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구로동의 조인앤조인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하는 진해수 조인앤조인 대표 [장원용 기자]
지난달 29일 서울 구로동의 조인앤조인 사무실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인터뷰하는 진해수 조인앤조인 대표 [장원용 기자]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진해수 조인앤조인 대표가 "단순히 예쁘고 맛있는 걸 넘어 소중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건강한 식물성 식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9일 한국농어촌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보존제를 안 쓰고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 맛을 유지하면서 여름에 덜 녹는 제형을 구현하는 법 등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며 "동물성 단백질에 뒤지지 않는 식물성 재료와 버터를 개발해 비건 베이커리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식품업은 노력 대비 인정받기 쉽지 않고 스타트업은 변수가 문제"라며 "하나씩 해결하면서 목표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 조인앤조인은 어떤 회사인가?

▲ 조인앤조인은 '널담'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널담은 고기능성 비건 식품 혹은 그와 관련된 원료를 개발하고 연구하고 출시하는 스타트업이다. 

- '널담' 이름의 뜻과 주 고객층은?

▲ 조인앤조인을 설립한 2018년에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무언가를 주는 비즈니스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다양한 아이템에 '널 담은'이라는 표현을 붙였다. '널 담은 공간', '널 담은 책', '널 담은 디저트' 등이다.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뜻에서 '널 담'만 빼 와서 널담이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

현재 주 고객층 나이대는 25세에서 38세다. 시즌이나 제품에 맞춰서 고객층이 조금 달라졌던 적은 있다. 그중에서도 고학력에 오피스 일을 하시는 여성분들 비중이 높다. 남성분들도 구매해주시는데 대부분 여성분들에게 선물하려고 구매하신다. 

- 설립 당시인 2018년에는 비건·제로(저당) 열풍이 지금보다 덜했다. 창업 계기는? 

▲ 설립 당시 그런 키워드들이 전혀 없었다. 일단은 제빵을 너무 사랑했고, 식품과 커피를 좋아해서 식품 분야를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가족이 암에 걸리는 등 아픈 일이 있었다. 두세 달 정도 치료하는 동안 우리가 만든 식품을 선뜻 드릴 수가 없더라. 치료를 마쳤을 때 '어떤 식품을 만들어야 하나', '우리가 만들던 식품을 소중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주고 있었던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오랫동안 하게 됐다. 고민 끝에 단순히 예쁘고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가치를 줘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건강을 첫 번째로 영양학적 소구점을 가져가고, 식물성·비건을 기반으로 식품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 널담의 주요 제품과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을 소개해달라.

▲ 주요 제품은 비건이나 간접 베지테리언 제품이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제과제빵, 유가공·음료류다. 그중에서도 가장 꾸준히 잘 팔리는 제품은 마카롱과 쿠키류다. 

- 이런 제품들을 출시하기까지 기술 개발은 얼마나 걸렸나?

▲ 제품을 오랜 시간 연구 개발해서 한 번에 만들었다기보다 꾸준히 개발하면서 조금씩 더 발전시키고 개선하고, 노하우도 쌓아나가면서 현재의 널담 제품들이 만들어졌다. 

처음에 만들었던 제품들을 보면 처음부터 완성도가 높은 건 아니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즐거움을 담았고, 좋아하다 보니 더 트렌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후로는 첨가물을 줄이고 영양을 강화하면서도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미 개발된 제품도 현재 계속 보완해나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보존제를 안 쓰고 수분량 등을 조절해서 유통기한을 더 길게 만들 수 있을지, 맛을 유지하면서 여름에 덜 녹는 제형을 만들지 등이다. 더 나아가서는 맛을 해치지 않고 영양 성분을 강화하고, 간접 동물성 소재를 완전한 식물성으로 교체하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조인앤조인 브랜드 '널담'의 식물성 제품들 [장원용 기자]
조인앤조인 브랜드 '널담'의 식물성 제품들 [장원용 기자]

