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잠수 조사한 18종외에 더 다양한 어종 있는 것으로 추정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우리나라 독도 해역에 서식하고 있는 어류가 현재 확인되고 있는 18종보다 훨씬 많은 46종이 더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서장우)이 독도 주변에서 채수한 바닷물 속 ‘환경DNA’를 분석하여 독도 어류상(특정 수역에 존재하는 물고기의 종류)을 파악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었다.

2018년 5월과 8월 환경DNA분석 및 잠수조사에 의한 어류상(특정 수역에 존재하는 물고기의 종류) 비교: 오른쪽 청색이 현존 어류 18종과 왼쪽은 새로 발견된 서식추정 46종 어류 DNA.(자료=국립수산과학원)

‘환경DNA(environmental DNA, eDNA)’는 살아있는 물고기 내에 존재하는 DNA가 아니라 물고기의 혈액, 체액, 분비물, 배설물 등에 포함되어 바닷물 속에 남아있는 DNA를 말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난 10년간 ‘환경DNA’ 를 이용한 연구가 급증하고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환경DN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해외 연구 사례를 보면 서식하는 종의 90%이상이 환경DNA 분석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경상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지난 5월과 8월 독도 연안에서 잠수조사와 채수한 바닷물 속의 환경DNA를 추출하여 DNA 메타바코딩(축적된 유전자 정보를 활용하여 생물의 종을 식별하는 기법)으로 물고기의 종류를 비교 식별했다.

연구결과, 잠수조사로 확인된 18종외에 환경DNA 분석법으로 46종의 DNA가 추가 발견되어, 관련 어종이 서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돌이나 해초 사이에 숨어살거나 크기가 작아 잠수조사로 확인이 어려운 종들이 다수 확인되었을 뿐 아니라, 독도 주변 깊은 수심대에 서식하는 종도 확인되었다.

특히, 심해 어종의 난(알)과 어린 치어가 네트(망)로 채집되어 독도가 이들 종의 초기 생활 단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동안 바닷물 속에 어떤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 확인하거나 어구를 사용해 물고기를 잡아야만 확인이 가능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잠수조사를 통해 독도 어류상 모니터링을 수행해왔으나, 잠수조사만으로는 돌이나 해초 사이에 숨어살거나 보호색을 띄는 물고기를 찾아내는데 한계가 있었고, 특히 어리고 크기가 작은 물고기의 종을 판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산과학원에서는 잠수조사와 병행하여 채수한 바닷물 속의 환경DNA를 분석하여 독도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종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최광호 독도수산연구센터장은 “환경DNA 분석법은 정량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으나 종(種)판별에는 유리한 만큼 지속적으로 잠수조사와 병행하여 독도 어류상 과학조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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