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관광재단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방송]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관광재단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방송]

[한국농어촌방송=최윤선 기자] 지난 1일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를 개관해 큰 호응을 얻은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는 앞으로 등산·관광 콘텐츠 외에 또 다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해외 방문객 3천만 시대를 열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길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관광재단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만나 "매달 자치구마다 숨은 명소를 찾는데, 이런 명소를 발전시켜 해외 방문객들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특히, 1500만 반려인 시대를 맞이해 길 대표는 "우리나라에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강아지 공원(Dog Park)을 만들어 반려견이 주인과 함께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다"며 "반려견 환경에 적합한 지역을 정해 공원뿐만 아니라 인근에 사료, 치료, 미용 등 저렴하게 구매 혹은 이용할 수 있도록 반려인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엄홍길 대장, 오세훈 서울시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개관식 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왼쪽부터) 엄홍길 대장, 오세훈 서울시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개관식 전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다음은 길 대표와의 일문일답. 

-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 개관과 앞으로의 기대는?

▲ 서울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또 한강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다른 쪽으로 관광을 치우쳤던 것 같다. 파리나 베를린 같은 경우는 산에 가려면 한 6시간 정도 승용차를 몰고 가야 된다. 미국은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우리는 30분만 지하철을 타면 어느 산이든 갈 수 있다. 외국에 거주하는 분들이 서울이 산에 둘러싸여 있는 걸 보고 너무 아름답다고 하더라. 거기서 모티브를 얻어서 전 세계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거의 80%가 서울에 있는 산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동기를 얻어 자신감을 가지고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를 하게 됐다. 특히, 외국인들이 여행 올 때 등산화, 등산복까지 챙겨오기 힘들다. 그런 점을 착안해서 렌털 서비스를 하게 됐고, 외국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한국 방문객들도 필요하면 등산화, 등산복 등을 빌려준다. 자유롭게 등산관광센터에 와서 이용하길 바란다. 

- 현재까지 등산관광센터 반응은?

▲ 지금 하루에 다섯팀에서 10팀 정도 오고, 주말에는 이제 약 20팀이 온다. 특히, 관광 회사들이 좋아한다. 그동안 서울 관광은 매번 경복궁, 덕수궁, 남산 등 고공 위주로 일률적이었다. 새로운 콘텐츠가 없었는데 등산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들어가면서 여행업계도 굉장히 좋아하고, 탄력을 받고 있다.

- 등산관광센터 1호점으로 북한산을 꼽은 이유는?

▲ 우리나라 사람들이 옛날부터 북한산에서 암벽 등반 등을 즐겼고,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 타고 가기가 편하고, 여러 가지 시설도 기본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지금은 날씨가 따뜻하지만 겨울철에도 오픈한다. 겨울철에 대비해 등산 장비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날씨에 따라 운영을 안 할 수도 있다. 이번 폭우가 쏟아질 때도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문을 닫고 못 들어가게 했다. 겨울에도 눈이 많이 오고 하면 운영을 안 하겠지만, 이 외에는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 북한산 외에도 등산관광센터를 개관할 계획인지?

▲ 도심에 가까운 데도 만들고자 해서 며칠 전에 종로구청장을 만나고 왔다. 종로 쪽에 2호점을 생각하고 있다. 관악산, 청계산 이런 데도 계속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으로는 2호점, 3호점 등 늘리고 싶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잘 되리라고 믿고 운영한다면, 이게 기반이 돼서 앞으로 자치구에 등산 외에도 다른 관광 산업들이 활성화될 거라고 보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관광재단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방송]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관광재단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방송]

길 대표 "앞으로 색다르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 보여줄 것"

- 서울관광재단에서 매달 자치구(서울 25개구)마다 숨은 관광명소를 찾는다고 들었다.

▲ 관광객들은 주로 명동, 인사동, 동대문, 광화문 등에서 놀다가 남이섬을 간다든가 패턴이 비슷하다. 서울이 25개구로 이루어져 있어 좋은 데가 많다. 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숨은 명소를 찾아 키우고 싶다. 북한산 등산관광센터도 그런 취지로 시작한 거다. 

등산 다음으로 생각하는 게 '댕댕이 관광'이다. 요즘 1500만 반려인 시대다. '댕댕이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싶다. 이미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 7선'을 개발했다. 그리고 약 한 달 전에 광진구청장이랑 수의과로 유명한 건국대학교 총장이랑 MOU를 체결했다. 광진구 지역에 가면 반려견·반려묘 사료나 치료, 미용 등 다른 곳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또 미국, 캐나다 등에 가면 강아지 공원(Dog Park)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없다. 있어도 한 50평 정도여서 큰 개 몇 마리 들어가면 꽉 차서 움직일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 강아지 공원도 같이 만들어보자 했는데, 얘기가 잘 진행되고 있다. 광진구에 어린이 대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지가 있다. 거기도 일부 하면 좋은 자리가 나올 것 같다. 너무 좋은 장소라서 행정 하시는 분들이 조금만 더 신경 써준다면 얼마든지 강아지 공원으로 할 수 있는 장소는 있다고 생각한다.

