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교섭단체 없는 재선의원 국회농해수위 위원장은 사상 초유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20대 국회 후반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가 24일 오후2시 첫 전체회의가 열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 등 각 당 간사 선출과 함께 법안심사, 예산결산 등 소위원회가 구성됐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해양경찰청의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황주홍 국회농해수위 위원장이 24일 후반기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경엽 기자)

황주홍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제 20대 국회 후반기 농해수위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는 명예로운 일이지만 농어촌의 어려운 현실로 인해 막중한 책임감 또한 느껴진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각종 시장개방이 확대되었지만 개방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소극적이다”며 “농업 분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반발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구분 없이 농어촌의 어려운 현실을 예산 심사, 현장 시찰 등 다양한 의정활동을 통해 제20대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으로서 농업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여러 의원들과 황폐화된 농어촌을 살리기 위해 농업예산을 증가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이 20대 국회 후반기가 우여곡절 끝에 지각 개원한 가운데 국회 농해수위 황주홍 위원장의 정치적 ‘관운?’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20대 후반기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여성의원이 선출된 여성가족위원회( 전혜숙 위원장. 재선), 행정안전위원회(인재근 위원장. 재선)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3선~4선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된 가운데 유일하게 재선의원인 황주홍 의원이 인기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선출되는 행운(?)을 거머쥐어 주목을 받았다.

황주홍 위원장은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창당된 14명 현역 의원을 가진 민주평화당 소속이다.

따라서 국회의원 20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원내교섭단체가 불가능해 소속의원 6명을 보유한 정의당과 함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국회법 제33조는 '국회는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 다른 교섭단체에 속하지 아니하는 20명 이상의 의원으로 따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을 통해 교섭단체 간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의사일정 조율 및 핵심 법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 후 지난 10일 4개 원내교섭단체가 모여 20대 국회 후반기 원(院)구성 협상에 착수해서 상임위원장 배분을 더불어민주당 8개, 자유한국당 7개, 바른미래당 2개,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 1개로 결정되면서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은 인기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후보로 황주홍 의원을 확정하고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식 선출되어 위원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정의당 원내대표이면서 원내교섭단체인 평화와정의의의원모임 원내대표인 노회찬 의원의 충격적인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고인의 발인은 정의당장과 국회장으로 내일(27일) 엄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으로 구성된 공동 원내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 교섭단체 요건 20명에서 1명 부족해져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지난 23일부로 상실하게 됐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등을 기치로 내걸며 출범했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은 지난 4월 2일 출범 113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국회는 4교섭단체에서 다시 3교섭단체 체제가 됐다.

‘평화와정의의원모임’은 지난 23일 사망한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의 궐원(闕員)을 24일 국회에 재적보고하고, 문희상 국회의장은 25일 ‘평화와정의의원모임’이 제출한 교섭단체 재적보고를 결재했다.

문 의장의 결재로 노 전 원내대표의 궐원(闕員)은 사망일인 23일자로 소급되어 확정돼 ‘평화와정의의원모임’도 소멸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고 노회찬 의원 사망에 따른 ‘평화와정의의원모임’의 교섭단체 상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평화와정의의원모임’ 몫으로 선출된 황주홍 국회농해수위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 문제가 관심을 끌었다.

원내교섭단체 소속이 아닌 일반 재선의원이 국회 인기 상임위원장직을 맡아 수행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따라서 황주홍 의원의 국회농해수위 위원장 자격도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전원의 투표로 선출된 자리이기 때문에 본인이 사표를 내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 동의가 되지 않는 한 상임위원장직 수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보장된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황주홍 국회농해수위 위원장은 본인 의사에 따라 그 직무 수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소속 교섭단체가 없는 황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2년간 농해수위를 운영함에 있어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다시 구성하기 위해 ‘개혁입법연대’ 등을 고리로 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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