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대책 여론 고조 속 현장 둘러보니…

정적인 분위기의 강변엔 시민들 관심·발길 뜸해
고수부지 대형 주차장 폐쇄 인근 주차난도 심각
일부 잔디밭·화단도 관리 안돼 흉물스럽게 방치
곳곳에 설치된 차량진입 방지용 블라드도 눈살

접근성 떨어져 원도심 상권 쇠퇴로도 이어져
밤포차 등 컨텐츠로 고수부지 활성화 추진해야
행정의 막무가내 진주명물 장어거리 철거 아쉬워
경상대 김영 교수 “장기 남강정비계획 추진해야”

[한국농어촌방송/경남=한송학 기자] 진주시 남강 고수부지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진주시 강남동에서 촬영한 남강과 고수부지의 모습. 텅 빈 공간으로만 비워 놓고 있는 남강 고수부지를 타도시처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역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 속 주차난 해소를 위해 운영했던 주차장은 폐쇄했고 남강 변 진주의 명물 장어거리를 무차별 철거하면서 장어거리 앞 고수부지의 관심도 사라졌다. 텅 빈 공간으로만 비워 놓고 있는 고수부지는 지역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남강 고수부지는 전체적으로 휑하다는 느낌이다. 도심과 가까운 곳의 고수부지는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는 없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주 용도이다. 운동이나 산책을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의 왕래는 있지만 외지 방문객이나 관람객들이 남강 고수부지를 찾아올 이유는 없다.

진주시 칠암동 진주교 아래의 남강 고수부지 입구에는 차량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금속 재질의 볼라드가 설치되어 있다. 강변 쪽으로는 가로등과 가로수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다. 반대편 도로 쪽으로는 진주를 대표하는 소싸움 벽화가 그려진 옹벽이 있다. 벽화는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 보기에 좋지 않다.

경남문화예술회관 쪽으로 더 이동하면 과거 고수부지가 주차장으로 활용된 흔적들이 나타난다. 당시 친환경 주차장으로 조성된 바닥은 평평한 돌과 잔디, 그리고 흰색 주차 라인이 흐릿하게 보인다. 바닥 잔디들은 관리가 되지 않아 절반 정도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비가 오는 날에는 질퍽거릴 정도의 흙과 모래가 있다.

강변도로 쪽으로는 조경수와 암석들로 화단이 꾸며져 있지만 화단 윗부분에 드러난 옹벽들은 고수부지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바닥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석재와 쇠 재질의 볼라드가 어지럽게 널려 있는데 야간에는 식별이 어려워 자전거 또는 보행자와의 충돌도 우려된다.

일부 공간에는 여러 개의 벤치가 놓여있고 지붕은 비와 햇빛을 막을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파고라를 쳐놓은 쉼터가 있다. 바로 옆에는 크고 작은 자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데 무슨 용도인지는 알 수 없다.

회관 바로 옆에는 주차장으로 사용했던 콘크리트 바닥의 텅빈 고수부지가 나타난다. 주말이나 휴일, 문화예술회관 공연 시나 일과 후에는 인근의 도로가 극심한 주차난을 겪고 있는데 주차장을 놀리는 것이 아쉽다. 텅빈 주차장을 활용하면 주차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어 자전거를 임대 해주는 곳이 나타나고 남강 교까지는 강변 쪽은 가로수와 가로등이 있다. 도로 쪽으로는 대밭이 있고 대밭 내에는 산책로가 있지만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

전체적으로 칠암동 진주교에서 남강교까지의 고수부지 분위기는 휑한 분위기의 강변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시선이 가는 곳과 관심이 가는 곳이 없다.

강 건너편 뒤벼리 아래 강변에는 목재 데크 등으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꾸며 놓았다. 동방호텔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도 특별함은 없다.

동방호텔 아래 고수부지는 차량이 출입하지 못하게 쇠 볼라드를 설치해 놓았다. 과거 장대동 고수부지는 주차장으로 활용되면서 차량의 진출입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대로 설치해 두고 있다. 지금이라도 볼라드만 제거를 하면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진주의 10월 축제때에는 개방을 해 축제 관련 차량만 출입을 허용하는데 축제를 위해 고수부지를 비워 놓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장대동 남강 고수부지 주차장 300면은 2012년께 폐쇄됐는데 도시미관에 악영향을 미치고 남강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이곳 주차장은 시외버스 터미널 이용객들과 인근 상가 등의 주차장 수요를 담당했다. 진주성 방문객들은 물론 주차하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활용도가 높았다.

