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대표, 나와 목표 같아 원소주 프로젝트 시작"
"GS25를 제외하고는 국내 대형 유통망 공급 계획 없어"
"지금은 쌀에 집중…향후 원주 농산물로 재료 다양화 시도"

김희준 원스피리츠 PM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김희준 원스피리츠 PM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원소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김희준 원스피리츠 PM(프로젝트 매니저)이 지난 20일 한국농어촌방송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서 김 PM은  "소주다운, 또 소주답지 않은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원소주를 올해 안에 수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PM은 "후속 제품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도수와 증류 방식에 차이를 둔 원소주 시리즈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CCO, 프로젝트 매니저(PM), 브랜드 매니저(BM), 총괄 매니저, 기획자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그만큼 원소주 개발과 출시 전반을 관리했다는 의미인데, 제일 마음에 드는 호칭은 무엇인가?

▲ 사실 가장 불렸으면 하는, 마음 편한 호칭은 PM이다. 직접 원소주 프로젝트를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CCO에 들어가 있는 의미가 제일 많기는 하다. 최고(Chief) 창의적(Creative) 책임자(Officer). 약간 손발이 오그라드는 표현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C' 들을 다 담을 수 있는 호칭이기도 하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크리에이티브(Creative), 커스터머(Customer), 콘텐츠(Contents),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등 이런 것들이 다 담긴 직책이라 마음에 들기도 한다. 그래도 하나만 꼽으라면 PM이다.

- 박재범 대표와의 첫 만남은 어땠는가? 첫 사업 회의를 할 때 '잘 되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는지?

▲ 원스피리츠 직원으로서 박재범 대표를 처음 뵈었다. 법인 설립 전이었지만 이력서를 들고 만나는 자리였다. '대표님'이라 긴장됐던 것도 있고, '아티스트 박재범'을 만난다는 긴장감도 있었다.

같이 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박 대표가) 나랑 생각하는 목표가 똑같구나'를 느꼈다. 아마 박 대표도 '나랑 생각하는 게 똑같구나'라고 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바로 결의를 다지고 원소주 프로젝트가 시작된 게 아닐까.

- '원소주'라는 이름은 누구 아이디어인가?

▲ 박재범 대표 아이디어다. 아예 처음부터 '원소주'라고 이름을 정해둔 상태였다.

- 병이나 라벨을 보면 '소주의 고급화', '세련된 소주', 한편으로는 '레트로' 인상을 준다. 마치 얼음을 타서 위스키처럼 마셔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차별화된 병과 라벨을 만들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 사실 선택 하나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선택의 과정이 다 힘들었다. 소주이기 때문에 '소주다웠으면' 했고, 소주이기 때문에 '소주답지 않았으면' 했다.

병이나 캡 같은 건 일반 소주병 느낌을 구현했다. 소주를 돌려서 따지 않나. 이런 부분을 한 번 더 생각해 캡에서 그 느낌을 살렸다. 

아무래도 과정이 가장 오래 걸렸던 건 라벨이었다. 샘플도 많이 만들고, 디자인도 많이 변경하고, 소재도 많이 바꿔봤다. 질문처럼 '레트로'한 느낌을 내고자 했다. 이것 역시 지역 특산주 느낌이 덜 났으면 했고, 한편으로는 그런 느낌이 좀 났으면 했다. 참 앞뒤가 안 맞기는 하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천 소재를 선택했다. 라벨 디자인도 외국인이 봤을 때 한국스럽지만, 또 한국인이 봤을 때는 힙한 위스키처럼 느끼도록 만들었다.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원주 쌀 다 쓸까 우려…원주 농산물로 재료 다양화 시도"

- 원주 농협 쌀 브랜드 '토토미'로 원소주를 만들었다고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원주에 자리 잡으면서 원주 쌀을 무조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쌀을 선정하는 콘테스트 같은 게 있는데, 토토미는 오랫동안 상위권에 오른 쌀이다. 그래서 원주 쌀 토토미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걱정되는 건, 내년에 우리가 원주 쌀 대부분을 쓰게 된다고 하더라. 혹시 원주 쌀을 전부 썼을 때 그다음 단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강원도에서 지역 특산주 허가를 받았고, 원주 인근 지역 농산물을 재료로 써도 지역 특산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원주 쌀을 최대한 써 볼 예정이다.

