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이희승 기자] 서울시가 40년 만에 지하철 노선도를 바꿉니다.

새로운 노선에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8선형을 적용하고, 환승역은 신호등 방식으로 표기합니다. 

서울시는 시각·색채·디자인·인지·교통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을 받아 모두가 읽기 쉬운 '서울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이하 개선 노선도)'을 공개한다며 13일 이같이 밝혔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노선은 지난 1980년대 4개 노선 106개 역에서 2000년대 9개 노선 338개 역을 거쳐 현재 23개 노선 624개 역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는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우이신설연장선, 목동선, 난곡선, 위례신사선, 위례선, 9호선 연장, GTX 등이 신설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노선도는 1980년대 형태를 유지한 채 노선만 계속 추가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혼용되고 있어 추가 확장 노선 적용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각도가 다양한 다선형 형태로 위치를 알기 어렵고, 환승역 표기는 일반역과 잘 구분되지 않습니다. 공항·강·바다 등 지리적 위치와 역번호 표기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이용객 배려도 부족했습니다.

개선 노선도에는 ▲많은 노선과 환승역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8선형 ▲시인성 개선을 위한 신호등 방식의 환승역 표기 ▲위치 이해도를 높이는 지리 정보 표기 ▲노선간 구분이 쉬운 색상과 패턴이 적용됐습니다.

8선형은 1933년 헨리 벡이 런던 지하철에 처음 적용한 디자인입니다. 수평, 수직, 45˚ 등 대각선과 직선만 허용돼 사용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개선 노선도의 경우 직선 노선은 8선형으로, 2호선 순환선은 원형 모양으로 중심에 배치했습니다.

태극문양 환승역 표기는 신호등 모양으로 바꿨습니다. 환승 노선 색상을 나열하고 연결 고리 형식을 적용해 사용자가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관광객이 현 위치를 방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심과 외곽 지역 경계선과 인천공항, 강, 바다 등 주요 지리 정보도 노선도에 표현했습니다. 내년에는 랜드마크 아이콘도 노선도에 적용해 서울 명소를 홍보할 예정입니다.

색약자, 시각약자, 고령인들도 보기 쉽도록 새로운 노선 색상과 패턴을 적용했습니다. 

노선도 선형은 경로와 중요도에 따라 '메인전철', '경전철', '도시철도', '간선철도'로 색과 종류를 구분했습니다. 1~9호선 메인전철을 중심으로 밝기와 선명도를 조절하고 패턴을 적용해 선 표현을 세분화했습니다.

기존에는 역 번호만 표시했지만, 외국인을 고려해 역 번호와 노선을 함께 표기했습니다.

서울시가 20~30대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시선 위치와 움직임을 추적하는 아이트래킹을 실험한 결과, 역 찾기 소요 시간은 최대 약 55%, 환승역 길 찾기 소요 시간은 최대 약 69%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외국인 길 찾기 소요 시간 감소 폭이 내국인보다 약 21.5% 컸습니다.

서울시는 온라인과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 휴대전화 등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1:1, 16:9 두 가지 비율로 노선도를 개발해 사용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한편 개선 노선도는 오는 1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지하철 노선도 디자인 공청회'에서 지하철 노선도 관련 굿즈와 함께 공개됩니다.

노선도 최종 디자인은 시민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 말 발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