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민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한 호치민 주석님의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양국 과거사 발언과 관련해 “베트남전 과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꽝 주석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 간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며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노이 주석궁에 열린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며 과거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또 “꽝 주석이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주시기를 희망하며 방한 시 최상의 예우로 대접하도록 하겠다”고 정중하게 방한을 요청한데 대해 꽝 주석은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덧붙였다.

호치민 동상 앞에 선 문재인 대통령과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사진=청와대)

문 대통령 호치민 거소 방문...“호치민은 베트남을 넘어 전 인류의 위대한 인물”

한편, 주석궁 뒤편의 호치민 동상 앞에서 꽝 주석은 문 대통령을 맞으며 “이 동상은 멕시코 작가들이 만든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나는 혼자서 이 주변을 산책하면서 호치민 동상을 바라보고는 한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꽝 주석은 문 대통령을 거소 쪽으로 안내하며 길가의 망고나무를 가리켜 “이 망고는 베트남 남부에서 가져온 것들로 호치민이 이 망고나무들을 보며 조국이 갈라진 현실을 잊지 않았다.” “호치민은 이 거소에서 서거 전까지 11년 동안을 살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거소에 도착해 “호치민의 가장 위대한 면모는 거소에서 드러난다. 정말 검소하게 살았다. 국민들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자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추앙을 받은 것이다. 호치민은 베트남을 넘어 전 인류의 위대한 인물이다.” 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꽝 주석에게 “호치민 주석의 거소를 항상 보며 마음에 새기겠다” 고 말하자 꽝 주석은 “호치민의 도덕을 전체 국민들이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2층으로 이동해 집무실에서 호치민이 썼던 책상을 가리키며 꽝 주석은 “이 책과 신문들은 호치민이 마지막 봤던 인민일보와 책들이다. 당시는 나라가 갈라진 상태였다. 전쟁터에서 오는 소식을 이 인민일보를 통해 읽었다. 호치민은 많은 교훈을 주었는데 특히 도덕을 강조했다. 개인주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세상의 정치인들이 호치민을 본받는다면 부패가 없어질 것이다. 이렇게 호치민이 살던 모습을 보니 숙연해진다.”라고 말했고, 이어 옆방의 침실로 이동해 꽝 주석이 호치민이 평소 쓰던 라디오와 모자 부채 그리고 평소 좋아하던 꽃을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호치민은 지극히 청빈한 삶을 살았지만, 이렇게 꽃을 좋아하고 금붕어를 길렀으니 정신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1층으로 이동, 꽝 주석은 응접실 테이블을 가리키며 “호치민이 평소 정치국원들로부터 보고를 받던 테이블이다. 이 자리에 앉았다”며 문 대통령에게 앉아서 서명할 것을 권유했고, 문 대통령은 “호치민이 앉았던 자리에 앉게 돼서 아주 영광이다”라고 말하며 앉아서 서명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전했다.

서명은 “국민과 함께 살고, 함께 먹고, 함께 일한 호치민 주석님의 애민정신을 마음 깊이 새깁니다. 2018. 3.23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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