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서울시]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19일 서울시청에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서울시]

[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서울시가 남산예장공원과 정상을 잇는 친환경 곤돌라를 도입하는 등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남산 생태환경을 지키는 동시에 시민들의 남산 접근 편의성을 높이는 등 여가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입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2일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속가능한 남산 발전 협의회'를 발족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남산은 참나무 시들음병, 외래 해충, 무분별한 샛길 이용 등으로 식생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남산 이용객은 연간 평균 800만 명이지만, 지난 2021년 8월 경유 관광버스 진입제한으로 교통약자를 비롯한 시민 불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19일 오전 브리핑에서 "보존과 이용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없다. 남산 생태환경을 지키면서 시민을 위한 여가공간을 조성하겠다"며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남산 생태경관 보전지역 확대 ▲식생 및 생물 서식처 치유 ▲인공구조물 자연성 복원 ▲식생훼손 최소화 ▲자연경관 탐방로 조성 및 프로그램 추진 ▲남산 스카이워크 설치 ▲남산 야외숲 박물관 조성 ▲친환경 곤돌라 도입 ▲예장공원 명소화 ▲곤돌라 운영수익으로 생태회복 재원 마련 등입니다. 

한봉호 교수에 따르면, 현재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과 남사면 소나무림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6년마다 한 번씩 정밀변화관찰 모니터링이 이루어지는데, 최근 조사 결과 보존지역뿐만 아니라 완충지역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친환경 방제를 통해 소나무·아까시나무 등 식생을 관리하고, 아스팔트 대신 투수성 친환경 도로를 만드는 등 물 순환도 개선할 계획입니다.

현재 남산도서관~야외식물원 구간은 무분별한 샛길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입니다. 식생 훼손을 최소화하고자 불필요한 샛길은 폐쇄되고, 공중 둘레길인 스카이워크가 조성됩니다.

다만 스카이워크 설치는 친환경 곤돌라 수익이 가시화된 후 진행될 예정입니다.

친환경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친환경 곤돌라 조감도 [서울시]

서울시가 도입할 친환경 곤돌라는 남산예산공원과 정상부를 이으며, 노선 길이는 약 800m입니다. 10인승 케빈 25대가 움직이는 구조로, 1시간에 1600~2000명을 운반할 수 있습니다. 

도입 취지는 경유 관광버스 진입 제한으로 인한 시민들의 친환경 교통수단 부족입니다. 현재 남산 순환버스가 있지만 대기 시간이 30분~1시간으로 민원이 많습니다.

서울시는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친환경 곤돌라를 도입해 교통약자 257만 명에게 남산 접근 기회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시민들은 명동역에서 내려 도보로 예장공원까지 이동한 뒤 곤돌라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관광버스 환승센터도 직접 연결됩니다.

친환경 곤돌라 도입에는 약 400억 원이 투입됩니다. 오는 10월 곤돌라 설계에 관한 구체적 계획이 발표되며, 내년 9월 착공, 2025년 11월 준공될 예정입니다. 

여장권 본부장은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면 공공성 확보에 제약이 있어 곤돌라 사업은 공공재원으로 추진된다"며 "1인당 이용 요금은 의논된 바 없지만 이용객 수는 예상하고 있다. 한강보다 남산 곤돌라가 사업성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는 친환경 곤돌라 도입으로 현재 이용률이 저조한 예장공원이 명소화되고 주변 상권이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곤돌라 운영 수익금은 생물 서식처 회복, 병충해 관리 등 남산 생태회복 공공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명칭과 환경단체 반대 의견, 남산 케이블카 측과의 협의 여부 등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측은 "시민들이 샛길로 다니며 흙을 계속 밟으면 생태가 바뀌는 현상이 있다. 곤돌라를 만들면 이런 것들이 개선될 것"이라며 "남산에는 순환로 등 식생이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런 곳을 활용해 지주를 설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남산 케이블카 쪽에서는 곤돌라 등 친환경 이동수단에 크게 반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외부 환경단체 불만은 있었다"며 " 남산을 그냥 놔두는 것만으로는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점, 보존을 전제로 한 개발 등을 내세워 (환경단체와) 세 차례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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