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세미나 개최...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 문제 쟁점

[한국농어촌방송=차현주 기자] TV홈쇼핑 채널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사업자간의 이해관계속에 소비자 시청권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유료방송 내 홈쇼핑 운영실태 진단 정책 세미나'에서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소비자 콘텐츠 다양성 실현을 위한 시청자 중심의 방송 채널 운용 방안 논의가 펼쳐졌다. 
 
세미나 주요 쟁점은 신규 TV홈쇼핑 사업자 진입과 데이터홈쇼핑의 규제 완화다.
 
TV홈쇼핑 채널 사업자가 신규로 진입할 경우 산업적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제품 판매를 증진하는 등 장점이 있는 반면 홈쇼핑 채널 위주의 방송 운영이 고착화돼 소비자 시청권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남대 주정민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홈쇼핑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크다"며 "수수료까지 포함했을 때 홈쇼핑 매출이 사라지면 방송 매출 30%가 사라진다"고 얘기하면서 현재 방송 매출이 홈쇼핑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유료방송 내 홈쇼핑 방송 운영실태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등 이해 관계자와 소비자단체, 학계 및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방송 산업 발전과 콘텐츠 다양화, 소비자 보호 등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사진=차현주 기자)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 정책을 두고도 찬반 논란이 맞섰다.
 
데이터홈쇼핑이란 T커머스라고도 불리는데, 일방적으로 광고방송을 하는 TV홈쇼핑과 달리
고객이 상품을 직접 검색하고 결제하는 양방향 홈쇼핑을 말한다.
 
특히 아날로그 TV로도 고화질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게 하는 '8VSB'에 데이터홈쇼핑을 편성할지를 두고 케이블TV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방송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케이블TV는 이에 찬성하고 있는 반면,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채널이 후순위로 밀려 시청률 하락과 광고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자 이해관계 속에서 우려되는 것은 소비자 시청권 문제다.
 
YMCA 한석현 팀장은 "다양한 사업자 이해관계 때문에 정작 시청료를 내는 소비자들 목소리는 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규 사업자 진입 허용과 데이터홈쇼핑의 8VSB 편성에 대해서는 "이미 홈쇼핑 채널이 많은 상황에서 채널이 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만 더욱 조장하는 것일뿐"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수원대 이문행 교수 역시 "데이터홈쇼핑과 일반TV홈쇼핑 차이는 시청자들이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데이터홈쇼핑 규제 완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홈쇼핑 채널이 일반TV를 시청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교수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홈쇼핑 채널이 과다하게 편성돼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원하는 소비자의 시청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TV홈쇼핑 채널 시청경험이 있는 전국의 유료방송 시청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이 일반 채널 사이에 홈쇼핑이 들어가 있는 것이 시청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11번까지 지상파 대역에 홈쇼핑 채널은 절반 정도인 5개가 편성돼 있고, 이후 종편이나 드라마 채널 대역 사이에는 무려 12개의 홈쇼핑 채널이 들어가 있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홈쇼핑 채널이 특정한 번호대에 연속해서 편성돼 있는 것을 원했다. 이른바 '홈쇼핑 채널 연번제 시행'이 대안으로 나오는 대목이다.
 
연번제 시행을 원하는 소비자 30%는 90~100번대 편성을 가장 선호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일반 TV시청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홈쇼핑 채널을 보기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데이터홈쇼핑과 일반TV홈쇼핑 차이는 시청자들이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유료방송 플랫폼은 시청자 의견을 반영해 홈쇼핑 채널 확대 자제 및 채널 연번제 시행으로 시청권 침해를 막고 콘텐츠 다양성을 구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채널 연번제 시행과 관련해 정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산업정책과 황큰별 팀장은 "외국에서도 연번제 형태로 구성돼 있지만, 이것은 정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데이터홈쇼핑의 8VSB 송출과 관련해서는 "선행적으로 PP와 소비자 보호 방안이 준비가 되면 다시 이해 당사자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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