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건강과 편의성 모두를 사로잡은 ‘에이징테크’가 각광
그중 AI 로봇을 통한 돌봄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인기

최근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은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29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에 0.86명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연간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 4년 연속 1명 이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도 채 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그에 비해 고령 인구는 점차 늘어나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통계청 출처
최근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이 1명도 채 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그에 비해 고령 인구는 점차 늘어나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통계청 출처

이와 반대로 고령인구의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2000년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7.2%였으나 2018년도에는 14.3%로 늘어나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20.3%로 예상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고령인구 변화에도 이들을 돌볼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고 그렇다보니 고령층의 고독사 비율도 늘어나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이에 노인 돌봄 서비스인 ‘에이징테크(Aging-Tech)’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에이징테크란 ‘노화(Aging)’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노인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편리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실버테크’라고도 불리며, 유사용어로는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제론테크(Geron-Tech)’가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에는 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의료 시스템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으며, 유럽 등에서는 이미 첨단기술을 이용한 노인 돌봄 서비스가 시행 중입니다.

미국의 경우 2016년부터 가상 간병인이 노인들의 약 복용 시간을 챙겨주고 건강을 관리하는 ‘케어 엔젤(Care Angel)’서비스를 상용화했으며 벨기에서는 간호 보조 로봇 ‘조라(Zora)’가 노인 보호 시설에 함께 거주하며 재활 운동과 정서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200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엔 AI 돌봄 로봇 ‘파로(Paro)’ 등을 실생활에 활용해 경증 치매환자, 암 환자 등을 돕고 있다. 실제로 소통과 보행능력 향상 등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식품의약국에 승인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전 세계 30개국 병원 등에 보급 및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로 고령층의 대면돌봄이 어려워지면서 AI 기술을 활용한 돌봄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가천대학교 지역협력연구센터와 ㈜로보케어가 협업해 만든 케어 로봇 ‘보미’.  ⓒ 경기도청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로 고령층의 대면돌봄이 어려워지면서 AI 기술을 활용한 돌봄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가천대학교 지역협력연구센터와 ㈜로보케어가 협업해 만든 케어 로봇 ‘보미’. ⓒ 경기도청

우리나라도 최근 코로나19로 고령층의 대면돌봄이 어려워지면서 AI 기술을 활용한 돌봄 로봇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부터 정부 육성사업에 ‘돌봄 기술’이 꼽히면서 지자체에 많은 돌봄 로봇이 보급됐다. 2019년 271대, 2020년 1,115대, 2021년 1,266대를 보급했으며, 올해 1,200대 보급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AI 기반의 케어 콜 서비스로 주로 독거 노인이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연령 상관없이 전 계층으로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현재 전국 병원 및 복지관 중심으로 AI 인형 돌봄 로봇 등 다양한 돌봄 로봇이 도입, 활용되고 있다. 로봇들은 소통을 비롯해 약 복용 시간 알람 등을 통해 케어를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 대부분이 AI 기술이 탑재된 로봇이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술에 취약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평균 69.1%로 전 세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경기도, 시·군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AI 로봇 케어 시스템 도입 중

AI를 접목한 로봇케어, 각 지자체에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먼저 경기도는 지난 2월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황보택근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정서적 교감이 가능한 가상 캐릭터와 대화를 통해 노년층이나 1인 가구의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가상 캐릭터가 원활한 대화를 하도록 우울장애의 대표적 선별 척도인 노인우울척도(GDS) 기반의 30여 개 문항의 질문 문장을 대화형으로 가공했다. 이어 긍정·중립·부정으로 데이터가 정렬된 1만3,500개의 답변 문장과 추가 대화를 위한 3만6천 개 문장으로 구성된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이때 모든 문장은 노년층이 주로 관심을 두는 건강, 취미, 대인관계 등의 주제와 기쁨, 슬픔, 분노, 섭섭함 등 8개 감정에 대해 분류돼 있어 인공지능(AI)이 대화 상대의 감정과 발화 문장의 주제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천대학교 지역협력연구센터는 참여기업인 ㈜로보케어와 협업을 지속해 가정용 데일리 케어 로봇인 ‘보미’에 인공지능 건강관리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한림대 성심병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등과 함께한 공동 컨소시엄이 산업통산자원부가 시행한 ‘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은 코로나19 범유행에 의한 비대면 서비스 수요 확대에 대응, 사회적 문제해결의 대안으로 로봇을 활용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한국로봇산업진흥원)가 추진하는 정부 공모사업입니다.

