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젖소 운동량 증가로 숙면 도움 주는 멜라토닌 성분 5.4% 증가 확인

[한국농어촌방송=이경엽 기자] 젖소의 걷기 활동이 우유 내의 멜라토닌 함량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의 증가량이 미미해 인체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걷기 운동을 하는 소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6주 간 하루에 1시간 걷기운동을 시킨 젖소에서 나온 우유의 멜라토닌 함유량이 축사 안에서만 사육된 젖소에서 나온 우유에 비해 약 5%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멜라토닌은 잠을 깊이 자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시차 극복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일종의 수면유도제로 수면 주기를 조정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농촌진흥청은 젖을 짜는 시기 소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축사 안에서만 사육했다. 또 다른 집단은 6주간 하루 1킬로미터씩 걷게 했다. 이후 소의 생리적 특성과 우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걷기 활동을 진행한 젖소에서 착유한 우유에 함유된 멜라토닌의 양은 17.68pg/ml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축사 안에서만 사육한 소보다 멜라토닌 함량은 16.74pg/ml으로 나타났다. 걷기 운동으로 멜라토닌의 양이 약 5.4%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농진청의 이같은 발표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특히 이만큼 미미한 양이 늘어났다고 해서 실제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강재헌 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는 “따뜻한 우유가 수면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유 내부의 멜라토닌 성분 때문에 수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게다가 이정도 양의 멜라토닌이 늘어났다고 해서 실제로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 외에도 축산동물에 대한 운동이 동물복지가 아닌 우유 생산성 차원에서 이뤄저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들을 수 있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팀장은 “우유의 생산성과 동물복지가 연계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우유의 품질과는 관계 없이 젖소 등 축산동물의 운동권을 보장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동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농업연구사는 “아직은 인체를 대상으로 멜라토닌 성분이 얼마나 효과를 가지는 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우유 내의 멜라토닌이 인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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