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인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KTX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설 연휴 첫날인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KTX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농어촌방송=최윤선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설 명절에도 귀성이나 이동을 자제하는 ‘귀포족’(귀성을 포기한 사람)과 ‘혼설족’(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30일 1만4026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 추이에 따른 이동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에 10명 중 5명(48.8%)이 귀성이나 여행을 포기했으며, 귀성 또는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 답한 가구는 31.8%, 아직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가구는 19.4%였습니다. 

귀성을 하지 않거나 미정인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우려'가 40%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이밖에 고향에 이미 거주하거나 명절에 이동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24.0%, 교통 혼잡 우려와 업무, 지출비용 부담 등은 전체의 21.4%를 차지했습니다. 

이마트 피코크 제수음식.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 피코크 제수음식. [사진제공=이마트]

◆ 명절에도 즐기는 혼밥·혼술 

- 명절맞이 '어머니 손맛' 집밥 밀키트

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간편하게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설 명절을 맞아 ‘혼설족’을 위한 명절 도시락과 코로나19 확산세로 ‘귀포족’을 선택한 소비자들을 위해 명절 집밥 키트를 출시했습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26일 명절 도시락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호호떡만둣국’과 ‘호호명절도시락’ 2종으로 구절판 형태의 도시락 용기를 써 명절 분위기를 냈습니다. GS25는 “이번 신제품은 매년 설을 전후해 만두류, 떡국류 매출이 평소 대비 165% 증가한 데이터와 설 명절 음식 선호도 고객 조사 분석을 통해 기획됐다”고 밝혔습니다.

샘표에서는 명절 집밥이 그리운 소비자들을 위해 1인 반찬 밀키트 '쓱쓱싹싹 밥도둑'을 선보였고,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도 지난 17일 명절을 맞아 전복수삼소사태찜, 매생이굴떡국, 소고기버섯듬뿍잡채, 소고기육전과 모둠전으로 신메뉴 4종을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고향에 방문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메뉴와 다양한 형태의 명절용 밀키트를 출시했다”며 “실제 명절, 연말연시, 크리스마스 등 연휴 기간에는 밀키트 판매량이 평월 대비 20~30% 가량 증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31일까지 진행되는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전국 16개 식품관에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소속 와이너리의 와인을 판매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31일까지 진행되는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전국 16개 식품관에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소속 와이너리의 와인을 판매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 '혼술러' 증가에 위스키·와인 ‘비싸고 독한 술’ 판매량 증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인원 제한으로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에 ‘혼술러’(혼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비싸고 독한 술’을 찾기 시작했고 위스키나 와인 등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0% 늘었습니다. 와인 수입량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고가 와인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8년에는 2억4400만 달러, 2019년은 2억5926만 달러, 2020년은 3억3002만 달러로 매년 소폭 증가해 왔는데 지난해는 가뿐히 5억달러 선을 넘겼습니다. 위스키 역시 같은 기간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고가 위스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주류업체들은 설을 맞아 와인은 물론 스카치위스키 등 작년보다 선택의 폭을 넓힌 술과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조니워커는 호랑이해를 맞아 한정판으로 '조니워커 블루 호랑이띠 에디션'을 선보였고, 롯데칠성음료는 전통 있는 프랑스산 와인을, 하이트진로는 이번 설 한정으로 10년 이상 병 숙성을 거친 와인을 내세웠습니다. 또 신세계L&B는 미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스택스 립 페이 까베르네 소비뇽'을 신세계 백화점 10개 지점에서 50병 한정 수량으로 판매합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는 확실히 소주나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주류 트렌드가 달라져 다양한 술이 팔리고 있다”며 “이번 설 연휴에도 와인과 위스키와 같은 술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신작 라인업 25편.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신작 라인업 25편. [사진제공=넷플릭스]

◆  OTT는 귀포족·혼설족에게 필수템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고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 되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설 연휴는 주말을 포함해서 총 6일이나 됩니다. 연휴가 길어지는 만큼 집에서 편하게 여러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는 필수템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제작자조합상(PGA) 후보에 올랐고, 배우 오영수는 한국인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또 지난 28일 넷플릭스가 내놓은 올해 첫 국내 드라마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9일 기준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톱(TOP) 10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오징어 게임', '지옥', '아케인'에 이어 4번째로 월드 랭킹 정상에 오른 한국 시리즈가 됐습니다.

국내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를 시청하고자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이용자들도 생겨났습니다. 

성남시 판교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씨는 “최근 ‘오징어 게임’이 궁금해져서 넷플릭스에 다시 재가입했다. 이번 연휴에 코로나19 때문에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데 '오징어 게임'은 물론 못 봤던 드라마나 영화를 몰아서 시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트시큐리티 설연휴 5가지 보안수칙. [사진제공=뉴스1]
이스트시큐리티 설연휴 5가지 보안수칙. [사진제공=이스트시큐리티]

◆ 비대면 명절 노린 ‘사이버 사기’ 빨간 불

- 특정 키워드 스미싱 공격 주의

비대면으로 선물과 안부인사를 주고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메일이나 문자메시지(SMS)로 '택배', '설 선물' 등의 키워드를 활용한 스미싱 공격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보안전문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 29일 사이버 보안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5가지 보안수칙을 발표했습니다. 피싱메일 주의하기, 선물세트를 위장한 스미싱문자 주의하기, 혹스메일 주의하기, 악성메일 주의하기, 불법 콘텐츠 내려받지 않기입니다. 

문자메시지(SMS)로 수신되는 인터넷주소(URL)를 클릭하지 말아야 하며,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는 반드시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와 같은 공식 채널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 모바일 백신을 항상 최신 버전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설 연휴를 맞아 가족 여행을 추진하는 사례를 겨냥한 혹스 메일 유포도 주의해야 합니다. 혹스 메일은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거짓 정보나 그럴싸한 괴담을 발송해 이용자를 속이는 방식으로 주로 암호화폐 탈취를 목표로 합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어느 경우에도 계정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며 "안전한 계정관리를 위해 주기적인 비밀번호 변경과 2단계 인증 설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 콘텐츠 속에 퍼지는 악성코드 배포 주의

최근 스마트폰이나 PC로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를 노리고 OTT 할인쿠폰, 게임 아이템 등을 위장한 악성코드 배포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보안전문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이용자는 영화나 게임을 내려받을 때 토렌트, 웹하드 등의 비공식 채널이 아닌 반드시 공식 채널을 통해 이용하고, 신뢰할 만한 백신을 설치해 악성코드와 랜섬웨어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 센터장은 "연휴 기간에는 대다수의 근무자가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혹은 악성코드 감염 시 원활한 조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에 이용자들은 개인 사용환경과 개인정보 보안에 주의하고, 기업·기관도 연휴 전 보안패치, 백업 시스템 등의 현황 파악 및 조처를 해 놓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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