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 노인의 문해력 제고 방안’ 연구 통해 밝혀...문해교육 받으면 삶의 질 만족도 5배 높아져

문해교육 받는 농촌 노인(사진=신안군)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세계 11위 경제국가로 세계 최고의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농촌 지역 노인들의 문맹률이 6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농촌 노인의 10명 중 6명이 ‘문맹’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문자해득 능력 등을 일컫는 문해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에 특화된 문해 교육 사업은 제한적이고, 교육 당국, 농정 당국, 지자체 간의 협력과 연계사업이 전무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농촌 노인의 문해력 제고 방안’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창길)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촌 노인 중 문해교육이 필요한 노인은 약 58%로, 100만여 명(기초문해교육 40만 명) 정도이고, 이는 농촌 마을당 29명, 읍‧면당 754명(기초문해교육 282명) 수준이다.

농촌 지역 중에서도 읍보다 면지역이, 성별로는 여성 노인에게서 수요가 많았다. 또한 이 같은 문해력 저하로 인해 농촌 노인 중 3분의 1 정도가 관공서, 은행, 우체국 등의 서류 작성과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처방전 이해나 공공 서비스 적시 이용 등에도 어려움이 있어 삶의 질 관련 서비스 전달의 효과성이 더욱 저하되고 있었다.

실제로 문해는 농촌 노인의 사회 참여, 사회 공공서비스 이용 확률을 높였고,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주었다.

문해가 가능한 노인은 비문해 노인보다 정치 참여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1.9배 높고, 농업·농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확률이 2.8배 높았으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약 4.4배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삶의 질에 만족할 확률이 5배 정도로 높았다.

이에 반해 농촌 노인 비문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족해 국가 정책에 있어서도 농촌 문해와 관련한 정부의 비전이나 목표는 부족한 상태이다.

2006년부터 교육 당국이 성인문해교육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역량에 의존하고 있으며, 농촌에 특화된 사업은 ‘1면 1문해학교’의 시범 사업 하나 정도이고, 교육당국과 농정당국의 협력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마상진 KREI 연구위원은 “농촌 노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해교육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교육 인정 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농업‧농촌 특성에 맞는 문해 교재와 문해 교사 육성‧조직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 위원은 또 농촌 노인의 문해력 제고의 기본 방향으로 ‘문해에 대한 정부(중앙, 지방)의 책무성 강화’, ‘문자해득 교육에서 벗어난 생애 역량 계발로 연계’, ‘농촌 노인 특성에 맞는 비문해 해소 방안 모색’ 등을 제시하며, “비문해로 인해 그동안 누리지 못한 개인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국가 책임 하에 문해교육을 통해 농촌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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