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2분기 깜짝 흑자
화물수송 확대, 휴직 등 비용감소
저가항공사는 적자 폭 늘어나 고민

아시아나항공의 주력기 A350.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주력기 A350. 사진=아시아나항공

[한국농어촌방송/교통뉴스=민준식 기자] 대한항공이 시장 컨센서스인 825억 원을 훨씬 넘는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천억원 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내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7일 발표한 2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매출액 8,186억원, 영업이익 1,151억원, 당기순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화물부문 매출이 95% 늘고 영업비용이 56% 줄어든 것을 깜짝 실적의 원인으로 짚었다.

대한항공 또한 화물수송 실적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무급휴직 등 인건비 절감을 통해 좋은 실적을 낸 바 있다. 두 국적 항공사의 깜짝 실적은 코로나19로 된서리를 맞고 있는 세계 항공업계에서도 이례적이다.

양대 항공사 모두 국제선 여객 실적은 90% 이상 감소했으나 화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세주가 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여객기의 좌석에도 짐을 실어 나르는 영업을 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의 짐칸에 화물을 실어 나르는 ‘벨리카고’ 영업을 하도 있다.

대한항공의 '벨리카고' 적재 장면.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의 '벨리카고' 적재 장면. 사진=대한항공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화물수송도 있지만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한 측면도 크다고 분석했다. 양대 항공사의 실적보고서에 인건비가 크게 줄어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물편의 경우 운항승무원(조종사)만 탑승하면 되기 때문에 10~17명의 승무원이 탑승해야히는 여객편에 비해 인력 수요가 적다. 또한 항공사들이 유휴인력을 순환무급휴직 등으로 배치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줄었다. 양대 항공사의 깜짝 실적에는 월급을 반납한 직원들의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5일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847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기단을 운영하고 있고 장거리 화물 네트워크가 확고한 양 FSC에 비해 국내 LCC들은 중단거리 여객수송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크다. 특히 국제 여객수송이 1/10 이하로 줄어들면서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상대적으로 승객 감소가 적은 국내선 영업에 LCC들은 사활을 걸고 있으나, 국내선은 수익성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항공사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운임이 떨어지면서 LCC들은 그야말로 ‘기름값’만 받고 비행기를 띄우는 형편이다.

정부가 LCC를 상대로 지원주고 있는 고용유지 지원금도 곧 기한이 만료되면서 대량 무급휴직이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종사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3분기에도 항공업계 업황은 암울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항공여객 수송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 수요를 흡수하면서 재미를 봤던 국내 양대 항공사도 델타, 에미리트항공 등 해외 대형 항공사들이 이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 일감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항공업계의 보릿고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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