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식이요인은 흡연, 음주보다 만성질환 영향 높아"

[한국농어촌방송=차현주 기자] 우리나라 성인은 권장 식품 섭취는 부족한 반면 적게 먹도록 권고하는 음식은 많이 먹고 있어 '만성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주간 건강과 질병' 최근호에 따르면 만성질환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13가지 음식 중 호두, 잣과 같은 견과류, 채소, 우유 등의 권장식품 섭취량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콜라와 같은 가당음료, 소시지 등의 가공육, 붉은 고기의 섭취량은 기준치를 크게 벗어났다.
 
이번 연구는 만성질환 발병과 직결된 13가지 음식의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권고기준(GBD,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에 부합하는지를 조사한 결과로 2007~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5~74세 성인 4만 1656명의 식습관을 분석한 것이다.
 
만성질환 예방 효과가 있어서 많이 먹도록 권장하는 식품 및 영양소로는 과일, 채소, 정제하지 않는 곡물인 전곡류, 견과 및 씨앗류, 우유, 칼슘, 식이섬유, 해산물 오메가-3 지방산, 다가불포화지방산 등 9가지이며 적게 먹어야 하는 것으로는 적색육, 가공육, 가당음료, 나트륨 등 4가지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만성질환 질병부담에 기여하는 13개 식품 중 식이섬유와 해산물을 통한 오메가-3 지방산만 그 섭취량이 적절했고 붉은고기와 햄·소시지(가공육), 가당음료 등의 섭취는 기준치를 초과해 적절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차현주 기자)
그 결과 우리나라 성인이 WHO의 최소 섭취 권고량을 충족해 먹는 음식은 식이섬유와 해산물에서 섭취한 오메가-3 지방산뿐이었다.

그러나 오메가-3의 경우 2007년 이후 섭취량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청장년기에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호두·잣 등의 견과류와 씨앗류, 칼슘 섭취량은 권고치의 절반에 머물렀다.
 
또 현미 등 정제하지 않은 전곡류 섭취는 남성이 하루에 17.6g, 여성이 18.1g을 섭취해 섭취기준(100∼150g)의 20%에도 못 미쳤다.
 
우유 섭취량도 남성 53.3g, 여성 54.7g으로 섭취기준(350~520g)의 7분의 1 수준이었다. 이는 많이 먹도록 권장하는 9개 식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일의 경우 여성이 하루에 214.5g을 섭취해 권고치(하루 200~300g)를 겨우 충족했고 남성은 176.7g에 불과했다. 채소도 남성 263g, 여성 219.9g으로 섭취기준(340~500g)에 못 미친다.
 
반면 고혈압, 암 등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적게 먹도록 권장되는 식품인 적색육의 경우 섭취량이 남성 74.8g, 여성 47.7g으로 권고치(18~27g)를 2배 이상 초과했다. 섭취량은 2007년 이후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폭은 남자보다 여자가 컸고, 중노년기보다 청장년기에서 더 컸다.
 
햄·소시지 등의 가공육 섭취량은 남성이 하루에 8.7g, 여성이 6.5g으로 역시 권고치 0~4g을 초과했다.
 
콜라 등 가당음료의 경우 섭취량이 2007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며 아예 먹지 않거나 적게 먹도록(권고치 5g 이하) 권장되는 것과 달리 남성은 하루에 299.2g, 여성은 208.8g을 섭취해 섭취기준의 40배 이상을 마시고 있었다.
 
다만 나트륨은 섭취행태가 개선돼 2013년 이후부터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해산물 오메가-3 지방산, 적색육, 가공육, 가당음료는 섭취 행태가 악화되고 있고, 우유와 칼슘은 섭취량이 부족한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식이요인은 흡연, 음주보다도 만성질환 질병부담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만큼 식이행태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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