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박세주 기자] 굴비의 고장 영광에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개인사업자가 유치한 이 열병합발전소는 발전소 규모 9.9MW 시설로써 이미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았고, 해당 지자체인 영광군의 건축 허가까지 취득한 상태이며 이제 연료사용허가만을 남겨 둔 상태이다. 이에대해 지역주민이 주축이 된 영광열병합발전소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주민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다영한 의견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문제는 지역 발전을 내건 이 열병합발전소가 사실은 생활 쓰레기로 만든 고형연료(SRF)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2013년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된 이 고형연료는 크게 SRF와 Bio-SRF 두 가지로 구분된다. SRF는 생활폐기물(음식물쓰레기 제외), 폐타이어, 폐합성수지류 등의 쓰레기를 건조하고 잘게 썰어 만든 고형연료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Bio-SRF로써 Bio라는 친환경 이미지를 사용한 연료이다. 폐목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된 이 연료는 간목이나 벌목을 통해 얻은 순수한 폐목재가 아니라 연소 시에 할로겐족이라는 독성 발암물질이 발산되는 폐가구 등을 이용해서 만든 연료로써 값싼 동남아에서 대량으로 수입된다는 점이다.

또한, 발전소 가동을 위한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의 쓰레기가 영광으로 몰려온다는 문제이다. 쓰레기 처리는 오염자가 부담하고 발생지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열병합발전소의 연료 공급을 위하여 타지역의 쓰레기가 영광으로 유입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1월 21일 개최된 영광군 열병합발전소 관련 주민 대토론회 (사진=영광열병합발전소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지난 11월 21일 개최된 영광군 열병합발전소 관련 주민 대토론회 (사진=영광열병합발전소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영광군과 사업자 측은 인허가 상의 모든 문제가 문서상 합법적으로 진행된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인근 지역의 주민 수용성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업자인 영광열병합발전(주)는 이미 홍농읍 일대의 주민 찬성 동의서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 또한 해당 사회단체장의 일방적 서명으로 진행된 것으로써 조직 내부에서도 상당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한편,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인 영광 굴비의 원산지인 법성포에서는 ‘영광 열병합발전소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11월 21일 각 사회단체 임원들과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에 열병합발전소 반대 토론회를 열었다.

영광군 열병합발전소 관련 주민 대토론회 현수막 (사진=영광열병합발전소반대 주민대책위원회)

참석자들은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고 굴비, 모싯잎송편, 태양초 고추, 천일염 등 우리 지역의 청정한 특산물을 지켜내기 위해 쓰레기 발전소 건설 반대를 결의하였고, 지난 11월 25일 1차로 주민 625명의 서명을 받아 영광군에 반대 진정서를 접수하였으며 영광군의 모든 사회단체와 연합하여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영광 열병합발전소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지역의 미래를 파탄에 빠뜨리는 행태, 그리고 그것을 방관하고 묵인하는 행정기관의 안일한 모습은 공분을 일으킬 수밖에 없으며, 주민대책위원회는 쓰레기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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