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이용자 86% "교환대 더럽다"

[한국농어촌방송=차현주 기자] 지하철, 대형마트 등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기저귀 교환대' 10개중 3개는 안전벨트를 채울 수 없어 영유아 낙상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환대 매트의 세균 평균값이 화장실 손잡이의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직무대행 김재중)이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지하철역사, 고속도로휴게소, 버스터미널, 백화점, 대형마트) 여자화장실에 설치된 접이식 기저귀 교환대 30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다수가 관리 부실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위생상태도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조사대상 30개 중 10개(33.3%)는 벨트나 버클 불량으로 벨트를 아예 채울 수 없어 위험했다.

안전벨트와 버클이 모두 없는 기저귀 교환대 (사진=한국소비자원)

 
이와 관련해 최근 1년 이내에 기저귀교환대 이용경험이 있는 부모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9.4%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답했다.

또 실제로 안전사고로 아이가 다친 경험이 있는 부모 대부분(75%)은 당시 아이에게 벨트를 채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CISS)에도 기저귀 교환대 관련 위해사례가 최근 약 4년간 26건이 접수됐고, 위해부위 확인이 가능한 25건중 '머리 및 뇌'를 다친 경우가 76%에 해당하는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뇌진탕 등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공항내 설치된 기저귀 교환대에서 8개월된 남자 아이가 떨어져 뇌진탕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기저귀 교환대의 위생상태도 불량했다.
 
조사대상 30개중 4개에서 대장균이, 7개에서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감염시 피부질환,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며 눈에 감염될 경우 세균성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매트에서 검출된 일반세균의 평균값은 화장실 손잡이의 약 1.7배 수준이었다. 성인의 손이 많이 타는 쇼핑카트 손잡이와 비교했을 때에는 최대 3.5배에 달했다.
 
이용자 설문조사에서도 이용경험자의 대부분인 86%는 교환대의 위생상태가 불량하다고 답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기저귀교환대 주 이용대상이 면역력이 약하고 물고 빠는 습성을 지닌 만 36개월 미만 영유아임을 고려할 때, 기저귀교환대에 대한 위생기준 마련 및 청소·소독 등 주기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환대의 위생적 사용을 위한 일회용 위생시트가 비치된 곳은 조사대상 30개 중 한 군데도 없었다. 물티슈와 세정용품도 대부분의 교환대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기저귀를 버릴 수 있는 휴지통조차 없는 곳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에 기저귀교환대 관리감독 강화, 위생기준 마련 및 위생관리 강화, 기저귀교환대 의무설치 시설범위 확대, 편의용품 비치 및 지속적인 유지점검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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