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21회에 걸쳐 30억 원 횡령
지난해 경주수협 이어 올해도 사고..수협 후속조치 '미비'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충남 수산수협의 직원이 회삿돈 30억 원을 횡령해 엔씨소프트 게임 ‘리니지’의 고가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려 3년간 121회에 걸쳐 돈이 빠져나갔는데도 올해 1월이 되어서야 문제를 인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올해 충남 서산수협 직원 A씨는 거래처에 입금해야 할 어업용 기자재 및 면세유류 결제 대금의 지급결의서를 위조하고 직인을 도용하는 방식으로 횡령했습니다.

A 직원은 횡령한 돈으로 리니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게임 내에서 특정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확률상 10억 원이 넘게 듭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A직원은 해당 카드를 10개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A 직원이 횡령한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갚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현재 A씨의 가족 측에서 10억 원 정도를 일부 갚았지만 아직도 20억 원 가량은 미 변제 상태입니다.

안병길 의원은 “지난해 경주수협에서 예금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7년 동안 총 153회에 걸쳐 35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해서 논란이 됐던 수협이 1년이 지났음에도 사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협조합의 인사 규정 상 신용 또는 상호금융 업무를 취급하는 직원들의 경우 3년 이내에 전보 조처가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 국회 농해수위)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직도 한 지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수가 145명이나 됐고, 5년 이상 근무자도 19명이었습니다. 신용 또는 상호금융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무용지물이 된 셈입니다.

수협 측에서는 미변제 금액과 관련해 게임 계정을 매매하면 4억 원가량 회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16억 원에 대한 변제금 회수 가능성은 사실상 미지수입니다. 또한, 게임 캐릭터는 본인 외 처분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구속 중인 상황에서 팔 수도 없고 형을 마치고 판단하더라도 계정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안 의원은 “횡령사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매년 ‘취약업무를 개선하겠다’, ‘유류구매시스템 개선하겠다’, ‘내부통제 강화하겠다 상시감사 이행평가 하겠다’며 녹음기처럼 반복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산수협은 횡령이 진행되고 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5차례에 걸쳐 전산시스템 개선을 했다지만 지켜진 게 없어 개선한 의미가 없다”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수협 내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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