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고등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고등어는 국민 생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종실록’, ‘자산어보’ 등에 고등어가 언급되는 것을 보면, 조선시대 혹은 더 이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등어를 먹어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리법도 구이, 회, 조림 등 다양하며 간고등어는 경북 안동의 대표 상품이 될 만큼 한국인과 친숙합니다.

국내 고등어 연간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총 8만 6000t입니다. 참고등어와 대서양고등어의 평균 무게를 따졌을 때 1년에 약 4500만~5400만 마리가 한국에서 소비됩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대략 5000만 명으로 계산하면 식탁 위에 1년에 1번씩은 오른다는 뜻입니다.

그 많은 고등어는 어디서 왔을까?
국산, 노르웨이산 각각 45%

그 많은 고등어는 어느 바다에서 다 끌어올리는 걸까요. 반은 국내에서, 나머지 반은 노르웨이 바다에서 옵니다. 8만 6000t 가운데 국내산은 3만 8700t, 노르웨이산은 3만 8700t, 중국산은 2580t입니다. 국내산과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각각 45%를 차지합니다.

노르웨이 고등어가 공식적으로 국내에 처음 들어온 건 지난 1998년입니다. 다만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관계자는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일본 냉동 참치 선박이 노르웨이에 처음 도착했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노르웨이 냉동 고등어를 가져갔다”며 “그때쯤 노르웨이 고등어가 한국에 판매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르웨이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고등어 양은 점점 늘어 올해는 지난 11월 기준 3만 9818t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고, 노르웨이 수산물의 한국 총수출량 중 56%를 차지합니다. 노르웨이 수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노르웨이 고등어의 최대 시장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노르웨이 고등어 어선. 그물에서 고등어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압 펌프가 달려 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 어선. 그물에서 고등어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압 펌프가 달려 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가 국내산 고등어만큼 국내 시장을 점유할 수 있는 이유는 차갑고 청정한 물에서 자라며, 선진화된 어획·가공·유통 시스템으로 맛과 품질이 보장됐기 때문입니다. 

많은 피오르와 섬으로 이루어진 노르웨이 연안 해역은 고등어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합니다. 신선하고 영양분 가득한 먹이를 먹으며 자란 노르웨이 고등어는 지방함량이 높아 풍미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노르웨이 고등어는 엄격한 규제 아래에서 어획되고 수출됩니다. 가장 중시되는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입니다. 할당량에 다다르면 어획을 즉시 중단하는 ‘연간 수산물 쿼터제’, ‘수산물 폐기 금지’ 등 경쟁적인 어획과 남획을 철저히 규제하고 모니터링 합니다. 최초로 수산물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 물고기가 어디에서 어획되는지 파악하며, 수출 규제 또한 엄격합니다.

한 서식지에서 다른 장소로 떼 지어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인 고등어는 어획된 뒤 해안에 다다를 때까지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르웨이 선박에는 냉각 탱크가 설치돼 있으며, 냉동 해수로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어획 장소도 노르웨이 해안에 근접해 고등어가 선박에 머무는 시간도 줄였습니다.

고등어를 어획할 때는 고등어의 육질과 식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그물 속 고등어를 고압 펌프로 끌어올립니다. 해안에 도착한 고등어도 특수 설계된 진공 펌프로 빠르게 하역됩니다. 온라인 입찰 경매를 통해 가공업체에 빠르게 넘겨진 고등어는 필렛(순살) 형태로 바로 가공되거나 통째로 포장돼 급속 냉동됩니다. 고등어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노르웨이 고등어 가공 공장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 가공 공장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크기 크고 지방질 많은 고등어
풍성한 밥상 차림으로 안성맞춤

