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내 노지 바나나 재배 안된다”...바나나 닮은 파초 구분법 소개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지난 11일과 14일 대구와 광주의 가정집 마당에서 바나나가 열렸다는 소문이 SNS를 타고 화제가 되면서 ‘大프리카’ ‘光프리카’ 등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국내에서 하우스가 아닌 일반 노지에서는 바나나가 재배될 수 없다면서 바나나 닮은 파초 구분법을 소개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 지금'은 지난 11일 대구의 한 가정집에서 바나나 열매가 열렸다는 글과 함께 바나나 나무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 나무는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의 한 가정집 베란다에 있던 것을 주인이 4년 전에 마당 화단으로 옮겨 심어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 대구의 한 가정집 마당 화단에 바나나가 열렸다고 소개한 '대구는 지금' 페이스북(사진=온라인커뮤니티)

또한 지난 14일에는 광주광역시 북구 장동마을에 거주하는 A(73) 씨의 집 마당에 바나나로 추정되는 열매가 열렸다고 주민센터에서 사진을 공개했다.

실제 바나나와 매우 유사한 모양의 열매가 달려있는 이 나무는 9년 전 집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기 위해 A씨가 마당에 심었으나 열매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 광주의 한 가정집 화단에서 바나나가 열렸다고 주민센터가 공개한 사진(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러한 이색 현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아프리카 같은 열대지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대프리카’, ‘광프리카’로 명명하며 ‘바나나 열매 화제’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나나가 아니라 이와 유사한 파초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바나나는 기온이 영상 4, 5도까지만 떨어져도 견디지 못하는 열대작물이라 우리나라 노지에선 열매를 맺을 수 없고, 제주도나 일부 남부지역에서 시설하우스를 이용해 국산 바나나가 재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과는 같지만 종이 다른 바나나와 파초(芭蕉)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28일 소개했다.

▲ 농촌진흥청이 바나나와 파초 구분법을 소개했다.(사진=농진청)

바나나와 파초는 파초과(科) 파초속(屬)의 다년생 초본으로 분류학상 같은 종류에 속하지만, 바나나는 열대성으로 아직 국내에서는 노지에서 자라기 어렵고, 파초는 온대성으로 내한성이 강해 서유럽, 미국, 캐나다 등 온대지역에서 널리 자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바나나의 경우 4℃∼5℃에서 동해 피해가 발생되나, 파초의 경우 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영하 10℃∼12℃까지도 견딘다고 한다.

또한, 파초는 바나나를 닮은 꽃과 열매가 달리지만 바나나에 비해 열매가 잘 맺히지 않고, 열매가 열렸다 하더라도 5cm∼10cm 크기로 작고 씨가 많으며 맛도 떫어서 식용으로는 부적합해 정원 관상용으로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잎 뒷면의 상태로도 구분이 가능한데 바나나 잎의 뒷면은 분(粉) 모양의 흰 가루가 발생되는 반면, 파초에는 흰 가루가 없고 옅은 녹색이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성기철 농업연구관은 “식용 바나나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육 온도가 낮아 노지에서 자라기는 어렵다.”며, “현재 국내 노지에서 바나나처럼 자라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바나나가 아니라 파초(Hardy banana, Japanese banana)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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