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난항, 은행 PF 확보 안 돼 장기표류 가능성
당초보다 사업비 대폭 증가한데 비해 분양 전망은 악화돼
사천시 “보증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 조건으로 공모했다”
사업장기화에 따라 땅값을 받지 못한 지주의 불만도 증대

‘사천 IC 일원 복합유통상업단지 조성사업’ 조감도.

[한국농어촌방송/경남=강정태 기자] 사천IC 복합유통상업단지(이하 사천IC물류단지) 조성이 시공사 선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은행 PF가 확보되지 않음에 따라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사천시와 참여업체간의 갈등도 점차 노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IC물류단지를 진행하기 위한 공사에 필요한 은행의 자금지원인 PF가 아직 확보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은행들은 사천IC물류단지 조성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의 신용으로는 PF가 어려워 사천시가 보증을 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사천시에 보증을 요구하는 근거는 사천시가 물류단지 조성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인 사천IC도시개발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천시는 은행의 PF에 대한 보증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천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원래 사업자를 공모할 때 사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사천시가 보증을 서거나 투자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시작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사천시와 참여업체 간에 협약서도 체결했다. 사천시는 이 사업에 대해 보증을 할 수도 없고 보증을 해서도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사천시가 보증을 거부함에 따라 물류단지 조성을 담당하고 있는 사천IC도시개발 주식회사(대표 김연환)은 은행 PF를 확보할 수 있는 신용을 가진 시공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류단지 조성이 당초 예상보다 사업비가 대폭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물류단지 분양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공사를 하려는 업체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천IC도시개발의 김연환 대표는 “사업비를 당초 600억 원으로 예상했으나 설계과정에서 우회도로 건설,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의 이전 등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200억 원 이상 늘어났다.”고 인정하고 “사업비의 증가에 따라 동현건설 등 참여업체의 능력으로는 시공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 1군 건설 회사들을 상대로 공사여부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은행들이 사업에 대해 PF를 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1군 건설회사 들을 통해 PF를 하려는 시도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이 물류단지 조성사업에 PF를 해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 사업의 수익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인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1군 건설 회사들이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사천 건설업계의 한 대표는 “사천물류단지 조성이 원만하게 진행되려면 물류단지 분양이 평당 250만 원 이상 가격으로 80% 이상 분양된다는 전망이 서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러한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하고 “만약 우리한테 물류단지 조성에 참여하라고 했다면 우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이 사업이 수익전망이 없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했다.

물류단지의 수익전망이 낮아진 것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물류단지의 사업비 상승과 사업 일정이 늦어진 것 등을 이유로 들었다. 물류단지가 시작될 2015년에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여서 분양에 대한 전망이 좋았으나 지금은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규제 등으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어 당분간은 회복할 기미가 없다는 것.

이처럼 사천IC물류단지 조성이 늦어짐에 따라 이 단지에 포함될 토지를 소유한 지주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천IC도시개발측이 지주들에게 일부 계약금만 지급한 상태에서 계속 일정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주들은 사업을 포기하던지 빨리 잔금을 지급하던지 양단간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이 더 지연될 경우 지주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날 것으로 보여 사천물류단지 건설은 또 다른 대형민원을 안고 있는 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천IC물류단지 조성은 시작부터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업개시 후 2016년,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인 사천IC도시개발의 모 본부장이 검찰에 구속돼 실형을 사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인의 본부장이 구속되자 사업에 참여한 동현건설도 압수수색을 받고 강도 높은 검찰조사를 받는 등으로 사업추진이 원래 일정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돌발변수가 없었더라면 부동산 침체기가 오기 전에 벌써 분양이 이루어져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됐을 것이란 아쉬움도 피력하고 있다.

사천IC도시개발의 김연환 대표는 이에 대해 “물류단지에 참여한 업체들이 약 7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한 상황이다. 이 돈으로 토지 계약금도 지급하고 사무실 운영비도 쓰고 지금까지 인·허가 업무를 추진해 오고 있다.”고 밝히고 “올 3월이면 물류단지 관련 인․허가 업무가 완료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은행이나 1군 건설회사에서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천IC 복합유통상업단지 조성사업은 옛 사천IC 인근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2015년 9월 토지이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적에서 복합유통상업단지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이 사업은 당초 6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축동면 사다리 일원 27만7270㎡에 민·관 합동개발(SPC) 방식으로 추진했다. 민간사업자인 동현건설(지분 33%)과 금강종합조경(주)(32%), 극동메이저(주)(10%) 등 3개사와 금융기관은 미래에셋증권(5%)이 참여했다.

그리고 사천시가 20%의 지분을 출자해 2016년 6월 사천IC도시개발(주)를 설립하고 본격 추진에 나섰다. 보상 대상 23필지, 6만3377㎡와 지상 물건에 대해 보상공고를 내고 보상협의에 착수해 업무의 진척을 보이기도 했다.

물류단지는 연면적 26만2000㎡의 유통상업용지와 일반상업용지와 도로 13개 노선, 주차장 2개소, 공원 2개소, 완충 녹지시설, 저류지는 물론 인접한 지방도 1002호선의 6차선 확·포장, 기존 교통시설의 개선 등 사천시에서 참여하는 공익적인 사업도 추진하게 된다.

사천IC도시개발측은 경남서부권 거점 복합유통상업단지로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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