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퇴장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퇴장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농어촌방송=김도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은 바로 자유"라고 피력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사전행사에 이어 11시부터 1시간 동안 본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취임식은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정식 취임식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인한 조기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취임식을 약식으로 치른 바 있습니다.

행사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 고 노태우 전 대통령 장녀 노소영 씨와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가 참석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했습니다.

외빈으로는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배우자인 더글라스 엠호프 변호사 등 사절단이 왔고, 중국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참석했습니다. 일본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왔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자리했습니다.

5대 그룹 총수와 6개 경제단체장 등 재계 인사들도 참석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도 참석했습니다.

이날 취임식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슬로건에 맞춰 역대 대통령 취임식과 다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국회에 들어오면서 180m 정도 연단까지 차가 아닌 걸어서 이동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습니다.

취임식과 동시에 74년 만에 개방하는 청와대 행사를 이원 생중계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단상 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박 전 대통령에게 차례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며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말했습니다.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며 해결책으로 '도약'과 '빠른 성장'을 꼽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대북 메시지도 내놨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자유'로 총 35번 등장했습니다.

이 외에 '국민'이 15번, '평화'가 12번, '민주주의'가 8번 언급됐습니다.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명함이 놓여있다. [사진제공=뉴스1]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명함이 놓여있다. [사진제공=뉴스1]

 

윤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뒤 대통령 집무실이 꾸려진 서울 용산 청사로 이동해 '1호 안건'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에 서명하면서 본격적인 집무에 돌입했습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부 장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등 국회에서 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국무위원 7명의 임면안에 서명했습니다. 세 번째로 대통령실 정무직을 임명했고, 네 번째는 전날 발표한 차관들에 대한 임면 서류에 서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후 미국·일본·아랍에미레이트(UAE)의 축하 사절을 접견한 뒤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경축연회에 참석,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접견할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쯤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정상 환담을 하고,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는 외빈 초청 만찬에 참석해 취임 첫날 공식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만찬에는 주요 경제단체장과 재계 총수들도 참여합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양산행을 위해 서울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역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저는 마지막까지 행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며 "제가 퇴임하고 시골로 돌아가는 것을 섭섭해하지 말아 달라. 저는 해방됐고 자유인이 됐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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