제였어요.

▲김어준 : 베트남에서 50주기 위령제가 하미마을에서. 여기를 가셨어요. 베트남에서 초청한 게 아니라 여기를 그냥 본인이 가셨어요. 국내 일정도 있었을 텐데, 베트남에서 초대 안 했는데 왜 가셨습니까?

▲김현권 : 사실 이 문제는 제가 의원이 되기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항이고 한겨레 신문에 베트남 통신이라는 걸로 계속 보도가 될 때부터 지속적으로 봐 왔던.

▲김어준 : 이 문제는 한겨레가 오래전부터 문제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한 2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그때부터 계속 관심을 가지셨다?

▲김현권 : 한베 평화재단 만들 때 그때 제가 사실 고민을 했어요. 소를 한 마리 팔아서 돈을 좀 대고. 그런데 그때 참여하는 분들이 보니까 정치인들은 없더라고요.

▲김어준 : 당시만 하더라도 민간 영역에서 주도했습니다.

▲김현권 : 그래서 ‘괜히 제가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끼어들어서 분위기 흐리는 게 아닌가.’ 이렇게 해서 평화재단에 참여는 못 했는데, 지난번에 국회 마쳐 놓고 사실 제가 다낭에 잠깐 갔다 왔어요.

▲김어준 : 베트남 다낭이요?

▲김현권 : 네. 그런데 베트남 다낭에 가 보면 한국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그런데 그 다낭 주변에 정말 학살 현장이 많고 위령비들이 그 바로 주변에 많이 있거든요.

▲김어준 : 저도 여기를 다녀온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양민학살이 이루어졌던 동네가 많고....

▲김현권 : 네, 굉장히 많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다 잊은 것 같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위령비를 곳곳에 세우고 사실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계속해서.

▲김현권 : 그렇죠. 증오비.

▲김어준 : 맞아요, 증오비도 있습니다.

▲김현권 : 네, 위령비도 있고.

▲김어준 : ‘한국인은 이 동네에 못 들어온다,’ 이런 비도 있어요.

▲김현권 : 과거에는 많은 곳이 다 그랬던 거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을 하면서 한국의 구수정 박사 등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지속적으로 찾아가서 위로하고 사과하고 그러면서 그분들 마음이 그래도 많이 풀려서 이번에 저희들이 헌화도 했어요. 여기에 농사짓는 분이 술 담아서 그것을 가져가서 주로도 바치고. 그런데 과거에는 이게 전혀 불가능했대요, 그분들 마음이 열리지 않아서. 그런데 이제 그분들이 받아 주시는 거죠.

▲김어준 : 제가 봤던 영상에 의하면 증오비에 보면 정확한 문구는 생각 안 나는데 한국인들은 영원히 이 땅에 땅을 밟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굉장히 절절하게 문구가 써 있고 그걸 매년 기념하고 있다고, 그 마을 사람들이.

▲김현권 : 그렇죠. 하미마을 위령비 그 뒷면에 있는 비문은 현재 가려져 있어요, 연꽃 문양으로. 그것을 만들 당시에 한국 정부가, 그게 2000년도, 2001년도 이때 만들어졌는데 한국 정부가 압력을 넣은 거라고 얘기를 하고요. 이번에 하미마을에 갔을 때도 그분들이 손 붙잡고 얘기를 했어요. “저 비문 뒤 연꽃 문양을 제거해 달라. 우리의 비문이 제대로 드러나도록 해야 된다.”

▲김어준 : 한국 정부에서 과거 우리 정부가 그 문구들을 통해 드러나는 당시 한국군의 나쁜 짓들, 한마디로 말해서. 그것이 막는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일제가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고 소녀상을 방해하는 것과 비슷한 얘기거든요, 그게.

▲김현권 : 똑같은 맥락이라고 봐야죠.

▲김어준 : 맥락상으로는 똑같고요. 그런데 우리는 소녀상을 다른 나라에 세우는 것을 일본이 방해하고 있다면 우리 과거 정부는 베트남에 있는 위령비의 문구들, 굉장히 적나라했었습니다. 몇 명을 어떻게 죽였고, 이런 내용도 있고. 어린 아이들을 어떻게 했다, 이런 내용도 있고.