-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숨은 명소는?

▲ 우연히 광화문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인왕산에 가봤는데 너무 좋았다. 인왕산 밑에가 수성동 계곡인데, 걷는 게 잘 돼 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 기회가 되면 그곳을 꼭 걸어보길 바란다. 봄에 꽃 피고 하면 너무 아름답더라.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뉴스1]

- 요즘 반응이 뜨거운 관광 장소는?

▲ 재개장한 광화문 광장 반응이 뜨겁다. 특히 이순신 장군 앞에 방문객들이 엄청 많이 모인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 이순신 장군 뒤로 청와대도 보이고 북악산도 보이고 아주 멋있다. 거기가 지금 관광 1번지가 되고 있다. 전보다 수십 배가 늘었다. 주말에 가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 기대되는 핫플레이스가 있나?

▲ 경복궁부터 청와대까지의 그 거리가 기대된다. 삼청동, 인사동, 서촌을 묶어서 하나의 큰 클러스터가 되지 않겠느냐. 몇 년 후에 이건희 컬렉션 주관이 경복궁 옆에 생긴다. 그렇게 되면 핫플레이스는 물론이며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것이다. 

떡메치기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습.
떡메치기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습.

해외 관광객 3천 만 시대‥"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서울 관광 콘텐츠" 

- 앞으로 달라지는 서울 관광 콘텐츠가 있다면?

▲ 그동안 서울 관광이 경복궁 그다음에 남산, 명동이었다. 거의 60년 동안 그랬다고 보면 된다. 이제 서울을 상징하는 큰 랜드마크가 생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롯데 월드타워가 있는데 멀기도 하고 또 입장객 수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시장님이 말씀하신 게 있는데 바로 '그레이트 선셋'이다.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는 한강에서 조망할 수 있는 석양을 관광 자원으로 삼아 한강 곳곳에 석양 명소를 둔다는 내용이다. 한강에서 해지는 거 보면 굉장히 뚜렷하고 아름답다. 

현재 대관람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영국에 있는 '런던 아이' 같은 경우는 1년에 350만 명이 와서 탄다.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는데 지금은 런던의 4대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도 이제는 이러한 큰 랜드마크가 있어야 한다. 또 케이팝, 케이드라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음식 같은 경우도 먹는 거 외에 직접 요리해 보는 관광 상품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막걸리를 빚어보기도 하고, 전통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다양한 관광 콘텐츠로 여러 체험을 하는 게 필요하다. 곱창을 먹을 때 소주를 마신다든가, 삼겹살을 먹을 때 소맥을 만들어 마시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즐기는 음식 문화를 알리는 것도 하나의 재밌는 요소가 될 것 같다.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이하는 가을·겨울이다. 기대해 볼 만한 서울 축제 혹은 관광이 있는지?

▲ 최근 시장님이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야경 관광이다. 저녁에도 즐거운 서울이 되어야 하는 취지로 삼청동 일대를 야경 관광 명소로 만들어 볼 생각이 있다. 이번에 등축제로 불리는 '빛초롱축제'를 오는 12월 16일부터 보름간 광화문 일대에서 하기로 했다. 전에는 청계천에서 했는데 너무 좁고, 가끔 물에 빠지기도 해서 재개장한 광화문 광장에서 하기로 했다. 이순신 장군 앞에 거북선이 나올 예정이다. 또 내년에 토끼띠라서 큰 토끼 인형도 설치하고, 세종대왕의 여러 가지 업적들을 만들어서 이번 축제 때 보여줄 계획이다. 그러면서 경복궁, 삼청동 일대에 등도 달고 해서 전체적으로 멋지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 

- 서울시가 해외 방문객 3천만 명 시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실현 가능성은?

▲ 사실 코로나19 엔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적어도 내년 상반기는 넘어가야 모두 회복이 될 것 같다. 정부에서 여행 제도를 조금만 풀어준다면 3천만 명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본다. 요즘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방문하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이 엄청나다고 들었다. 이번에 베트남으로 출장을 갔다 왔는데 다들 마스크도 안 쓰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순간 마스크부터 해서 너무 많은 검사로 공항에서 몸과 마음이 지치더라.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더 힘들 것이다. 경직된 분위기를 조금 바꿔주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해외 관광객들도 우리나라에 편하게 방문할 수 있을 거고, 여행사들도 더 적극적으로 관광 상품을 만들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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