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 대상으로 마약유혹 뿌리치기 체험형 부스 운영
11일부터 31일까지 3주간 주요 공항세관에서 실시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개최된 마약퇴치 캠페인에서 인사말을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개최된 마약퇴치 캠페인에서 인사말을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한국농어촌방송=홍채린 기자] 최근 A씨는 외국에서 여행하다가 만난 현지인 B씨가 수고비를 제시하면서 수하물을 대리 반입해달라고 부탁한 것에 응하자, 국내에서 불법 마약류로 취급되는 '거통편', 대마제품'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세관에 검거된 바 있습니다.  

또한 C씨는 '대마오일'이 몸에 좋고 피로감을 없애준다는 이유로 대마오일 제품 2병을 해외직구로 구매했다가, 마약 수사관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마약류가 국내에 반입되는 사례가 증가하자, 관세청은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마약유혹 뿌리치기 체험형 부스운영, 마약탐지견 마약탐지 시범 등 현장캠페인을 실시했습니다.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개최된 마약퇴치 캠페인에서 여행객들에게 마약퇴치 기념품을 전달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1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개최된 마약퇴치 캠페인에서 여행객들에게 마약퇴치 기념품을 전달하는 윤태식 관세청장 [관세청]

11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열린 '마약-나뽀4' 캠페인은 3주간 주요 공항세관인 인천, 김포, 김해, 청주에서 진행됩니다. 마약-나뽀4란, 마약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4가지 방법을 의미합니다. 

마약-나뽀4 캠페인은 ▲해외여행 시 대마제품 등 마약류 구매 안하기, ▲공짜여행을 미끼로 한 마약류 대리반입 유혹 떨치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마약류 해외직구 안하기, ▲텔레그램 등 SNS의 익명성을 악용한 마약거래 안하기로 총 4가지 입니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 세관에 적발된 마약류의 밀반입량, 여름 휴가철 해외 여행객, 해외직구, SNS를 이용한 2030대 마약사범이 모두 증가하고 있어 이를 근절하고자 실시됐습니다. 

실제로 마약류 밀반입량은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8년엔 362kg, 2019년 412kg로 대폭 증가했다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객의 발길이 끊기자 2020년엔 148kg로 대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해외 여행이 가능해지자 2021년엔 1272kg,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238kg의 마약류가 적발됐습니다. 

이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엔 40.6%, 2019년 47.6%, 2020년 49.9%로 점차 증가하면서 2021년에 56.8%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해외출국 여행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스 마련

마약 근절법 알리고 경품 추첨까지 

마약-나뽀4 체험부스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열린다. [홍채린 기자]

 

마약류 대리운반을 제안하는 한 남성 [홍채린 기자]

테마는 4가지로 구성됩니다. 먼저 한 남성이 지나가는 승객에게 "제 수하물 짐이 너무 많아서 대신 들어줄 수 있나"며 "사례비는 줄 수 있는 만큼 주겠다"라고 말을 건넵니다. 

하지만 만약 이는 '마약류 대리운반 제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공짜여행, 수고비 등으로 미끼로 접근해 수하물을 대리 운반해달라는 제안이 '마약류 대리운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이 마약류를 사용하지 않거나, 구매하지 않았음에도 그 운반자는 마약류 단순 소지만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대마가 함유된 소주를 건네주는 모습 [홍채린 기자]

태국은 최근 대마 합법화 국가가 됐습니다. 이에 대마를 함유한 쿠키·소주·삼겹살 등이 판매되고 있어 국내 여행객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두번째 테마는 태국어를 하는 직원이 친근하게 국내 여행객에게 "대마 소주 드세요"라고 말을 건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여행하면서 현지 분위기에 휩쓸려 대마 소주, 대마 쿠키 등 대마가 함유된 음식물을 섭취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합법이라도 우리나라는 대마가 합법이 아니기 때문에 대마관련 제품을 구매하거나 섭취를 하면 안됩니다. 

특정한 메뉴를 손님에게 보여주는 바텐더 [홍채린 기자]

세번째 부스는 네덜란드의 클럽·펍입니다. 바텐더가 메뉴판을 보여주며 처음보는 특정 메뉴를 권합니다. 하지만 특정메뉴는 대마가 함유된 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체험은 앞서 진행한 부스에서의 체험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해주면서, 관세청의 마약단속 실적에 대한 안내판을 보여줍니다. 