▲김현권 : 그러니까 위령비가 제가 알기로 70개, 80개 정도가 있는 걸로 아는데 위령비의 전면은 다 희생자들의 인적사항을 기록해 놓은 거예요. 저도 제가 이 내용을 그래도 좀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갔는데 가서 보니까 정말 숨이 막혔어요, 참혹하고. 이게 뭐냐 하면 일련번호와 함께 거기에 년도 표시가 다 되어 있거든요. 그 년도 표시가 태어난 년도를 의미하는데 처음 갔던 퐁니퐁넛 마을은 74명이 희생된 거예요. 그런데 년도에 보면 그 학살이 언제 있었냐면 1968년 2월 12일이에요.

▲김어준 : 어린 아이들이라는 얘기죠.

▲김현권 : 그런데 년도가 68, 68, 67, 67, 65, 64. 이게 갓난아기들부터 시작해서 열 살이 안 되는 애들이 수십 명이 있는 거예요.

▲김어준 : 그 마을마다?

▲김현권 : 네, 마을마다. 그리고 또 보면 다 여성이에요. 성인들에 남성은 없어요. 베트남 이름이 특이하게 이름 가운데에 ‘thi’ 라고 들어가 있어요. 이건 다 여성을 표시하는 거더라고요. 그런데 비문에 보면 년도에 나오는 애들이 저렇게 많이 죽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그것도 참혹하지만 이게 전부 여성이고 아이들이고.

▲김어준 : 남성들은 도망을 가고.

▲김현권 : 남성들은 마을 종류별로 보면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마을도 있었고 보면 ‘아, 이 마을은 적색 마을로 분류됐던 마을이겠구나.’ 라는. 그리고 증언하는 사람들을 보면 간혹 가다 “나는 유격대원이 하는 거 봤다. 내가 싸우다가 총 맞아서 죽었으면 전혀 억울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 희생된 사람들은 아이들이고 여자들이고 이 사람들이 무슨 무기가 있었으며 무슨 저항을 했다고 이렇게 다 죽였어야 됐느냐.”

▲김어준 : 저도 그때 당시 증언하는 분들 얘기를 들어 보면 남자들은 도망갔고 그리고 아이들하고 엄마들이죠, 그러니까.

▲김현권 : 그렇죠. 노인들.

▲김어준 : 엄마들하고 노인들은 무슨 해코지를 하겠냐 싶어서 있었는데 그 마을을 몰살시킴으로 해서 소위 기를 죽이고. 그런 목적으로.

▲김현권 : 대체로 살해된 현장이 방공호, 아니면 집 마당.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거의 비슷해요.

▲김어준 : 그러니까요.

▲김현권 :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젊은 사람들은, 남자들은 피신해 버렸고 남아 있는 여성과 아이들을 들어가서 그렇게 다 희생시킨 거예요.

▲김어준 : 6.25 때나 아니면 일제시절은 우리가 피해자가 되어서 가해자에 대해서 지금도 기억하고 위령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베트남의 경우에는 지금 말씀하셨다시피 대부분 아이들이나 엄마들 또는 노인이었기 때문에 돌아온 사람들이, 마을로. 참혹한 광경을 보고 그걸 잊을 수가 없으니까 다 일일이 이름들을 기억하고 기록해 놓은 위령비들이 아주 많다고 들었습니다.

▲김현권 : 많고요. 그 퐁니퐁넛 마을은 학살이 있고 나서 그 뒤이어서 당시에 있던 미군하고 베트남민병대가 함께 들어가요, 그 마을에. 들어가는데 당시에 들어갔던 미군 본 상병이라는 분이 그 현장을 카메라로 다 찍어 놨어요. 그런데 그것이 미국의 기밀사항으로 유지되다가 30년이 넘으면서 그게 해제돼서 그 자료들이 그대로 있거든요. 그런데 보면 정말 끔찍해요.

▲김어준 : 그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 인터넷에 자료를 찾아보면 꽤 많은 분들이 민간 영역에서 오랫동안. 정부 차원에서는 이걸 사실 드러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어떻게 한건 별로 없는데,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든가 베트남 갔을 때 사과의 의미를 담은 발언을 하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베트남의 상황도 제가 듣기로는 베트남 정부에서는 이게 베트남의 피해자들은 계속 잊지 않고 위령비를 세우고 매년 기억하는데 베트남 정부에서는 그동안 이걸 국제적 문제로 삼지 말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김현권 : 한국에서 어설프게 사과를 할 때 베트남 정부에서는 “우리는 전승 국가다. 전승 국가인데 니네가 왜 그런 얘기를 하느냐.” 이런 기조가 그동안 쭉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김어준 : 우리는 전쟁에서 어쨌든 결과적으로 이겼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시 돌아서서 문제 삼고 싶고 않다. 그런 태도라고 들었어요, 저도.

