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 3척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뉴스1]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 3척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뉴스1]

 

[한국농어촌방송=오두환 기자] 제주 지역 최고기온이 35.9도까지 치솟은 7일 대형 어선 화재가 발생한 한림항에서는 완전 무장한 소방관들이 거센 화마와 맞서 싸웠습니다.
 
이날 오전 10시17분쯤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 안에 정박 중이던 어선 A호(29톤·근해채낚기·한림선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소방당국은 즉시 관할 소방서의 소방력을 총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 총 115명의 소방대원이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A호 옆에 정박된 B호(49톤·근해자망·한림선적)와 C호(20톤·근해자망·한림선적)로 불이 번지며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상가상 강한 바람 탓에 바다 쪽에 소방차를 댈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자, 소방은 방파제에 화학차와 구조차를 세워두고 진화에 돌입했습니다. 또 해경정예 구조대원을 승선시켜 육상과 해상에서 동시에 화재 진압을 이어갔습니다. 제주 유일의 소방헬기인 한라매 역시 화재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폭염 속 5시간이 넘는 진압 작전 끝에 오후 3시25분쯤 초진에 성공했습니다. 당초 초진 시간은 오후 2시10분으로 파악됐으나, 이후에도 잔불이 계속되며 최종 초진 완료 시각은 오후 3시25분으로 수정됐습니다. 
 
큰 불길이 잡히자 소방대원들은 바닥에 주저 앉아 얼음 생수 한 병을 이마와 목 부분에 갖다대고 땀을 식히기에 바빴습니다.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한림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으며, 4시간 넘게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들은 대부분 탈진한 모습이었습니다.

화재 진압 후 휴식 취하는 소방관 [뉴스1]
화재 진압 후 휴식 취하는 소방관 [뉴스1]

 

이날 낮 최고기온은 북부 기준 35.9도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더웠고, 한림 지역 기온은 31.1도까지 치솟았습니다. 
  
김영호 제주서부소방서장은 "현재 최초 화재가 발생했던 어선은 선두만 남기고 잠겼고, 나머지 두 척은 이동조치 후 잔불 정리 중"이라며 "완진까지 최선을 다해 진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화재로 현재까지 A호에 있던 5명이 다치거나 실종됐습니다. 
 
화재 직후 바다로 뛰어든 선원 3명(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1명)은 해경이 구조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화상과 골절상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3명과 함께 어선 안에 있었던 한국인 기관장 1명과 또 다른 인도네시아인 선원 1명의 행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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