어획 후 바로 냉동해 푸른색 타이거 무늬가 선명하며 속살이 상대적으로 하얀 노르웨이 고등어는 지방 함량이 높아 육즙이 풍부하고 고소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주현 요리 연구가겸 푸드 칼럼니스트는 “노르웨이 고등어는 1년 내내 영하 2℃ 차가운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지방이 많다. 이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영양도 있고 고소한 맛과 촉촉한 식감을 내는 중요한 성분”이라며 “노르웨이 고등어는 가을과 초겨울 사이인 9~11월이 프리미엄 어획기로, 이때의 고등어는 산란기인 5~7월을 거치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 먹이를 많이 먹은 상태라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영양도 꽉 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노르웨이 고등어는 크기가 큰 편”이라며 "나 역시 구이 요리를 할 때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노르웨이 고등어를 구매할 때가 많다. 식탁 위에 오른 고등어구이 크기가 좀 넉넉해야 더 풍성해 보이고 먹을 것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방질이 많은 우수한 상품의 고등어는 그 자체로도 뛰어난 맛을 내기 때문에 간편하게 굽거나 양념을 넣고 조림으로만 만들어도 맛이 아주 좋다”며 “노릇하게 구워진 껍질, 윤기가 도는 기름진 속살 그리고 따끈한 쌀밥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절로 군침 도는 조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노르웨이 고등어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이 푸드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주로 고등어구이에 소금으로 양념하는 한편 노르웨이에서는 버터를 곁들입니다.

그는 “고등어는 어떤 조미료로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변하는 해산물”이라며 “최근에는 서양식 요리법인 고등어 파스타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주요 수출국인 한국의 조리법을 많이 참고하는데, 특히 고등어 솥밥, 김치구이를 곁들인 고등어구이 등이 현지에서 인기”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 고등어는 다양한 메뉴의 재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메밀면 위에 고등어, 쪽파, 간 무 등을 올리고 간장·설탕·생강 등으로 맛을 낸 장국을 부어 완성하는 ‘노르웨이 고등어 소바’, 청상추·깻잎·쌈무 위에 구운 고등어를 올리고 방울토마토와 고수를 얹어 먹는 ‘노르웨이 고등어 쌈’ 등입니다.

이 밖에도 재워둔 순살 고등어 두 장 사이에 초리소, 블랙 올리브, 새우, 샐러리, 피망 등을 다져 넣고 실로 묶은 뒤 달걀·버터로 만든 소스 위에 올려 완성하는 ‘노르웨이 통 고등어구이’ 등도 있습니다.

노르웨이 통 고등어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통 고등어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노르웨이 고등어는 가시를 발라낸 필렛 형태로 판매돼 요리하기 비교적 편하지만,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참고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푸드 칼럼니스트는 “고등어를 팬에 구울 때 껍질 부분이 팬 바닥에 닿은 채로 너무 오랫동안 열을 가하면 DHA 등 이로운 성분이 제거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고등어구이의 비린 맛이 걱정된다면 마지막 단계에 카레 가루를 살짝 뿌려보시라. 감칠맛 나는 향신료 덕분에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게 맛을 낸 조림도 좋지만, 데리야키 소스로 고등어를 조리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밥반찬이 된다. 다만 농도가 진한 데리야키 소스는 타기 쉬우므로 불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등어 데리야키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고등어 데리야키 구이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전국 대형마트에서
씨푸드프롬노르웨이 마크 확인하세요

노르웨이 고등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구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형마트나 네이버쇼핑, 쿠팡 등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살 수 있습니다. 오직 품질을 인정받은 노르웨이산 수산물에만 부착되는 ‘씨푸드프롬노르웨이(Seafood from Norway)’ 마크를 확인하면 됩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레시피를 소개하고 노르웨이 고등어 퀴즈 이벤트를 여는 등 지난 10일까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노르웨이 고등어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요한 크발하임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한·일 총괄이사는 “노르웨이는 한국에 최상의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고등어를 제공하고 있다. 고등어의 품질과 맛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열정 덕분에, 노르웨이 고등어 업계는 고등어를 더욱 세심하게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한다”며 “노르웨이 고등어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지지에 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노르웨이 고등어를 더 많이 드시기를 추천한다. 노르웨이 고등어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오메가3, EPA·DHA, 비타민 등이 아주 풍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요리 경험으로는, 벌써 끝인가? 싶을 정도로 집에서 조리하기도 쉬워 갑자기 전문 셰프가 된 듯한 느낌도 든다”며 “아직 드셔보시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나가서 구매하시길 권장해 드린다.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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