▲김현권 : 그런데 베트남 내의 기조가 변화하고 있는 거예요.

▲김어준 : 어떻게 변화하고 있습니까?

▲김현권 : 베트남도 어느 정도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고 그러면 당연히 시민사회의 의식들도 성장할 거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우리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짚고 넘어가야 되는 거 아니냐.’ 베트남 정부는 남북전쟁을 했던 국가다 보니까 내부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까 ‘과거를 덮고 미래로 가자.’ 이런 기조로 이 문제를 덮어 놓고 있었던 거예요.

▲김어준 : 베트남 정부 스스로.

▲김현권 : 스스로. 그런데 사회가 점차 변화하는 거죠. 우리도 일본 위안부 문제 생각을 해 보면 우리는 친일 군사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가로막았던 거잖아요. 그렇지만 끊임없이 시민 사회 영역에서 이 문제를 제기를 했고 수요집회가 1000회를 넘었지 않습니까? 이건 20년 이상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이것이 사회에 전면화된 거잖아요. 베트남도 어쩌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 가고 있는 거라고 봐요.

▲김어준 : 베트남의 국민 정서 혹은 정부 입장이 바뀌어 가는 와중이다.

▲김현권 : 예. 그래서 저희들이 이번에 갔을 때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요.

▲김어준 : 의원님이 가신 걸 베트남에서 굉장히 크게 뉴스를 보도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의원님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분이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베트남 분들한테.

▲김현권 :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현역 국회의원이 와서 참배를 한 게 처음이라는 거예요.

▲김어준 : 아, 그런 차원에서.... 그러니까 베트남 내의 분위기가 그렇게 바뀐데다가 그런 분위기가 바뀐 걸 알고 가신 건 아니지만 국회의원 되시기 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50주년이라고 하니 내가 꼭 가 봐야 되겠다, 개인 자격으로. 갔더니 베트남 뉴스가 엄청나게 나왔다고.

▲김현권 : 국영방송하고 그쪽 언론에 거의 도배가 되다시피. 저희 한베 평화재단에서 일행이 40분 갔거든요. 강우일 주교님을 단장으로 해서 선호철 교수님도 가시고 여럿이 갔는데 굉장히 많이 보도했어요.

▲김어준 : 국회의원이 갔다는 이유로. 하긴 생각해 보면 소녀상 앞에 일본의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이 와서 만약에 절을 했다. 그러면 우리도 크게 보도했겠죠. 일본은 아직도 그런 적이 없지만, 앞으로도 없을 것 같고요. 그러니까 베트남 입장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진 거군요. 이해가 갑니다.

▲김현권 : 사과할 건 해야죠.

▲김어준 : 그래야 사실 우리도 일본에 대해서 할 말이 있는 겁니다. 우리도 가해자가 된 역사가 있으니까요.

▲김현권 : 저희가 최소한 아베의 길을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것도 그렇고 과거에는 베트남의 분위기도 그랬고 베트남 정부가 그걸 덮자는 분위기였다고 하면 이제는 그게 아니라면 이번에 가서....

▲김현권 :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베트남 정부 입장도 변화해서요.

▲김어준 :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현권 : 한국 정부에다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걸로 알아요.

▲김어준 : 그렇게 알고 계십니까?

▲김현권 : 네.

▲김어준 : 저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선 다시 의원님 얘기로 돌아와서, 하미학살 50주기 위령제에 가신 거죠?

▲김현권 : 거기가 저희가 참여할 본 행사였죠.

▲김어준 : 국회의원은 의원님 혼자셨고?

▲김현권 : 그렇죠.

▲김어준 : 현지 언론의 기사 타이틀이라든가 그걸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그들의 분위기가 있을 텐데 베트남 언론 타이틀을 읽을 수가 없어서.

▲김현권 : ‘우리는 이미 모든 걸 용서했다.’

▲김어준 : 그런 내용들입니까?

▲김현권 : 오라.

▲김어준 : 돌아오라?

▲김현권 :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정말 좋아해요.

▲김어준 : 그건 제가 겪어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그렇습니까?

▲김현권 : 네. 그리고 베트남 음식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입맛에 맞고. 그리고 베트남이 우리하고 훨씬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그러한 마음들이 있는 거죠.

▲김어준 : 한류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는데. 그리고 박항서 감독 효과 얘기는 들어 봤습니다.

▲김현권 : 지금 베트남에 이렇게 거리를 다니다 보면 남자들은 20명, 30명 모여서 맥주 한 병 놓고 전부 축구 보고 있어요.

