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급 차단, SK C&C "양해 구해" vs 카카오 "일방적 통보"
국민들 "카카오 54.9% vs SK C&C 42.4% 잘못"
카카오 T 택시 노조 "피해보상 대책 마련하고 재발방지책 강구"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와이어로프 등 복구작업을 위한 자재를 옮기고 있다. [뉴스1]

[한국농어촌방송=홍채린 기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SK C&C와 카카오가 공시를 통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체 서버에 대한 전력 공급 차단에 대해 SK C&C는 "먼저 카카오 측에 양해를 구했다"는 주장을 하는 반면, 카카오 측은 "일방적인 통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18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19분 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발생했습니다.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불이 시작됐습니다.

5개의 랙(선반으로) 이뤄진 배터리 1개가 모두 타면서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겼고, 오후 3시33분에 카카오의 일부 서버에 전력이 끊겼습니다.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다음 등 서비스가 중단된 시점이 이때입니다.

오후 4시52분에는 소방 당국이 "화재 진압에 물을 사용해야 한다. 누전 위험이 있으니 전력을 차단해 달라"고 SK C&C 측에 고지했습니다. 

SK C&C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입주사에 연락을 통해 화재 발생을 알렸고, 소방당국에서도 해당 입주사에 설명을 드렸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측은 "화재 발생 직후 스프링클러 등이 터질 때 이미 카카오 서버의 85% 전원이 차단됐다"며 이미 전력이 완전히 차단되기 전까지 전력이 나갔던 것이라며 일방적 통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신경전은 '손해배상 관련' 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며 "서비스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서 "SK C&C 측과 진행하겠다"고 카카오는 밝혔지만, SK C&C는 "아직 복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실제 협상된 것은 없고, 복구하고 협상 요청이 오면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민들 인식은?...책임 주체 "카카오 54.9% vs SK C&C 42.4%"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국민들이 생각하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한 책임 논란에 대해 카카오가 54.9%, SK C&C는 42.4%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18일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발표한 '카카오톡 화재사건 인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1148명 중 화재사건 책임 주체에 대한 응답은 카카오가 54.9%, SK C&C가 42.4%라고 응답했습니다. 

조사는 리얼리서치 스마트폰 앱을 통한 모바일 앱 조사로 이뤄졌고, 남성 670명, 여성 478명이 설문조사에 응했습니다. 

이들은 서비스 복구가 신속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응답이 '매우 늦음'이 42.6%, '늦은 편'이 35.8%, '보통'이 17.9% 였습니다. 

서비스 복구에 대한 적정한 골드타임에 대해서는 '1~4시간'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43.8%, '1시간 이내'에 대한 응답은 47%였습니다. 

보상 필요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가 35.5%로 가장 많았고, '매우 필요'가 26.3%, '보통'이 25.%, '불필요'는 7.4%, '매우 불필요'는 5.3%였습니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카카오톡 앱 대신 다른 앱으로 대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있는 편'이 25.0%, '보통'이 31.4%, '없는 편'이 26.8%, '전혀 없음'이 12.5%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카카오톡 대체 메신저 앱으로 떠오른 방안은, '문자메시지'가 36.4%로 가장 높았고, 이어 텔레그램 32.0%, 라인 16.2%, 밴드 6.2%, 인스타그램(DM) 3.3%, 기타가 6.0%가 나왔습니다. 

카카오, 피해보상 어떻게 되나 

[뉴스1]
[뉴스1]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피해보상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얼마나 카카오 측이 과실을 인정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는 화재 당일 일매출만 220억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일매출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가 카카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피해액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먼저 서비스의 유료, 무료 서비스의 여부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약 4700만명이지만, 카카오톡은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보상 근거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료이용자는 자신의 손해를 직접 입증해야 합니다. 

다만, 유료서비스는 '카카오 약관'에 근거가 있습니다. 카카오는 통합서비스 약관 '18조 손해배상 등'에 "회사는 회사의 과실로 인해 이용자가 손해를 입게 될 경우 본 약관 및 법령에 따라 여러분의 손해를 배상하겠다"면서도 "다만 회사는 회사의 과실 없이 발생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습니다. 

구수영 민주택시노조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에서 열린 '카카오T 불통피해'와 '정부의 심야승차난 완화대책'에 대한 법인택시 노동자 긴급기자회견에서 질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 T 택시 노조도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택시 호출 서비스가 멈춰 피해를 봤다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은 18일 서울 충정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은 승차난을 겪어야 했고, 법인택시 노동자들은 사납금도 못 채워 주말 택시 운영을 일찍 접거나 장시간 길빵하는 매운 혼란스러운 사태가 이틀 동안 계속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카카오의 안일한 운영과 부실한 대응이 불러온 것"이라며 "카카오는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방지책도 강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외에도 '카톡 먹통 사태'의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 등에 '카카오톡 피해자 모임'등을 개설해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를 중심으로 내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번주 중으로 피해 접수 채널을 개설해 신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보상 범위 및 대상에 관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