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수입산 1/3가격 국산화, 8월부터 공급...가축 생체 빅데이터 확보로 무인축사 구축 청신호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세계적으로 스마트 농업 관련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가축 생체정보 수집장치를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무인축사' 시대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 투입 장면(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소의 건강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반추위 삽입형 건강 정보 수집 장치인 바이오 캡슐’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축산 현장에서는 노동력 부담은 덜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외국 장비 회사들이 국내 생산 자료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농업 빅데이터 확보로 무인 축사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에 따르면 소는 발정 행동을 할 때 활동량이 늘고, 분만 전 체온이 0.5℃(도)∼1℃ 떨어진다. 질병이 발생하면 열이 나고 활동량은 준다.

소 생체정보 수집캡슐 투입 장치

이 정보를 알고리즘화 해 이번에 개발한 알약 모양의 센서(감지기)를 별도의 기구를 이용해 소의 입으로 넣어준다.

이 센서는 소의 위 구조상 배설되지 않고 첫 번째 위에 자리 잡은 채 활동량과 체온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인공지능(머신러닝: 인공지능의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 및 기법.) 기술로 분석된 뒤, 농장주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무선으로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전송된 빅데이터를 확인한 농장주는 소의 발정과 분만 시기, 질병 여부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소의 질병을 초기에 찾아내고 발정 시기와 분만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젖소의 우유 생산, 한우의 송아지 생산 등 농장 경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는 우유 생산량이 줄고 나서 질병 여부를 알 수 있었고, 발정 확인에도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었다. 또한 발정 육안 관찰로 정확도 40%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발정과 분만 시기를 70% 수준에서 예측 가능해 외국산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며,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분석 결과, 젖소 농장에서 장치를 도입할 경우 1마리당 약 23만 5천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농진청

농촌진흥청은 가축 생체 정보 수집 장치의 특허 출원(특허 출원명: 가축의 반추위를 모니터링하는 장치 및 방법, 특허출원번호: 10-2017-0141251)과 산업체 기술 이전을 마쳤으며, 올해 8월부터 현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기광석 과장은 “소의 생체 정보 수집 장치 개발은 외국산 장비 가격의 상승을 막고, 국내 스마트팜 보급률을 높여 농업 빅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 장치로 수집한 가축 생체 정보 빅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공공 자료로써 관련 연구자에게 제공하며, 육우와 송아지 모델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구진 일문일답> 박성민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생체 정보 인식이란 무엇인가?
= 생체정보란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체온, 맥박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총칭하는 것이다.

가축의 생체 정보는 건강, 생리 상태에 따라 특이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생체 정보를 분석해 가축의 상태를 이해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소에서 생체 정보 인식 장치가 왜 필요한가?
= 가축 생체 정보 인식 장치는 결국 가축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가축은 울음소리, 행동 변화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는데 생체 정보도 그중 한 가지 방법이다.

가축의 울음소리, 행동 등을 이해하려면 오랜 경험과 동물행동학 등 관련 지식이 필요하지만, 생체 정보 분석을 통한 이해는 많은 자료와 알고리즘을 도출하기 때문에 경험과 지식이 없는 사람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축산 경영자가 2세대로 전환되는 지금 시기에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결국 생체정보 인식 장치는 가축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통역하는 작업이다.

▲외부에 장착하는 기존 센서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 반추위 삽입형 센서는 외부에 장착하는 장치와 달리 온도 변화 등 외부 영향에 비교적 자유롭고, 손실과 파손 확률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교체나 재활용이 어렵고 체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통신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으나, 최근 배터리와 통신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대부분의 단점 극복이 가능해졌다.

▲센서를 먹여도 소 건강에 문제가 없는가?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의 외형 소재는 무독성으로 식품에 직접 접촉해도 안전한 FDA 공인 플라스틱이며, 플라스틱 중 최고의 내충격성으로 체내에서 안전하다.

최첨단 제조 공법으로 생산된 초고분자량 PE를 사용했다. 실제 축산 현장에서 여러 가지 목적으로 캡슐 형태(비타민 제재, 자석 등)의 알약을 급여하고 있다.

▲센서가 머무는 원리는 무엇이며 사용 기간은 얼마나 되는가?
= 반추동물의 제 3위(부피가 큰 사료를 거르는 역할)의 특성을 활용해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가 1위에 안착되도록 설계했다.

반추동물의 위는 4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1위와 2위는 미생물에 의한 사료 소화 장소이고, 3위는 소화가 덜 된 사료가 4위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입자가 큰 사료는 풀사료가 대부분인데 4위는 사람의 위와 같이 소화효소에 의한 소화 장소로 풀사료를 소화할 수 없다.

센서의 데이터 수신 간격, 전송 세기 등을 이론적으로 계산한 수명은 10년이지만,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 4년 이상은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12개월령에 센서를 투입한다고 가정할 때 4산(네 번째 출산)까지 가능한 수치이고, 이는 국내 젖소와 한우의 평균 수명 이상이다.

▲외국의 생체 정보 인식 장치 개발 현황은?
 = 축산 선진국인 독일, 미국, 이스라엘, 일본 등에서 앞다투어 생체 정보 인식 건강 모니터링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귀에 붙이는 이표형이나 목걸이형 센서, 발목에 차는 센서 등이 있다. 

▲생체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국내 축산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 국내 생체 정보 빅데이터 구축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빅데이터를 통한 건강 예측 정확도 향상이라는 측면이다. 건강과 번식 예측은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참고할 데이터가 많을수록 그 정확도는 향상된다. 

두 번째로 빅데이터 구축은 현재의 축산 스마트팜 연구 목표인 ‘가축 건강과 번식 예측’의 다음 단계인 축산 무인화 연구의 필수 요소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축산 스마트팜 연구의 최종 목표를 무인화 축산이라고 가정할 때 무인화 축사에서는 여러 가지 환경변화에 따라 가축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예측하고 공급해야 한다. 영양소 필요량을 예측함에 있어 생체 정보 빅데이터는 필수 사항이다.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 도입 비용은 어느 정도 되는가?
= 젖소 20마리 기준으로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 도입 비용은 약 300만원 수준이다.
시스템은 센서부와 각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서버로 송신하는 송수신기부로 구성되며,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의 가격은 개당 15만원, 송수신기는 센서 20개 구매 기준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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