▲김어준 : 베트남 축구 열기는 유명하죠. 제가 알고 있는 축구 관련한 이야기 중에 박지성 선수가 현역으로 뛸 때 베트남의 최고의 국민 영웅은 박지성 선수였어요, 우리나라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저는 전해 들었는데, 그렇게 축구를 좋아하는데 박항서 감독의 기록 때문에 한국에 대한 고마움, 박항서 감독을 통한. 그런 이미지가 생긴 건 제가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셨더니 그게 느껴지던가요?

▲김현권 : 그렇죠. 제가 몇 번 가 봤었는데 한국에 대한 선호도, 국가의 이미지, 이런 것들은 베트남에서는 굉장히 좋게 형성되어 있는 걸로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그 뿌리에 우리가 인정해야 되고 사과해야 될 과거가 있다는 거죠. 이거 없이 이렇게까지 온 거거든요.

▲김현권 : 이번에 마을들을 찾아가고 희생자 가족들, 그리고 생존자들 만났을 때 그분들은 정말 한국 정부가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자기들한테 손을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김어준 : 그건 꼭 해야 된다고 생각이 되는 게 위안부 할머님도 결국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는 거거든요.

▲김현권 : 그렇죠.

▲김어준 : 돈 얼마를 달라는 게 아니고 사과를 하라는 거거든요.

▲김현권 : 공식적은 사과를 하라는 거죠. 인정할 걸 인정해라. 너희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 그게 가장 요구의 기본이죠.

▲김어준 : 저도 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거 민간 영역에서는 오랫동안 해 왔지만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하라는 거죠.

▲김현권 : 예.

▲김어준 : 혹시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 같은 거 안 하셨습니까?

▲김현권 : 많이 했죠.

▲김어준 :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하셨겠네요.

▲김현권 : 그렇죠. 저는 그렇게 얘기했어요. 우리가 때로는 진실을 직면할 때 참 두렵고 떨린다. 그리고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는 피해 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마음을 다하여 사과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사과하기를 바라고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꼭 그렇게 하실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직접 그분들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실 거라고 믿는다.

▲김어준 : 대통령이 하실 일을 하신 거 아닙니까? 먼저 가서?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이거.

▲김현권 : 저는 우리 대통령께서 그분 심성으로 그렇게 하실 거라고 믿어요. 믿는데 문제는 국내 환경이 있지 않습니까? 국내 보수우파들도 있고.

▲김어준 : 우리가 잘못한 걸 왜 끄집어내느냐. 이 얘기부터 시작해서 당신은 공산주의를 막아내기 위해서 갔던 우리 군인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고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는데 그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이 취하는 태도예요.

▲김현권 : 그래서 저는 그분 심성은 그렇게 하실 거라고 믿는데 그렇게 사과할 수 있는 분위기를 국내에서 만들어 드려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김어준 : 그래서 오늘 나오신 거군요, 말하자면.

▲김현권 : 제가 나오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김어준 : 저희도 베트남 관련해서 찾다 보니까 의원님 이름만 나오고 베트남 언론에서 의원님 이름만 나와서. 그런데 의원님은 농협인데요, 저희한테는. 이분밖에 없나. 다른 분을 찾다 다른 분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의원님을 모셨습니다만, 사연이 길게 있네요. 이렇게 갔다 왔더니 베트남 민간 영역에서의 반응도, 정부 차원에서야 공식적인 반응이 드라이하니까. 민간 영역에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김현권 : 대대적인 보도가 있었다고 했잖아요. 베트남 네티즌들의 반응도 굉장히 우호적이에요.

▲김어준 : 베트남 네티즌들의 반응? 우호적이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현권 : 그리고 저희들이 갔던 시점이 미군에 의한 밀라이 대학살 그게 3월 16일이거든요. 그 직전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미군이 그 3월 16일 50주년에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베트남은 관심이 있는 거죠.

▲김어준 : 미국은 이걸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는 걸로 저는 아는데.

▲김현권 : 미국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어요. 없고 미국의 시민 사회 영역, 그쪽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굉장히 연구도 하고 밀라이라는 오페라도 만들고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은 없는 걸로 알아요.

▲김어준 : 그래서 이번에는 꼭 해야 한다. 사실 우리가 이게 다른 얘기 하다가 일본이 과거에 대해서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다가 꼭 예로 드는 게 독일이지 않습니까? 독일은 그렇게 했다고. 독일은 아우슈비츠에 매년 학생들을 보내거든요. 가서 보라고. 우리가 과거에 이렇게 했다고.

