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의원, “방패막이 역할 기대한 전직 고위관료 선임 중단하고, 이사회 활성화방안 절실”

비상임이사, 활동수당 월 400만원, 심의수당 회당 50만원 제공 등 연간 1인당 약 5천 5백만원 지급

[한국농어촌방송=정양기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김병원)가 비상임이사에 검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 기재부, 농림부 등 정부 감독 부처의 고위관료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연간 1인당 5천500만원의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방패막이용’ ‘거수기’ 이사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농촌과 농민현실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과도한 활동수당과 심의수당을 지출하고 이사회에서 논의된 안건들 대부분이 원안 가결로 된 것으로 드러나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안산상록을)은 20일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3년 이후 금년 8월까지 농협중앙회가 선임한 비상임이사 54명 가운데 9명은 법무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국무총리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등 전직 고위관료 출신들을 선임해 월 활동수당으로 400만원과 심의수당으로 회당 50만원 등 연간 수천만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하는 등 과도한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2013년 이후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 중 전직 고위관료 출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상임이사 가운데는 유관우 금융감독원 前부원장, 권태신 前국무총리실장, 이명수 前농림부차관, 박현출 前농촌진흥청장, 권재진 前법무부장관, 김동수 前공정거래위원장, 정학수 前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권혁세 前금융감독원장, 김병화 前인천지방검찰청 지검장 등 농림부, 국무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검찰, 금융감독원 등 핵심 감독 부처나 기관에 장관, 차관, 위원장,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전직 고위관료 9명을 선임해 연간 최소한 5천 5백만원에 달하는 활동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농협중앙회 이사회 개최현황을 보면, 2013년에 15회, 2014년에 16회, 2015년에 16회, 2016년에 17회, 2017년에는 8월말까지 9차례를 개최했는데 월 400만원의 활동비와 회당 50만원의 심의수당을 받을 경우, 최근 이사회 개최 회수 17번 개최를 감안할 때 수 천만 원의 수당을 받게 되는 셈이다.

또한 2013년 1월부터 금년 8월까지 농협중앙회 이사회 현황을 검토한 결과, 이 기간 중에 접수되거나 보고된 안건이나 의안 총 303건 가운데, 원안 가결 137건, 수정가결 4건, 수정접수 2건, 미접수 2건, 접수 158 등으로 대부분이 원안 가결된 것으로 드러나 비상임이사들의 역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4년 7개월 동안에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수정가결된 안건은 ▲2015년도 조직개편 및 정원조정(안) ▲농협브랜드관리규정 일부개정규정(안) ▲전산업무규정 전부개정규정(안)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규정 전부개정규정(안) 등 단 4건에 불과하다.

2017년에 이사회에서 처리한 48건의 보고 및 의안 가운데는 단 한건도 수정된 안건이 없다. 그야말로 비상임이사를 비롯해 이사회가 실무자들이 보고하는 안건을 그냥 듣고 거수기 노릇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선임한 비상임이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이사회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어서 농협중앙회가 비상임이사들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외면한 채 전직 고위관료들에게 활동비를 챙겨주며 ‘방패막이용’ ‘거수기용’으로 영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철민 의원은 “매월 1차례 정도 열리는 이사회에 주요 부처 고위관료출신들을 비상임이사로 영입해 연간 수 천만 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은 농민현실을 외면한 처사로, 자회사와 금융분야 등 각종 거래 등에 부정비리와 약점이 많은 농협중앙회가 이들의 전문식견을 듣기 보다는 ‘방패막이’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비춰진다”며, “비상임이사 선임에 무분별한 전직 고위관료의 선임을 중단하고 과도한 활동비 지급개선과 거수기 역할이 아닌 명실상부한 의사결정기구로서 이사회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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