- 그러면 다른 쌀로 시험해보지 않고 처음부터 토토미로 정했다는 건가?

▲ 그렇다. 박재범 대표가 원재료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감미료를 타는 것도 원하지 않아서 좋은 원재료가 가장 중요했다. 토토미가 여기에 부합했다.

- 오는 7월에 출시한다는 '원소주 스피릿'도 원주 토토미로 만드는지?

▲ 맞다. 원소주 스피릿은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쌀 품질이 더욱 중요했다. 원주 쌀과 함께해서 영광이다.

- 그렇다면 쌀뿐만 아니라 고구마, 사과 등 다른 증류식 소주들처럼 재료를 다양화할 계획이 있는가?

▲ 계속 연구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일단 쌀로 만든 우리 소주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후속 제품들도 계속 준비할 계획이다. 원주에 유명한 부재료들이 되게 많다. 복숭아도 있고. 이런 것들과 먼저 시도해볼 생각이다.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사진제공=한국농어촌방송]

"원소주, 수출이 목표…옹기 숙성 가치 담을 것"

- 원소주는 증류와 옹기 숙성 기간 때문에 한정 생산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추후 대량 생산을 하거나 마트·백화점 등 대형 유통망에 공급할 계획이 있는가?

▲ 솔직히 없다. 대형 유통망 중에서는 GS25 편의점 한 곳뿐이다. 여기에서 유통을 최대한 열심히 한 다음, 올해 안에 수출하는 게 목표다.

처음부터 수출을 생각하고 만든 술이다. '대형 유통망'에 공급한다면 해외의 대형 유통망들이 될 거다. 국내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소매점도 마찬가지다. 우리 술이 그런 곳에서 비싸게 팔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

- 향후 숙성을 위한 옹기를 계속 생산해서 원소주 물량을 늘리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옹기에도 따로 신경 쓴 점이 있다면?

▲ 우리나라에서 술을 숙성할 수 있는 옹기가 많지 않다. 그걸 만드시는 장인이 딱 한 분 계신다. 바로 '담을 술 공방'의 이윤 대표다. 대표님이 건강하신 한 최대한 열심히 옹기 확보를 해나갈 생각이다.

원소주가 지닌 가치에 옹기에 관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대량 생산하는 원소주 스피릿은 옹기 숙성을 못 하지만, 숙성된 원소주에 준하는 부드러움을 내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수출할 술에도 옹기에 대한 가치를 담을 예정이다.

- 옹기 숙성을 거친 원소주, 옹기 숙성을 거치지 않은 원소주 스피릿. 맛의 차이는 무엇일까?

▲ 아무래도 부드러움이다. 옹기에 술을 넣어두면 결국 술도 숨을 쉰다. 그 과정에서 균형감이나 부드러움이 더 좋아진다. 하지만 도수 2도 차이를 제외하곤 실제로 (원소주 스피릿을) 마셨을 때 큰 차이를 못 느낄 것이다.

- 올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상압 증류 방식의 소주가 '원소주 스피릿'인지?

▲ 아니다. 원소주 스피릿은 감압 증류 방식으로 만든다. 상압 증류 방식으로 만드는 제품은 따로 있다. '원소주 ○○○'이 될 거다.

- 다음 증류 방식으로 원소주처럼 감압 증류가 아닌 상압 증류를 선택한 이유는?

▲ 사실 감압 증류가 한국과 일본 정도에만 있는 증류 방식이다. 그러나 '전통주', '지역 특산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상압 증류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명한 우리나라 전통주도 상압 증류를 많이 시도하고, 대부분의 위스키도 상압 증류 방식으로 만든다. 원재료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증류 방식이 상압 증류다. 그래서 꼭 상압 증류 원소주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9월로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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