- 아쿠아파바(콩물)로 베이커리 제품을 만들면 모양 등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 비건 빵을 만들 때 빵의 기초가 되는 시트나 머랭에 아쿠아파바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말로는 콩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재료는 비건 빵의 맛이나 품질을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빵보다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연구했을 때는 이 콩물이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걸 왜 대체로 쓰는지를 많이 고민했다. 그 결과 머랭과 빵 시트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게 난백(달걀흰자)인데, 난백을 대체하기 위해 콩물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난백이 빵을 만들 때 어떤 역할을 할까 조사해보니, 난백이 가진 특정 단백질이 당과 만나 마찰을 일으키면 거품을 만들고, 그 거품을 안정적으로 구워내면 머랭이나 빵 시트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콩류와 식물성 소재를 연구해서 동물성 단백이 가진 단백질 특징을 유일하게 갖고 있거나 동물성과 유사한 형태의 단백질을 지닌 콩들을 찾아냈다. 물론 단백질 함유량이 동물성보다 낮지만, 그걸 효과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효소 처리 기술, 가공기술 연구도 많이 진행했다. 재료를 기술로 보완했다고 할 수 있다. 

향후에는 시장에서 비건 베이커리 등 비건 식품을 더 만들기 쉽게 난백보다 싸고 잘 상하지 않으면서도 기능은 그대로인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병아리콩과 견과류 외에도 주목하는 재료가 있는가?

▲ 가장 많이 쓰이는 제과 제빵의 원료는 사실 버터다. 치즈도 많이 쓰이지만 유가공류 중 버터 수요량이 가장 많다. 

버터는 기름으로 형성이 됐다. 마가린은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었지만 트랜스 지방이 있고 맛도 좀 없지 않나. 이런 것들을 보완해서 풍미를 살리고 안 좋은 성분이 없는 버터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리가 가진 기본적인 베이스와 복합 식물성 유지를 바탕으로 화학반응을 연구했고, 일부 화학반응을 거치고 유화 공정을 설계해서 안정적으로 식물성 버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에 양산화를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이 양산화되면 많은 베이커리에서 또는 일상에서 좀 더 맛있고 건강하고 값싼 버터를 사용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버터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 계획이다. 다만 양산하는 설비를 갖추는 게 문제다. 원료 양산 설비가 비싸기 때문에 조금 더 규모를 키운 뒤 설비를 도입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이러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현재 생산 공장 규모는?

▲ 현재 보유한 생산 공장은 두 곳이고, 합쳐서 약 1200평 정도 운영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널담의 '마카다미아 비건유'를 먹어봤다. 실제 우유와 맛이 조금 다르더라. 비건식·대체식품 하면 아무래도 '맛 일치'가 문제일 텐데, 어떻게 차별화했는가?

▲ 비건 제품이라고 했을 때 우유, 버터,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이것들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했다. 그냥 좋은 게 아니라 시장에서 많이 소비돼야 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음료 중에 아몬드나 귀리로 만든 제품이 있다. 여기에 당류를 첨가해서 달게 먹을 수 있도록 했지만 우유를 떠올리기에는 조금 어렵다. 그냥 맛있는 식물성 음료인 거다. 이런 개발 방향이 있고, 조금 도전적이지만 식물성 원료로 우유처럼 느껴지는 제품을 만드는 방향이 있다. 

후자가 훨씬 어려웠다. 그러나 이 방향으로 나아간 회사가 없었고,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카다미아 비건유'를 보면 색깔이 하얗다. 멸균팩에 담긴 식물성 음료 중에 색깔이 흰 제품은 우리가 유일하다. 다른 제품은 달콤한 향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우유 향이 나게끔 연구하는 데만 집중했다. 물론 우리도 제품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최초의 시도를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사업과 기술 개발에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사실 꼭 집어서 이게 너무나 어려웠다고 하기가 어렵다. 사업 자체가 식품업이다 보니 지켜야 할 법률과 법령이 많고, 제조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러면서 유통과 판매도 잘해야 된다. 

최근 스타트업 트렌드가 IT에 있듯 식품·제조업은 같은 노력 대비 인정 받기가 힘들고 위험요소도 많다. 그래서 식품 관련 스타트업이 적다. 중요한 건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얼마나 슬기롭고 빠르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다. 스타트업의 어려움은 결국 변수다. 이 변수들을 변하지 않는 값으로 바꾸면서 내가 달성할 목표에 다가가는 게 핵심이고, 어려움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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