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 주민설명회 개최
일본군 학살 행위 사죄…상생‧평화 기원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나주에 주둔했던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진중일지. [나주시]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나주에 주둔했던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진중일지. [나주시]

[한국농어촌방송=권동현 기자] 1894년 보국안민을 기치로 발발했던 동학농민혁명 당시 희생됐던 동학농민군을 기리는 '사죄비'가 전남 나주시에 세워질 예정입니다.

나주시는 동학농민군 희생자를 기리는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가 10일 오후 2시 나주시민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주는 동학농민혁명 때 나주성에 입성한 일본군에 의해 동학농민군이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희생된 지역입니다. 각지에서 압송돼온 농민군 지도자 수백 명이 나주 초토영(현, 나주초)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죄비건립추진위는 이날 설명회를 통해 사죄비 건립의 역사적 배경과 경위, 건립부지 등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밝힐 예정입니다. 

한일동학기행 한국 쪽 대표이면서 동학연구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이 ‘항일 봉기한 동학농민군을 전라도 및 나주 일대에서 학살한 일본군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를 합니다.

이어 나천수 추진위 공동대표가 사죄비 건립 경위와 비문 내용, 건립 예정부지 등을 보고하고 참석한 주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추진위는 일본 나라여자대학 나카츠카 아키라 명예교수와 홋카이도대학 이노우에 카츠오 명예교수를 주축으로 나주학회, 한일동학기행단 참가자들로 구성됐습니다. 

한일동학기행단은 지난 2006년부터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의 제안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17차례에 거쳐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상호 답사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나주동학농민혁명 한일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쪽 교수들과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은 사죄비 건립을 통해 일본군의 학살 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나주를 거점으로 상생과 평화의 교류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나주는 동학농민군 토벌의 전담 부대였던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가 1895년 1월 5일부터 35일간 호남초토영에 주둔하며 학살을 자행했던 역사적 현장입니다. 당시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진중일지’에 상세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사죄비건립추진위 관계자는 “일본의 양심 있는 학자와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이 나주에 세우려고 하는 사죄비가 화해와 상생이라는 나주의 발전적인 미래상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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