또한 마약 탐지 훈련견과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로 서약하고 사진을 찍는 이벤트도 진행합니다. 

아기 마약탐지견 [홍채린 기자]

인천공항 캠페인 현장에서 윤태식 관세청장은 "대마 합법화 국가 등을 여행하는 국민들의 마약류 노출 위험성이 커졌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마약류에 대한 국민들의 위험 인식이 제고될 것을 기대한다"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어 "미래주역인 2030세대 마약사범 증가 등 '일상 속, 불법 마약류'에 대한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마약류의 국내 밀반입 차단 및 수사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조직·인력 확충 등 관세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인천공항 캠페인 현장에는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인기 코미디언 윤택씨가 '캠페인 1일 홍보대사'로 함께 했습니다. 

윤택씨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서 기쁘다"며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마약의 유혹에 절대 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캠페인 현장에서 마약탐지견이 캐리어에 든 마약을 찾는 이벤트도 진행됐습니다. 

마약탐지견이 마약이 들어간 캐리어 앞에 앉은 모습 [홍채린 기자]
마약탐지견이 마약이 들어간 캐리어 앞에 앉은 모습 [홍채린 기자]

마약탐지견은 수 많은 캐리어가 놓여진 곳을 지나가면서 냄새를 맡습니다. 그러다가 한 캐리어를 응시하면서 앉습니다. 

실제로 캐리어에 들어있던 마약을 꺼내는 모습 [홍채린 기자]
실제로 캐리어에 들어있던 마약을 꺼내는 모습 [홍채린 기자]

그 캐리어를 열자 실제로 대마초가 봉지째로 나왔습니다. 

마약을 갖고 있는 윤택 앞에 앉는 마약탐지견 에이미 [홍채린 기자]
마약을 갖고 있는 윤택 앞에 앉는 마약탐지견 에이미 [홍채린 기자]

마약탐지견 에이미도 마약을 찾는 시범을 보였습니다. 윤태식 관세청장과 윤택씨를 비롯한 6명 중 한 명이 사전에 협의해 마약을 갖고 있었고, 그 중 한 명을 에이미가 찾는 시범이었습니다.

에이미는 냄새를 맡기 시작했고, 이후 윤택씨를 바라보면서 응시합니다. 실제로 윤택씨 주머니에선 마약 '펜타닐'이 나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총 238Kg 상당의 마약류 적발

중량은 증가·건수는 감소 

역대 최다 연간 적발량인 1272kg의 마약류를 적발했던 작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중량'은 증가한 반면, '건수'는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편·특송 등 '수입화물'을 통한 밀수와 항공여행자에 의한 밀수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발 '건수'는 감소하고, '중량'은 증가한 것입니다. 

주요 적발품목은 메트암페타민이였습니다. 총 87kg으로 61건 적발됐습니다. 이어 대마류 58kg(143건), 페노바르비탈 31kg(45건), 엠디엠에이(MDMA) 8.5kg(28건), 임시마약류 러쉬 15kg(32건) 등이 적발됐습니다. 

특히 메트암페타민 밀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이는 동남아·미국 등에서 대규모 형태로 유입되는 등 밀수 규모가 대형화되는 양상을 띄었습니다. 

대마초·대마오일 등에 대한 밀수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칸나비디올(CBD) 등 대마 추출 성분이 함유된 '대마수지, '대마 오일'을 해외직구로 밀반입하는 사례도 많았습니다. 

미국發 / 특송화물 이용 / 수조용품으로 품명을 위장한 대마 오일(CBD) 60ml [관세청]
미국發 / 특송화물 이용 / 수조용품으로 품명을 위장한 대마 오일(CBD) 60ml [관세청]

위드코로나가 시작되고 여행이 재개되자 해외입국자를 통한 밀수 재개 움직임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제 여객기 증편 이후, 서아프리카·남미지역 마약 밀수조직이 연루된 대형 밀수가 잇달아 적발됐습니다. 주로 중·장년층의 한국인을 포섭하여 대리 운반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남아공發 비행기에 한국인 여행자가 이용. 캐리어에 은닉된 메트암페타민 9993g [관세청]
남아공發 비행기에 한국인 여행자가 이용. 캐리어에 은닉된 메트암페타민 9993g [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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