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유승민계'와 색깔 달라"
"비윤·반윤 낙인 찍는 사람들이 문제"
"유승민·나경원 불출마 아쉬워"
"중대선거구제, 섣부른 도입은 위험"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한국농어촌방송=조수아 인턴기자] "누구를 따라 하기보단 제 삶을 정치라는 판 안에서 잘 살고 싶다. 그냥 '김재섭'이라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더라 이렇게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최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이른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준석계로 꼽히는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당대표 후보 등록 전날 출마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빅3'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 전 대표가 지원하는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의 후보들이 예비경선(컷오프)을 전원 통과하면서 그의 영향력이 짐작되는 가운데, 정통 보수정당에서 8090년대생의 청년 정치인들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농어촌방송은 정통 보수의 길을 걸어온 80년대생 청년 정치인이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과 만났습니다. 지난 2020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비대위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후보군들이 등장해 드디어 전당대회가 시끌시끌해졌다"고 반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으로 당내가 부쩍 소란스러워진 것을 두고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물론 친윤, 비윤, 반윤 등 이름을 찍어 그 세력으로 규정짓는 면도 있지만 실제로 친윤 세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집권여당으로서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이는 세력이 없을 순 없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에도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겼다. 그럼, 당시 친윤, 윤핵관 세력이 힘이 됐다는 건데 그 이후에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계속 보여줬기 때문에 단어 자체가 나쁜 것처럼 돼버렸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목표라고 밝히며 도봉구의 주요 현안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딱 한 가지 인터뷰에서 거론하고 싶은 것은 현재 도봉구 민자역사 개발 사업 문제"라며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발이 지체되는 상황에다 부도까지 났었는데, 그 부분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꼼꼼하게 챙기는 지역 현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도봉구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IT 스타트업의 청년 CEO였던 그는 2020년 1월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같은 해 2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서울 도봉구갑 후보로 공천을 받았으나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후보에 밀려 낙선했습니다.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으로 임명돼 1년여간 활동했습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에 대해선? 

▲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겉으로는 하나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물과 기름이 섞여 있는 느낌이 있다. 전통적 지지층을 물이라고 한다면 이준석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새로 당원에 가입한 젊은 세대의 지지층을 기름이라고 보면 된다. 이 두 집단의 성격은 굉장히 다르다. 물론 대북·대중 문제나 경제 문제 등 거시적으로 보면 대부분 같은 의견을 갖고 있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르다. 지금의 전당대회는 마치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살고 있는 상태에서 한 가족을 위한 잔치처럼 비춰지다가 이 전 대표가 등장하면서 두 가족이 동시에 잔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세대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전대가 시끌시끌해졌다. 당연히 이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하고 있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 등 이런 사람들이 앞장서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번 전대에 최대한 반영하려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 천하람 후보의 등장으로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 천하람 후보는 공간이 열렸기 때문에 출마하는 것이 맞다. 앞서 말한 공간은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라는 국민의힘 (전대) 상황에서 한 집안의 잔치만 될 뻔했는데, 나머지 소외됐던 또 다른 집안이 등장하면서 그 집안의 대표 자격으로 천하람 후보가 나올 수 있었던 거다. 물론 다른 후보들도 있지만 공간이 확보되면서 지지율로만 따지면 '3강 구도'가 형성됐다. 천 후보가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좋아했던 지지자들의 표심을 흡수해 가는 방식으로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초반 (천 후보의) 지지율이 내 생각으로는 한 10~15%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소위 ‘이준석계’, ‘유승민계’로 불리는 사람들과 천 후보의 색깔은 다소 다르다. 천 후보는 조금 더 확장성 있는 사람이다. 그간의 유승민계라고 불린 사람들이 받았던 비판 중에 ‘배타성’ 같은 게 있었다. 자기네들만 똑똑하고 끼리끼리 뭉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천 후보는 그런 게 없다. 초반 10%대를 유지하면서 표심을 흡수한 이후에 본인의 모습을 차츰 보여주면서 확장력을 가져가면 지금의 지지율보다 더 높은 지지율로 선거를 마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의 약진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 그렇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전신 정당들이 가장 강하고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았을 때가 바로 당내 반대 세력이 있었을 때다. 하나의 목소리로 점철되는 정당은 항상 수명이 짧았다. '조국 사태'가 있을 때 과거 민주당 내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거의 똑같았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실권을 하게 된 계기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도 하나의 목소리만 나오면 결국 자생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다. 사람도 무균실에서 살면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지는 반면, 이것도 저것도 다 먹어본 사람들이 오히려 더 건강하지 않느냐. 정당도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할 수 있을 때 가장 건강하다.

- 이번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 대결 구도로 맞붙는 모양새다. 어떻게 생각하나? 

▲ 그런 면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기준이 굉장히 모호하다. ‘천하람 후보를 아주 뚜렷하게 반윤이라고 볼 수 있는가’, ‘안철수 후보를 비윤이라고 볼 수 있는가’ 결국 이런 문젠데 여기에 명쾌하게 대답할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비윤 대 친윤' 구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친윤 세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친윤과 비윤을 가르는 모든 판단 권한을 쥐고 비윤이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것이 잘못됐다. 

