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123회 유자광, 김종직 시를 읽은 제자들을 국문하길 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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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역사 2부 – 무오사화 123회 유자광, 김종직 시를 읽은 제자들을 국문하길 청하다.
  • 김세곤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4.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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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8년 7월18일, 김일손에 대한 국문은 7일째로 접어들었다. 이 날 유자광은 김종직의 시를 읽은 조위등 6명을 국문하기를 청했다.

김종직의 문집에 사가독서(賜假讀書 유능한 젊은 관료들에게 휴가를 주어 독서에만 전념케 하던 제도)한 조위 등에게 보냈다는 시(詩)가 있었다. 이 시에는 ‘육군(六君)의 성명이 이미 영(瀛 :홍문관)에 올랐구려[六君名姓己登瀛]’라는 구절이 있었다. 이때 사가독서한 자가 무릇 6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자광은 이 시 구절은 ‘필히 동한(東漢)의 당인(黨人)들이 삼군(三君)이라고 한 말과 같은 것’이라 하여 6명에 대한 국문을 청하니, 연산군이 그대로 따랐다. (연산군일기 1498년 7월 18일 1번째 기사)

유자광은 역시 조작의 달인이다. 김종직이 지은 시 한 구절을 기묘하게 해석하여 김종직의 제자 6명을 국문케 하다니.

이어서 윤필상 등이 아뢰었다.

"김일손의 공사에 ‘권경유의 말이, 성종 조에 주계정(朱溪正) 이심원이 상소하여 ‘세조 조의 구신(舊臣)을 쓰지 말라고 청했다.’ 하오니, 청컨대 이심원을 국문하소서."

이에 연산군은 ‘가하다.’는 전교를 내렸다.

이윽고 이심원(1454∼1504)이 공초하였다. 그는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의 증손으로 김종직의 문인이었다.

"지난 무술년(1478년)에 흙비가 내리니, 성종께서 하교하여 구언(求言 임금이 신하의 바른 말을 구함)하시므로, 신이 상서(上書)에 ‘세조 조에는 한 가지 재주와 한가지 예술만 있는 자라도 다행히 풍운(風雲)의 제회(際會)를 만나서 많이 등용이 되었으나, 오늘날에 있어서는 진실로 쓸모가 없는데도 오히려 용납되는 자가 있습니다.’라고 이른 것은, 임원준(任元濬)을 지칭한 것으로 그 아들 임사홍이 승정원 도승지(都承旨)로 있기 때문에 이렇게 범칭한 것입니다.

이때 홍문관에서도 상소하여 임원준 부자의 소인됨을 논하였는데 오히려 파직이 되었습니다.

신은 신이 상서한 바의 뜻이 임원준 부자에게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대죄(待罪)를 하니, 성종께서 인견하시고 신에게 물으시므로, 신이 원준의 간사한 형상을 모조리 아뢰자 성종께서 명하여 홍문관원에 복귀시킨 다음, 임원준 부자는 죄를 주었습니다. ‘세조의 구신(舊臣)을 서용하지 말 것을 청하였다.’는 것은 신의 본의가 아니옵니다."

이심원이 성종을 면담한 일은 1478년 4월 29일 자 성종실록에 나온다. 이 날 성종은 창덕궁 선정전에 나아가서 이심원을 인견(引見)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살펴보자

이심원 : "어제 듣건대, 홍문관·예문관의 관원이 임사홍 및 그 아비 임원준의 간사함을 논계(論啓)하자 전하께서 모두 인견하고 힐문(詰問)하셨는데, 임원준의 간사한 형상은 묻지 아니하고 임사홍의 직첩을 거두고 홍문관·예문관 20여 관원을 파직시켰다고 합니다.

만약 양관(兩館 홍문관과 예문관)의 말이 옳으면 임사홍 부자를 죄주는 것이 옳고, 그렇지 아니하면 양관의 관원을 죄주는 것이 옳은데, 무슨 까닭으로 동시에 죄를 주십니까? 또 임원준 부자는 소인 아닙니까?"

성종이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이 때문에 왔느냐?"

이심원 :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자세히 말씀하셔서 신의 의혹을 풀게 하소서. 신은 직질(職秩)이 비록 낮을지라도 감히 진달(陳達)함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성종 : "만약 임사홍이 진실로 소인이라면, 일찍이 승지와 이조 참의가 되었으니 또한 작은 벼슬이 아닌데, 홍문관·예문관의 관원은 바로 임금의 덕을 보양(輔養)하는 것으로서 그때 임사홍이 소인이라고 말하지 아니하고 이제야 말한 것은 늦었다. 임원준은 비록 간사하고 탐탁(貪濁)하다고 말하나 애매하고 형적이 없는 말을 믿고 어찌 죄를 줄 수 있는가?"

이심원 : “성상의 하교가 지당합니다. 그러나 임사홍은 신의 고모부이기 때문에 그 사람됨을 자세히 아는데, 그는 참으로 소인입니다. 홍문관·예문관 관원이 먼저 소인임을 말하지 아니한 것은 바로 오랫동안 자세히 살펴서 감히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 것입니다.

임원준은 참으로 소인입니다. 홍문관·예문관의 20여 관원들과 대간들이 한 입으로 모두 간신이라고 말하였으니, 임원준의 간사함은 본래 드러난 것이라고 이를 만합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조금도 간사한 형상을 묻지 아니하시고 도리어 말한 자를 허물하시니, 임원준의 간사함은 이로부터 더욱 꺼리는 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자 성종은 승지들에게 임원준이 참으로 소인인지를 물었다.

도승지 손순효와 좌부승지 김승경, 우부승지 이경동이 임원준이 간사하고 그 아들 임사홍이 교만하다고 아뢰었다.

성종은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임원준은 의정부 대신이지만 간사한 형상이 사실이면 용납할 수 없으리라.”

창덕궁 선정전 안내판 (사진=김세곤)
창덕궁 선정전 안내판 (사진=김세곤)
창덕궁 선정전 입구 (사진=김세곤)
창덕궁 선정전 입구 (사진=김세곤)
창덕궁 선정전 내부 (사진=김세곤)
창덕궁 선정전 내부 (사진=김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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