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균에 감염돼 노란색으로 변하다가 하얗게 말라 죽은 남극개미자리(왼쪽)와 건강한 남극개미자리(오른쪽) [해양수산부]
병원균에 감염돼 노란색으로 변하다가 하얗게 말라 죽은 남극개미자리(왼쪽)와 건강한 남극개미자리(오른쪽) [해양수산부]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우리나라 연구팀이 남극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현화식물)이 곰팡이에 감염돼 병든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3일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에 따르면, 극지연구소 이정은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20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남극 현화식물인 '남극개미자리'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점차 하얗게 말라 죽어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해당 개체의 곰팡이가 과거에는 식물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내생균이었지만, 최근 남극이 20도를 넘는 등 이상고온을 보이면서 병원균으로 활성화했다고 추정했습니다.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서남극은 지난 1959년부터 2009년까지 50년 동안 연평균 기온이 3도 이상 오르면서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남극의 곰팡이가 병원균으로 활성화하는 데 기후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 분석할 계획입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수부가 지원하는 극지연구소 주요 사업인 '온난화로 인한 극지 서식환경 변화와 생물적응진화연구'의 일환입니다.

곰팡이 유전체 분석 결과는 학술지 'Plant Disease' 4월호에 실렸습니다.

해수부는 후속 연구를 위해 지원을 이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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