경기도 참여 컨소시엄은 이번 공모 선정으로 올해부터 2023년까지 2년간 감염병·고령화 등 의료분야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의료진 보조 및 긴급 대응 로봇 융합모델’ 실증과제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과제 내용은 한림대 성심병원 내에서 방역로봇, 비대면다학제로봇, 안내로봇, 물품배송로봇, 가정용모니터링로봇 총 5종 75대 로봇에 대한 실증을 벌이고, 이를 통합 관리하는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특히 이 같은 시스템을 토대로 요양병원-상급병원, 병원-가정 등을 연계, 긴급상황 발생 시 원격지에서도 의료진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등 프로세스 고도화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성과확산을 위한 의료․서비스 로봇 분야 포럼 개최, ▲전문가 협의체 운영을 통한 규제개선 발굴, ▲기업 컨설팅 지원, ▲로봇 전문 시스템 통합(SI) 기업 발굴·육성 등을 공동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이번에 확보한 국비 19억 원과 지방비 2억 원을 포함한 약 2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됩니다.

도는 중앙정부와의 협업으로 다종·다수 로봇의 융합모델을 실증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의료·서비스 분야 실증수요 발굴 및 로봇 기업의 전략적 육성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명시는 지난 5월 돌봄이 필요한 기초생활수급 독거 어르신 50명에게 AI 돌봄 로봇 인형 ‘광명이’를 지원하고 이용 교육을 실시했다.  ⓒ 광명시청 출처
광명시는 지난 5월 돌봄이 필요한 기초생활수급 독거 어르신 50명에게 AI 돌봄 로봇 인형 ‘광명이’를 지원하고 이용 교육을 실시했다.  ⓒ 광명시청 출처

시·군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광명시의 경우 시립광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1인가구 복지안전망 구축을 위한 돌봄로봇 서비스 ‘우리 집에 봄이(보미) 오다’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대상은 지난 2월 중 모집돼 가정환경조사를 마친 광명동 거주 1인 가구 20세대로 같은달 25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의 중간점검 이후, 건강ㆍ일상ㆍ정서와 관련한 돌봄로봇 ‘보미-2’ 체험판 서비스를 3개월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돌봄이 필요한 기초생활수급 독거 어르신 50명에게 AI 돌봄 로봇 인형 ‘광명이’를 지원하고 이용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이날 교육은 AI 돌봄 로봇 인형을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노인위원회와 동 유관 단체 위원 50명을 독거 어르신과 1 대 1로 연계해 진행됐다. AI 돌봄 로봇 인형 ‘광명이’는 작년 광명시 노인위원회에서 제안해 정책에 반영한 사업입니다.

‘광명이’는 식사, 약 복용, 체조 등 일정을 알람을 통해 관리하고 ▲음악 ▲옛날이야기 ▲뇌 발달 퀴즈 ▲안부 인사 ▲말벗 등의 정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명시는 ‘광명이’가 친구처럼 감성적인 맞춤형 대화로 말동무 역할을 하면서 치매는 물론 우울증 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어 연천군보건의료원에서도 경증 치매환자 및 경도인지장애 위험군을 대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연천군 치매안심센터 ‘AI 로봇(효돌이)’을 이용한 비대면 돌봄사업을 실시한다고 지난 2일 밝혔습니다.

‘효돌이’는 인체 감지센서가 내장되어 특정시간 동안 사용자의 움직임이 파악되지 않으면 보호자 및 담당 공무원에게 알려주고 약 복용과 일상생활 관리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긴급상황에서는 119로 즉시 연계하고 음성에 따라 각 상황에 맞는 대답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5가구에는 약 7개월간(연장 가능) AI로봇 효돌이를 가정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연천군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스마트 복지서비스를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경기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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