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도우미 자율 관리…재정만 교육청 지원
자체 통제 시스템 없고 K-에듀파인도 제구실 못해
불법행위 사전방지 대책 없고 사후감사가 감독 수단

전남도교육청.
전남도교육청.

[한국농어촌방송=권동현 기자] 최근 전남 여수시 사립유치원의 ‘코로나 방역 도우미 자원봉사료’ 부정집행 사실이 보도되며 교육청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사립유치원 방역 도우미 자원봉사료 사용 내역에 대한 투명한 관리와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남교육청은 2021년 3월부터 2023년 6월까지 28개월 동안 457억여 원의 방역도우미 자원봉사료를 지원했습니다. 이 중에서 국‧공립학교에 지원한 예산은 420억여 원이며, 사립유치원에는 37억여 원이 지원됐습니다. 

방역도우미는 코로나가 창궐하며 유치원생들의 발열체크 및 교구소독, 교육공간의 방역 등을 담당했던 자원봉사자입니다. 자원봉사였지만 2시간 이상에서 4시간 미만은 2만 원, 4시간 이상은 4만 원의 자원봉사료를 지원했습니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필요한 인원과 운영에 관한 계획을 세워 교육청에 신청하면 자원봉사료를 학기별로 선 지원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자원봉사자의 위촉, 운영, 자원봉사료 지급까지 유치원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며, 재정적인 부분만 교육청에서 지원했습니다. 

교육청이 지원한 자원봉사료 사용에 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자체적인 통제 시스템에서 1차적인 관리가 되고, 각 교육기관의 회계에 대해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K-에듀파인을 통해 2차적인 통제가 가능하기에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원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는 자체적인 통제시스템이 없을 뿐 아니라 K-에듀파인 또한 충분히 조작이 가능합니다. 실제 여수시의 한 사립유치원은 방역도우미로 실제근무한 사람과 자원봉사료를 수령한 사람이 다르다는 의혹 제기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도우미 자원봉사료 지원은 전국적으로 시행된 정책이지만 유치원의 불법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은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후에 실시하는 감사가 유일한 수단입니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교육청의 감사는 2~3년 만에 한번 행해지는 정기감사와 특별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실시하는 수시감사로 이뤄집니다. 감사 또한 직원들의 출퇴근기록부나 업무일지, 회계장부 등 유치원 자체적으로 작성한 서류에만 의존하기에 서류조작에 의한 불법‧탈법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습니다.

한 전직 유치원 교사는 “행정과 회계 관련 업무는 원장이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금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며 “실효성 있는 지도‧감독체계를 마련하지 않고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는 것은 세금을 퍼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와 사립유치원의 만족도가 높은 정책이었음에도 인력난으로 인해 지도‧감독에 한계가 있었다”며 “지난달 개통한 4세대 K-에듀파인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 사립유치원의 예‧결산에 대한 투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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