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강원도 홍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맥주를 실은 물류차량들이 경찰이 확보한 진출입로를 통해 인근 물류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8일 오전 강원도 홍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맥주를 실은 물류차량들이 경찰이 확보한 진출입로를 통해 인근 물류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국농어촌방송=홍채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농성으로 맥주 출고 차질을 빚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본사 직원 200명을 대거 투입해 맥주 12만 박스 출고를 정상화했습니다. 

8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부터 강원도 홍천군 강원 공장에 본사 직원 200여 명을 투입해 제품 출고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전 9시 기준으로 화물차 30대가 강원공장에 들어왔고, 테라, 하이트 등 맥주 제품을 실었습니다. 

화물차가 입차되는 과정에서 하이트진로 측과 화물연대 조합원 사이에서는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수십 명이 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홍천경찰서 경력 등이 배치됐습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금일 강원경찰청과 홍천경찰서의 진출입로 확보 등 적극적인 도움으로 현장에 투입된 당사 직원들과 큰 충돌없이 안전하게 출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최종 예상 출고량은 약 11만 상자, 평시 약 92% 수준으로 정상적인 출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내일부터는 경찰의 협조로 당사 직원들의 대대적인 현장 투입은 보류하고, 필수 필요 인력만 현장 지원 예정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하이트진로의 본사 직원 투입 결정은 여름 성수기에 맥주 유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운임 3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전 5시 20분부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출입 도로를 차단하고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화물연대 지역본부 주축으로 일부 수양물류 계약 화물차주 참여했으며,인원은 약 110명, 화물차 20여대, 스피커차량 6대 정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물연대의 농성으로 인해 오전과 오후 입출고는 불가했고, 출고율이 평시 대비 29%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게 사측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이천 청주 공장 파업과 무관한 강원공장 앞 시위는 악의적이고 명분 없는 영업방해가 명백한 만큼 적극적인 공권력 투입을 기대하며, 철저하게 책임 물을 것"이라며 "8월 8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는 화물차주에 대해선 어떤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계약을 해지한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차주들에 대해서도 복귀를 희망하면 어떤 형태로 근무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휴일운송료 150% 인상을 받아들여 최종안을 제시한 상황입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4일 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앞에서 맥주 출하차량 저지 집회를 벌이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조합원 5명이 다리에서 떨어진 뒤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지난 2일부터 강원 홍천공장의 출입도로에 화물차를 동원해 진·출입을 차단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이 4일 강원 홍천군 북방면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앞에서 맥주 출하차량 저지 집회를 벌이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조합원 5명이 다리에서 떨어진 뒤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지난 2일부터 강원 홍천공장의 출입도로에 화물차를 동원해 진·출입을 차단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뉴스1]

화물연대, 수 개월째 이어지는 파업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는 5개월 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동종업계 수준과 비슷해지도록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명의 운운송료 30% 인상, 공병 운임 인상, 고용승계 및 고정차량 안정, 표준계약서 작성, 해고된 조합원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취소 등을 요구 중입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하이트진로의 다단계 하도급 업체인, 100% 자회사의 수양물류 소속입니다. 부분파업을 진행하다 6월 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 상무가 수양물류 대표를 맡고 있고, 사내이사와 감사도 하이트진로 출신이어서 하이트진로가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운송료 등 주요 운송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가 하이트진로에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노조에 따르면 기름값, 도로비, 차량 할부금 등을 제외하고 현재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이 받는 급여는 월 100~200만원에 그친다는 입장입니다. 

물가, 최저임금, 차량 가격 등은 계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지난 12년여 동안 운송료가 동결됐다는 입장입니다. 유가연동제에 따른 유가보조금이 상승했어도, 최저임금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일할 수록 적자고, 도로비, 요소수, 화물차 할부 등을 내면 일을 할 수록 마이너스라고 주장합니다. 

공병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공장에 들어올 때 공병을 싣고 오면 운임의 30%를 더 쳐주는데, 화물 기사끼리도 공병을 둔 경쟁이 치열해 공병이 없는 경우가 50%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화물연대 노조들은 지난 6월부터 이천과 청주공장에서 진입로를 막는 형태의 불법 파업을 이어왔습니다. 파업의 여파로 대형마트와 업소 등에 발주되는 '소주' 제품이 평균 출고량 대비 20% 수준까지 급감했습니다.

이후 지난 2일부터는 하이트진로 최대공장인 강원 홍천공장에서 농성을 진행했는데, 홍천공장은 '테라', '하이트', '맥스' 등 맥주 제품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이에 따라 소주에 이어 맥주 대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4일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농성 도중에, 일부 조합원이 경찰 해산 시도에 저항하다 공장 인근 교량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총 5명이 교량 아래로 뛰어내렸고, 구조된 조합원 중 1명은 팔목 통증과 탈진 등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직접 계약 당사자는 하이트진로가 아닌 수양물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도로를 완전 점유하고 파업을 실시한 지난 22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연대 노조원 및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 도로를 완전 점유하고 파업을 실시한 지난 22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연대 노조원 및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뉴스1] 

화물연대 조합원 132명, 해지 통보에 손해배상금 청구 당해 

지난 6월 파업 이후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조합원 132명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파업에 가담한 11명은 27억 7500만원 가량의 손해배상금을 청구 당했습니다.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의 총파업으로 인해 출고에 차질을 빚어 생산 중단까지 이르렀고, 출고율을 높이기 위해 일일 계약 화물차를 이용하면서 파업으로 인한 손해가 크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화물노동자들은 하이트진로 교섭 거부와 부당 노동행위를 규탄하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트진로가 파업 시작과 함께 집단해고 통보, 손배가 압류 소송, 업무방해 가처분부터 했다"며, 노조파괴 정황에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특별근로감독 요청은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고 당사를 압박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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