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검정쌀(흑미) 호분층에서 추출한 기능성 물질이 비만예방과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골다공증과 여성 갱년기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 연구진의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흑미 호분층 추출물을 활용한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과 식의약 소재 개발을 물론 농가소득과 쌀 소비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흑미(黑米)는 미국 의학과 영양분야 전문가들이 선정한 2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기능성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비만을 예방하고 노화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미는 일종의 현미로 독특한 향미 외에 오리자놀, 피틴산, 토코페롤, 옥타코사놀,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특히, 흑미 중에서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흑미 호분층’ 추출물은 흡수도 잘 되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 높은 가능성을 보였다.

‘호분층’이란 종자 껍질 안쪽에 호분립(종자에 있는 저장 단백질의 특징적인 구조)을 다량으로 함유한 세포층을 말한다.

흑미 호분층(1922.9 mg/100g)은 흑미(297 mg/100g)보다 안토시아닌 함량이 6.5배 많다. 이는 대표적인 슈퍼 푸드 블랙베리(100.6 mg/100g)보다는 19.1배, 블루베리(163.3 mg/100g)보다는 11.8배 많은 양이다.

앞서 2016년 농촌진흥청 연구에서도 흑미 호분층 추출물이 비만 모델의 흰쥐와 경도 비만 여성의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을지대학교, 고려대학교와 공동으로 실험한 결과, 흑미 호분층 추출물이 골다공증 예방을 통해 뼈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원장 이용범) 연구팀은 흑미 호분층 추출물을 골다공증 모델의 흰쥐에 12주 동안 적용한 결과, 흑미 호분층 추출물을 먹지 않은 흰쥐에 비해 골밀도는 8% 높아졌고, 뼈 속 칼슘과 무기질 함량은 18% 늘어났으며 뼈의 강도도 11% 유의하게 증가해 정상군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흑미 호분층 추출물이 뼈 건강에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조골세포의 형성과 뼈 속 무기질 함량의 증가를 돕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45～69세의 폐경 여성 46명에게 평소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흑미 호분층 추출물을 캡슐 형태로 12주간 먹게 한 결과, 갱년기의 주요 증상을 나타내는 지표인 갱년기 지수(Kupperman 지수)가 섭취 전보다 22.6%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갱년기 지수’는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신경질, 우울증, 어지럼증, 피로감, 관절통/근육통, 머리아픔, 가슴 두근거림, 질 건조감으로 구성된 갱년기 여성의 증상을 개선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 방법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국립보건원(NIH)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흑미 호분층의 기능성 성분을 다량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실험을 통해 골다공증 예방과 뼈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흑미를 효과적으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제조방법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농촌진흥청은 흑미에서의 기능성 물질 추출 방법과 갱년기 증상 완화 등 4건에 대한 특허(10-1791574, 10-1706295, 10-1851149, 10-1820082) 등록을 마쳤으며, 기술을 이전해 영양바와 그래놀라, 핫소스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식품과 이성현 농업연구사는 “흑미 호분층 추출물이 체지방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밝혀져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