실제 안철수 후보는 과거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루는 상당한 역할을 했고, 천하람 후보 역시 방송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옹호하거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단지 이 사람들이 정부에 대해 비판했다고 해서 반윤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반윤 낙인이 찍힌 사람을 만드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또한 ‘친명계’, ‘비명계’ 등 이런 프레임이 존재하는 것처럼 당내 세력 갈등과 계파 간의 대립은 늘 존재한다. 

-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 둘다 출마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다 4선, 5선부터 원내대표까지 해서 대통령 후보로도 나갔던 사람들이다. 뭔가 주저하고 때를 기다릴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 전 의원도 사실상 장관에 준하는 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출마를 꾸준하게 시사했고, 유 전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지 않았는가. 그런 행동들은 당대표 출마를 할 시에 다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둘 다) 출마를 안 했는데 그럼 나 전 의원은 왜 본인이 맡았던 큰 직책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자리를 가볍게 만들었는지, 또 아주 중요한 아젠다를 다루는 기후대사라는 직책을 가볍게 던졌어야 했는지, 그건 당대표 출마로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직을 맡아서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유 전 의원도 마찬가지로 당이 잘 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자는 마음에 충심으로 충고나 고언을 드렸다고 했다. 근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냥 비판으로 끝났다. 젊은 정치인이나 평론가의 경우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본인은 대선후보로도 나왔었기 때문에 전당대회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출마했었어야 했다. 당선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두 사람의 불출마는 대단히 아쉽다. 

- 이런 과정에서 '용산의 입김이 너무 쎄다',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 그렇게 비춰지는 부분이 있지만 내가 쭉 봐온 바로는 다 대통령실에서 나온 내용들이다. 참모들이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그런 건지 본인들의 정무적 판단으로 한 건지 모르겠다. 나도 비대위에서 김기현 의원이랑 같이 일을 하며 옆에서 지켜본 바로 정치적 역량도 뛰어나고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다. 그런데 오히려 대통령실이 노골적으로 김 의원을 밀어주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그게 오히려 김 의원의 장점들이 가려버린다. 결코 정치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이번 경선은 당원 100%로 치러지지만 100%라 하더라도 (당원 수가) 이미 80만명 이상에 육박했기 때문에 당원의 마음도 다 제각각일 것이다. 김 의원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게 대통령실이 한발 물러서 있으면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 그럼 '당원투표 100%' 방식으로 바꾼 룰에 대해선? 

▲ 무조건 반대했다. 그 전부터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을 꽤 오랫동안 유지했다. 이미 당원·당규를 바꿔서 존중하고 따라가야겠지만 당시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는 방향으로 갈까 봐 반대했다. 지금도 보면 당심과 민심이 꽤 차이 나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당이 건강하고 국정의 뒷받침이 되고 있는 상황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과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경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폄훼나 상당히 극우적인 메시지, 막말 등의 파문으로 민심과는 상당히 괴리되게끔 행동해 당이 위축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기도 했다. 지금은 당원도 많고 여당 지지율과 대통령 국정 지지율 모두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이란 건 언제 위축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지 않나. 그럴 때를 대비해서라도 제도라는 건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된다. (투표에) 민심도 최대한 반영돼야지 최소한의 견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하게 반대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에 제안했던 중대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섣부른 도입이 위험하다'는 평가를 했는데, 그 이유는? 

▲ 중대선거구제는 다양하게 분화되는 선거제로, ‘딱 떨어지는 선거제다’ 이렇게 정의를 내릴 순 없다. 국민의힘에서 제안했던 것처럼 중대선거구제를 수도권에만 제안하는 것, 아니면 지방에만 적용하는 것 등 방법에 따라서 양태가 달라지기도 한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개혁과 바로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 전반을 뒤흔들 수 있어서 차근차근 논의한 후 충분한 합의, 정치인들 간의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은 당장 아이디어 하나 나왔다고 해서 우르르 몰려와 휩쓸려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책임정치란 면에서도 신중히 해야 한다. 지금 양당제에 대한 비판이 많긴 하나 대신 우리 국민들은 혹독한 잣대로 평가해주신다. 못하는 사람은 바로 떨어트리지 않느냐. 근데 중대선거구제가 되면 각 양당에 최소한의 의석수가 확보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선거는 심판과 평가로 이뤄지는데 만약 양당이 그저 적당한 적대적 공생관계로 변질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 지금 (민주당은) 무능 그 자체라고 본다.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는데 ‘하필 왜 이 타이밍에 하지?’라는 의문이 들고 있다. 이 장관의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은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줄곧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국정조사도 하지 않았나. 국민들은 이미 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과연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느냐 이거다. 안 나왔기 때문에 야당으로서 민주당이 무능하다는 소리다.