▲김현권 : 저는 문명국가라는 게 빌딩이 올라가고 국민 소득이 늘어난다고 문명국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문명국가가 되려고 하는 반성과 성찰을 할 줄 알아야 되는 거예요. 우리가 아베처럼 우리가 위안부 세우면서 또 다른 그런 면을 가지고는 저는 절대로 우리가 문명국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대한민국은 촛불도 평화잖아요. 우리가 평창올림픽도 평화였고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 신남방 정책을 표방하고 계십니다. 아세안을 이제 4강 외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그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외교정책의 한 핵심 축이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아세안의 중심 국가인 베트남에 우리가 저지른 만행, 범죄에 대해서 우리가 손을 먼저 내밀고 사과하고 그분들을 위로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죠.

▲김어준 : 이게 정부의 사과, 그리고 당시 참전한 군인들의 입장들도 있을 거예요, 분명히. 그 부분을 국내적으로 어떻게 잘....

▲김현권 : 그분들도 희생자죠. 그러니까 증언하시는 분 중에 한 분은 우리 “일행들 중에 참전군인도 있느냐. 없다면 혹시 참전 군인의 가족이라도 있느냐.” 이렇게 굉장히 관심 있게 물으셨거든요. 그러면서 그분이 하신 얘기가 “당한 우리가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인간으로 살 수 없는 그 만행을 저지른 그 당사자인들 얼마나 힘들었겠느냐. 그렇게 살다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죽었을 텐데 내가 그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한테도 함께 위로하고 아파하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말문이 막히죠.

▲김어준 : 이 문제는 민간 차원에서는 오랫동안 제기해 왔고 정부 차원에서는 있는 둥 없는 둥 사과 정도 하고 왔다면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저는 처음에 한 번 아주 제대로 하면 더 이상 그런 얘기 안 나오거든요. 일본처럼 이렇게 질질 끌고 일부 인정하고 일부 아니라고 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자발적이었다고 하고 우리도 거꾸로 입장을 바꿔서 그러면 어떻게 구분하라는 말이냐 등등이라든가 혹은 참전한 군인들도 이런저런 복수를 당해서 우리도 복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논리는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군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대가.

▲김현권 : 그건 전쟁에서 싸우는 건 싸우는 거지만 이건 민간인에 대한 희생이잖아요.

▲김어준 : 그러니까요. 아기들이잖아요.

▲김현권 : 아이들과 여성들에 대한. 완전히 다른 문제고 그리고 이건 참전 군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입니다.

▲김어준 : 저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사과하고 민간 영역에서도 베트남에 관해서 이런 걸 되돌아보기 힘들죠, 사실은. 왜냐하면 보통은 자기들이 다 정의롭다. 대체로 크게 나쁜 짓은 안 했다고 믿고 싶잖아요, 자국에 대해서는. 그런데 그런 일도 있었다고 하니까 마주 보기 힘들고 자꾸 부정하고 싶죠. 그런데 벌어졌는데 어떻게 합니까? 인정하고 사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된 거다, 이제.

▲김현권 : 그렇죠. 베트남에서 사실상 오랫동안 인내하고 기다린 거죠. 그리고 50년이 되면 당시에 현장이 있었던 사람들이 다 사망할 나이가 되어 가잖아요. 베트남이 우리보다 평균 연령이 차이가 나긴 났거든요. 우리도 똑같은 생각하잖습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일본이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와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현장을 증언하는 분들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김어준 : 무슨 말씀이신지 충분히 알겠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충분히 우리 사회도 성숙됐고 베트남 역시 그런 걸 공식적인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받고 그리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제대로만 사과한다면 한 번에 다 끝나는 거거든요. 그럴 기회를 놓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이번에.

▲김현권 :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국민청원 받고 있어요. 20만 좀 채워 주세요.

▲김어준 : 의원님이 시작하신 거 아닙니까?

▲김현권 : 아니에요.

▲김어준 :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이 얘기는 유일하게 베트남 하미 양민학살 50주년 위령제 갔다가 베트남 언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잔뜩 받고, 그리고 왜 그렇게 갔는지 오늘 충분히 설명이 된 것 같죠? 김현권 의원이었습니다. 베트남 관련해서 또 이 문제가 아마도 한 번 더 거론될 것 같으니까 그때 한 번 더 모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김현권 : 그런데 이건 더 마음이 아파요.

▲김어준 : 직접 보셨으니까 더 그랬겠죠.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권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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