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상태로 비치해 오염 가능성 높고, 유통기한 확인 불가능

[한국농어촌방송=차현주 기자] 화장품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스터 화장품' 3개중 1개는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직무대행 김재중)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위치한 16개 매장의 42개 테스터 화장품을 대상으로 비치·표시 실태 및 미생물 위생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테스터 화장품'이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전 미리 사용해볼 수 있도록 매장에 비치한 견본품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부분의 화장품 매장과 드럭스토어 등에서 이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스틱 등 립제품 1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다수의 제품이 뚜껑없이 개봉된 상태로 비치돼 있음을 확인했다.
 
테스터 화장품은 뚜껑없이 개봉된 상태로 장기간 노출될 경우 공기중의 먼지와 습기, 사용자간 교차오염 등으로 위해미생물이 쉽게 오염·증식될 수 있다.
 
조사대상 16개 중 13개 매장(81.3%)에서는 아이섀도 제품을, 9개 매장(56.3%)에서는 고체형 제품(립스틱)을 뚜껑이나 덮개 없이 개봉된 상태로 비치하고 있었다.
 
제품을 위생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브러시 등 일회용 도구를 제공하는 곳은 1개 매장에 불과했다.
 
또 조사대상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6개(14.3%)만 개봉일자를 표시하고 있었다. 13개(31%) 제품은 유통기한·제조일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조사대상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14개 제품(33.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돼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수준이 높은 제품은 립 제품으로, 16개 제품 중 4개 제품에서 총호기성 생균이 최소 1530~최대 214만cfu/g 수준으로 기준(1000 이하)보다 초과 검출됐다. 3개 제품에서는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총호기성 생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또 황색포도상구균은 대표적인 화농균으로 피부질환, 구토, 복통,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눈 감염시 세균성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화장품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스터 화장품' 3개중 1개꼴로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화장품 매장에 비치된 눈제품 테스터 화장품 예시 (사진=차현주 기자)
아이섀도는 16개 중 2개 제품에서 총호기성 생균이 최대 2300cfu/g 수준으로 유통화장품 미생물 기준(눈 화장용 500 이하)을 훌쩍 초과했고, 1개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마스카라의 경우 총 10개 제품 중 5개 제품에서 총호기성 생균이 최대 2200cfu/g 수준으로 검출돼 역시 미생물 기준 500이하를 초과했다. 
 
소비자원은 "아이섀도·마스카라·립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Open jar)로 튜브(Tube) 또는 펌프(Pump)식 제품보다 사용자들로 인한 교차오염 위험이 높다"며 "오염된 제품을 눈·입술 등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염증 등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및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피해 사전예방을 위해 화장품협회에는 가이드라인 마련을, 관련 업체에는 매장 내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테스터 화장품을 이용할 경우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를 이용할 것 ▲눈·입술 부위에 직접적인 사용은 자제하고 손목·손등 부위에 테스트할 것 ▲제품에 기재된 개봉일자나 유통기한을 확인할 것 ▲테스트 후 최대한 빨리 제거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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