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 하고 있다. [오두환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 하고 있다. [오두환 기자]

 

[한국농어촌방송=김도하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식량위기와 관련해 "식량도 국방처럼 안보 차원에서 콤비나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사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한 한국농어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2%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 공급망에 위기가 닥친 이 시점에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선 새만금을 활용한 국가 식량 생산·가공·유통 기지로 ‘식량·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식량 콤비나트 조성지역으로 전북 새만금 지역을 최적지로 꼽았습니다. 그는 "새만금은 지형학적으로 해상운송이 용이하고, 배후산업 연계 가능성이 크며, 식품산업 인프라가 인접하다는 장점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북 부안 출신인 김 사장은 전주고와 경희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17‧18‧19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농림어업 및 국민 식생활발전포럼 상임 대표, 문재인 대통령 전북 총괄 선대위원장, 더불어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가?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설립이 됐습니다. 공사의 주요 임무는 농산물, 임산물, 축산물, 수산물의 가격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수급 안정, 식품산업 육성입니다. 즉 안전한 먹거리를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식량안보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 우리 먹거리에서 곡물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2%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 수입국으로 식량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입니다. 무려 5분의 4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식량은 국방처럼 안보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전시 상황에 대비해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탱크와 비행기 등을 예비하는 일은 경제성은 없는 일입니다. 국방에 대한 안보처럼 국민이 먹는 식량도 안보 차원에서 경제적인 논리를 떠나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사태를 통해 전 세계가 봉쇄되는 걸 경험했습니다. 주요 식량 수출 국가들이 식량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무려 31개 국가가 식량 수출을 규제하거나 금지했습니다. 외국에 아무리 많은 식량이 쌓여 있어도 배나 비행기가 안 뜨면 한 톨도 가져올 수가 없습니다. 국내 자급률을 높이지 않으면 돈 주고도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 하고 있다. [오두환 기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 하고 있다. [오두환 기자]


- 식량 위기 극복 방안으로 ‘식량 식품 종합 가공 콤비나트’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어떤 사업인가?

▲  ‘식량·식품 종합 콤비나트’는 공공비축을 위한 물류 ‧ 저장시설과 제분·착유 등의 식품 가공공장을 집적한 전략 비축기지로써 식량안보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공적 시설입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곡물(식품) 전문항을 중심으로 배후 가공과 식품산업 단지를 유기적 일관체계로 연결해 물류 등 비용을 최적화한 ‘산업허브형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식량 콤비나트를 활용하면 국내 식량안보 확보는 물론 입지 조건의 이점을 살려 중장기적으로 일본·중국·아세안 등 주변국에 식량과 가공식품 등을 공급하는 '동북아 식량·식품 수출 허브'로 발돋움할 수도 있습니다. 농수산품 수출 1천억 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식량 콤비나트 조성 최적지로 새만금을 꼽았다. 그 이유는?

▲ 식량 콤비나트 지역으로는 새만금 간척지가 최적입니다. 우선 새만금은 수심이 깊어 대형 선박 접근이 가능하고, 지형학적으로 중·일·북한 등 해상운송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또 항만 연계 식품산업 등 배후산업이 입지 할 수 있는 부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타 항 대비 이점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새만금이 위치한 전북 지역은 밀·콩 생산량 합계 1위 지역(2020년 기준)으로 농산물 저장·가공 수요가 많고, 국가식품클러스트 등 우수한 식품산업 인프라가 인접해 동반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아울러 새만금은 친환경·신재생·청정에너지 생산과 대규모 에너지 자급자족 개발 사례로써 타산업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하역시설과 물류창고 사일로, 가공 처리 공장 등을 연계한 거대한 규모의 콤비나트를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는 곳은 새만금밖에 없습니다.


-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이 화두다. 농업 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이 필요한데, 공사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기후 변화가 오면 먹거리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됩니다. 최근 이상 기후 등으로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축이 시급합니다. 공사는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먹거리의 생산-가공-유통-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50 탄소중립' 실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나 차지합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푸드시스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14~16kg 정도가 쓰입니다. 돼지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6~8kg이 들어가는 등 우리가 먹는 고기는 곡물과 바꿔먹는 겁니다. 
공사는 ESG경영의 일환이자 농수산식품분야 탄소중립 실천방안의 하나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축산물’과 가공 처리 시 버려지는 농수산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해 ‘잔반 없는 식사’를 함으로써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는 대국민 식생활 개선 캠페인입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 식량 안보를 위해서는 우리 영토를 최대한 기술 집약적, 토지 집약적으로 활용해서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토지를 쉬지 않고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또 토지의 지력 강화를 위해 환경친화적인 자연순환 농업을 정착시켜야 합니다. 아울러 영농 분야도 스마트화해야 합니다. 소득이 없는 농촌은 떠나는 농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려면 돈을 버는 영농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사는 스마트팜과 같은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잘 사는 농어촌'에 자급률과 농어촌 인구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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