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열 칼럼] 미-중 신냉전 이미 시작됐다
상태바
[오규열 칼럼] 미-중 신냉전 이미 시작됐다
  • 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 승인 2020.08.06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한국농어촌방속/경남=오규열 일대일로연구원 부원장/전 서울디지털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미국과 소련이 대결을 벌인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CoCom으로 일컬어지는 ‘대공산권 전략물자 수출통제 협의회(Coordinating Committee for Multilateral Export Controls)’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미국을 위시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소련을 중심으로 하는 전체주의 체제로 양분된다. 자유로운 선거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는 파시즘과 같은 독재체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파한 조지 캐넌은 1946년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소련에 대한 봉쇄전략을 입안하였다. 이후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행정부를 구성하였으나 일관되게 대소봉쇄전략을 충실히 수행하였고 마침내 1991년 소련은 붕괴했다. 미국의 승리로 막을 내린 것이다. 냉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의 봉쇄전략을 개디스는 치밀하게 분석하여 STRATEGIES OF CONTAINMENT를 출간하였는데 이 책은 역사학자 강규형 교수와 홍지수에 의해 ‘미국의 봉쇄전략’으로 2019년 한국에도 번역되었다.

냉전 초기 소련의 무력팽창에 맞서 싸운 국지전은 불행하게도 한반도에서 일어났다. 서방국가들은 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 공모하여 일으킨 6.25전쟁을 통해 공산주의의 폭력성을 인식하였고 이후 더욱 강고한 대소봉쇄협의체를 구성하였다. 대소봉쇄정책의 핵심추진기구인 CoCom은 1950년 출범하였고 소련이 붕괴한 후인 1994년 해체되었다. CoCom은 소련의 경제활동이 군용으로 전용하는 전시경제(war economy)와 자급경제체제(autarky)임을 간파하고 소련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함으로써 경제전을 수행한 기구로 평가할 수 있다. 소련의 해체로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승리했다고 자신한 자유 진영은 CoCom을 해체하고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까지 참여하는 개방된 체제인 바세나르 협정을 1995년 체결하였다. 바세나르 협정은 북한, 이란, 이라크, 리비아 등 소위 불량 국가들에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통제를 중심에 두고 20여 년 동안 운영되었다. 주로 핵무기와 관련된 물질들을 통제하는 NSG(Nuclear Suppliers Group), 미사일기술통제체제인 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과 생화학무기의 원료와 제조 설비와 장비를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2018년 미국 행정부는 ‘수출통제개혁법(Export Control Reform Act of 2018)’ 발표하여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신흥, 근원기술을 선정하고 이를 통제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이어 2019년 기술통제 목록에 운영체제(Operation Software)도 포함 시켰다. 그리고 1개월 후, 구글이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해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와 구글의 사용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하였다. 2020년 ‘수출통제개혁법’은 양자암호화기술과 운영체제 등 5개의 신흥기술을 통제 목록에 반영하였다. 한편 2019년 미 상원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기술 이전 통제법(China Technology Transfer Control Act of 2019)’을 계류하였다. 그리고 미 상무부는 2019년 143개의 중국기업을 안보 보호를 목적으로 제재 목록에 등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냉전 시기 소련을 적성국으로 지정하고 수출통제를 시행했던 CoCom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이제 단순한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조치가 아니라 본격적인 신냉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강규형 교수는 개디스의 봉쇄전략을 번역하면서 “미-소 대결은 냉전의 전반전이었다. 미-중 갈등은 냉전의 후반전이다. 그리고 미국의 봉쇄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번역의 변을 달았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2년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을 출간하면서 공산권이 몰락하고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함으로써 헤겔과 마르크스적 의미의 역사는 끝났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마르크스 역사관은 중국식 사회주의로 변형되어 신냉전을 초래하였다. 냉전 초기 전초전인 6.25전쟁으로 한반도가 초토화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사진이나 영상의 불법촬영유포, 이를 빌미로 한 협박,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적 괴롭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여성긴급전화 1366,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에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뉴스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