인근의 중앙 지하상가를 통해 시내로의 이동도 편리해 시내 주차장 수요를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주차장이 폐쇄되면서 인근에는 주차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차량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시내에 300면의 대형 주차장이 사라지면서 심각한 주차난은 유발한다는 게 인근 상인들의 의견이다.

장대동 고수부지를 활용하면 인근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 진주교 아래에서부터 동방 호텔가지의 강변도로는 도로폭이 좁고 보행로가 없어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되기 때문이다.

고수부지 활용으로 시외버스 주차장 인근으로 한 원도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인근 상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진주교에서 진주성까지의 고수부지는 거리는 짧지만 진주시내와 가장 가까운 남강변이다. 과거에는 강변에 장어구이집들이 밀집해 장어거리·골목으로 불리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때문에 시에서도 고수부지 벽면에 진주와 진주성의 의미를 담은 벽화로 꾸며놓았고, 다양한 등을 달아 볼거리를 제공했다. 밤시간에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붐볐다.

장어거리가 없어지고 현재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으로 공사 중인 이곳 고수부지는 지금은 인적이 거의 없다. 10월 축제 때 말고는 특별한 이벤트나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기 때문에 진주성을 찾아온 관람객들도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장소로 전락했다.

장어거리를 활성화 해 특화거리로 조성했다면 지금도 진주성 아래 고수부지와 장어거리가 진주의 관광 자원으로 충분히 기능을 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어거리가 철거되면서 시는 철거민들의 보상에만 집중했는데 대첩광장 조성에만 급급한 진주시 행정에 대해 지금까지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많다. 대첩광장이 조성된다 하더라도 과거 진주의 명물이었던 장어거리 만큼의 인기를 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진주성이라는 역사성에 남강이라는 컨텐츠를 활용해 '여수 밤포차'와 유사한 형태의 포차가 입점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남강 변 밤포차는 현재 시에서도 추진 중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주성과 남강, 장어거리 등의 진주만의 콘텐츠들을 잘 활용하면 고수부지와 구도심 활성화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진주성에서부터 신안동 음악분수까지는 강변은 진주성이 둘러싸고 있다. 도심 속에 남강이 흐르고 남강 변에 진주성이 있다는 것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천혜의 환경이라고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신안동 남강 고수부지는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동절기라 현재 가동하지는 않지만 음악분수대가 가동되는 계절에는 인파로 북적인다. 이미 시의 유명 볼거리로 자리 잡은 음악분수대는 지역민들을 비롯한 관광객들도 진주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천수교 아래의 과거 주차장으로 활용된 곳은 차량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데 주말 인근 예식장 등의 주차난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이 10월 축제에 사용하는 유등 보관소로 활용되고 있다.

신안동 천수 교 아래에서부터 평거동까지의 고수부지는 대체로 잘 활용되는 편이다. 케이트볼장과 인라인 스케이트장, 야외무대, 체육시설 등으로 시민들의 방문이 많다.

또 신안~평거 강변은 카페와 찻집, 음식점과 주점 등이 잘 발달돼 있고 인근에는 공원도 잘 개설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고수부지로 이어지는 동선으로 신안 평거 고수부지는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최근 들어 카페와 음식점 등이 생겨나면서 신안~평거 강변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망경동 강변 고수부지는 활용이 잘 되지 못하고 있다.

망경 강변에는 분수대 2개와 대밭 등 콘텐츠가 있는데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가 부족해 활용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김영 교수는 "남강 고수부지의 주차장을 폐쇄하면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주변 상권 쇠퇴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며 "단순히 주차장을 만들자는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구조의 주차장도 충분히 가능한데 외국과 국내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부지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건널목의 위치와 설계를 다시 하고, 구름다리와 전망대, 엘리베이트 등을 설치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면서 "남강 고수부지는 너무 정적인 분위기다 뭔가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 교수는 "우선 고수부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진주의 대표 상징인 유등을 활용해 4계절 유등을 전시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푸드트럭 등을 활용해 고수부지에 밤포차 등의 상권을 형성해 먹거리도 제공한다면 도시재생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 남강정비계획을 세워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