169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바꾸려면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탄핵소추안을 발휘하려면 일찍이 작년부터 할 수 있었는데 왜 이제 와서 이러는지 모르겠다. 대정부질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야당이 정부를 질타하고 여당을 혼내야 하는 그 중요한 시간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랑 말싸움이나 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아주까리기름을 먹나 왜 그리 깐족거리냐'는 등 쓸데없는 소리를 했는데, 그건 국민의 표를 무시하는 행위다. 그 중요한 시간에 한 장관이랑 어떻게든 한번 붙어서 뭐라도 해보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정치적 리소스를 낭비하는 행태를 보면서 민주당이 무능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8일 서울 강서구 IHQ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수아 인턴기자] 

- 운동선수를 준비하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운동선수는 어려서 그만뒀다. 중학생 때 큰 수술을 하면서 운동을 못하게 됐고 대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열심히 공부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운동을 하면서 왼쪽 어깨를 한번 크게 다치고 지금은 열심히 동네 헬스장을 다니면서 운동 중이다. 하여튼 운동선수로 살았던 삶은 어렸을 때이기 때문에 정치인과는 갭이 크다. 정치는 정말 우연한 계기로, 내가 다녔던 대학원에서 친구들과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소소하게 시작했다. 동아리를 만들어서 뭔가 시도해보려는 찰나에 다시 보수 정당 전체가 통합하려는 과정에 놓였었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생겨났다. 그때 당시 (미래통합당에서) 젊은 조직·단체를 영입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영입됐다. 같이 영입된 사람이 바로 천하람 당협위원장이다. 갑작스럽게 같은 날 입당 동기가 됐고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이후로 계속 같이 정치 활동을 해오는 중이다. 나보다 나이가 1살이 많지만 잘 지내고 있다.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고됐던 일과 보람찼던 일은?

▲ 사실 모든 일이 고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수도권 121석 중에서 17석을 제외하고는 다 졌다. 말 그대로 수도권에서 완전히 참패를 했다. 이 외에도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경우 개인적으로 국민의힘의 모든 전신 중에서 가장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당이기 때문에 그 체제를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체제는 보수를 늘상 지지해왔던 나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체제였다. 제일 힘들었던 건 정당 정책을 바꾸는 일이었다. 경제적으로 약자와 함께할 수 있는, 약자가 소외되지 않는 그런 정책을 만드는 작업이 첫 번째였는데 거기서 당 안팎의 저항이 많았다. 거센 저항이 있었지만 가장 뿌듯했던 일도 있다. 당시 지도부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관련 사과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용 생활, 여기에 대한 사과를 했다. 그때 당시 저항이 진짜 많았다. 그래도 국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했다. (대통령이) 감옥에 수감된 것 자체가 집권 정당이 되려고 하는 야당으로서 당연히 부끄러운 일이다.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고 그것이 반영돼 다음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차기 당 지도부에 바라는 점은? 

▲ 당연히 총선승리다. 유일하다고 하면 안 되겠지만 지상 명령은 당연히 총선승리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으나 현재 윤석열 정부는 여소야대 판국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태를 맞이했다.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을 추진하려면 연금·교육·노동 등 모든 분야를 개혁해야 하는데, 결국 입법부에서 법안으로 서포트하지 않으면 그 개혁은 완성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는 판판이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절대적 지상 명령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려면 훨씬 (당 지도부에서) 전향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 최근 예민한 환경 및 젠더 문제 등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총선 결과도 달라질 것이다. 

- 내년 총선 출마 계획이 있는가?

▲ 당연히 출마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 총선에도 출마했었다. 현재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내가 몸담고 있는 도봉구에서 늘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관련 업무도 열심히 (처리)하고 민원도 열심히 해결하고 있다. 당연히 차기 총선 출마를 할 뿐만 아니라 당선될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 예비 청년 정치인들에게 조언 한마디. 

▲ 나도 아직 청년 정치인으로서 완전히 성공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언 자체가 되게 우스울 수도 있지만, 무작정 도전하시면 좋겠다. 정치라는 판이 굉장히 벽이 높은 것 같기도 한데 막상 들어와 보면 그렇지 않다. 뜻이 있고 준비된 젊은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이준석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되고, 천하람 후보가 (정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이미 젊은 정치인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누구든 그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나 천하람 후보처럼 8090년대생 정치인들과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같이 정치에 이바지하다 보면 언젠간 정치의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산업화 세대의 주력들이 한나라당 주류세력이자 대한민국 정치 전체의 주류세력이었다. 그 이후에는 민주화 세력들이 민주당의 정치 주류세력이 됐다. 이젠 그들의 시효가 만료됐다고 생각한다. 그럼 또다시 다음 세대를 이끌 젊은 정치인이 나와야 할 텐데 지금이 바로 그때다. 

- 향후 정치인 '김재섭'의 목표와 비전은? 

▲ 단기적으로 중요한 목표는 총선에서 당선되는 거다. 또 관심 있게 보는 정치 아젠다는 체육과 관련된 내용인데, 체육은 보건 정책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대한민국의 보건 정책은 대부분 치료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그러다 보니 보건 개혁과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치료에만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이미 돈이 많이 드는 구조로 굳어버렸다. 치료를 중심으로 보건 정책을 맞춰버리면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예방 차원에서 보건 정책에 접근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결국 건강과 질병에 대한 예방은 보건체육 정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체육 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동시에 보건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다. 장기적으로 수년간 걸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결국 원내에 진입해서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개선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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