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KMI 원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종덕 KMI 원장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농어촌방송=김도하 기자]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어촌사회를 둘러싼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공동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어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지난 20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한국농어촌방송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 자원 변화, 인구 감소와 같은 큰 문제들은 어촌 단위에서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이런 문제들을 함께 논의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세계어촌대회 창설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세계어촌대회는 전문가들만 모여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틀과 형식에서 벗어나 지자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해 수산, 어촌 관련 역할과 성과, 지식, 정보 등을 공유하는 글로벌 어촌 플랫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에 처음 창설된 세계어촌대회에는 사실상 45개에 가까운 국가가 참여했다"면서 "세계어촌대회는 앞으로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동의 문제를 대처해 나가는 노력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한국농어촌방송]
김종덕 KMI 원장 [한국농어촌방송]


글로벌 어촌 플랫폼 '세계어촌대회'...약 45개국 대회 취지 공감
"어촌 문제, 세계 각국 지혜 모아 대응해야...전 세계 순회 개최 계획"


- 세계어촌대회 개최 계기는?
▲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끼고 있는 국가들은 어촌이 있습니다. 어촌은 과거에 비교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들이 그 어촌에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닙니다. 
많은 문제들, 예를 들면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 자원 변화, 인구 감소와 같은 큰 문제들은 어촌 단위에서 해결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함께 논의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촌이 소멸의 공간이 아닌 새로운 기회와 재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창설된 대회입니다.

- 우리나라가 세계어촌대회 창설국으로써 갖는 의미는?
▲ 한국은 지난 50년간 거의 90%에 가까운 인구 감소를 실제로 경험한 국가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관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어촌 활력을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어촌의 모습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앞으로 가고자 하는 도전 정신 이런 부분들을 전부 다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이 가장 적절하게 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세계어촌대회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어떤 행사인가?
▲ 세계 어촌대회는 학술대회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학술대회는 아닙니다. 현재 어촌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세계 각국이 서로의 지혜를 공유하고, 모인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응을 하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행사입니다. 그래서 학술대회와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많은 문제들은 학술적 기반 없이 진행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학술 행사도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 나타나고 있는 많은 어촌 문제들을 전문가들 시각에서 어떻게 분석하는지를 공유하는 기회를 갖도록 했습니다.
세계어촌대회는 전문가들만 모여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틀과 형식에서 벗어나 지자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해 수산, 어촌 관련 역할과 성과, 지식, 정보 등을 공유하는 글로벌 어촌 플랫폼입니다. 대회는 메인 테마, 개최 도시 등 여건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 및 전개될 예정입니다.

- 해양과 수산이 아닌 ‘어촌’을 행사 이름에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각각의 분야별 대응은 해당 국가의 역량에 따라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모아지는 공간에서의 현상은 당초 의도했던 각 분야별 목적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보려면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그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촌을 그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하나 된 공동체로 구심점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은 어촌이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고 ‘세계어촌대회’라는 브랜드를 생각해 냈습니다. 세계어촌대회는 영문으로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shing Communities(ICFC)'입니다. 로고 디자인에서 알파벳 'C'를 보면 다양한 색깔의 사람 모양 그림을 연결해 글자를 완성했습니다. 여기에는 지역, 인종, 성별, 연령 등에 구애받지 않고 바다공동체가 손을 맞잡고 하나가 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이번 행사에서 기대되는 바는?
▲ 이번에 처음 창설된 세계어촌대회에는 사실상 45개에 가까운 국가가 참여했습니다. 이는 어촌 문제에 수많은 국가의 공감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세계어촌대회는 앞으로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공동의 문제를 대처해 나가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 행사 이후 세계어촌대회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
▲ 세계어촌대회 창설은 FAO, 해양수산부 등 국내외 많은 기관들의 협조와 KMI 연구진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대회는 'ICFC 2023 평가회의'를 통해 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해야 할 내용을 토대로 '2024 세계어촌대회'를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세계어촌대회가 안정화 단계로 들어서면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개최해 지금보다 더 많은 국제기구와 참여국가, 특히 어업인들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세계어촌대회서 '지속가능한 블루이코노미' 전략 논의
해수 온도 상승, 어가인구 감소 등 어촌 현안 산적..."연대·협력 통해 극복해야"


- 어촌이 가진 다양한 이슈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 어촌은 강과 호수, 바다에 근접해서 정착했습니다. 특히 바다에서 어업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어촌은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태평양 연안 국가는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존립의 위기까지 직면해 있고, 자연재해로부터 취약성이 큰 상황에서 대규모 태풍 등으로부터 위협에 노출돼 있습니다. 또한 해수온도 변화로 어장 및 어종이 바뀌어 어촌의 소규모 공동체는 기존 어구어법 방식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해양쓰레기 역시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로, 그 끝은 바다에서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은 어가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인해 소멸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처럼 어촌사회를 둘러싼 시급한 현안들은 산적해 있습니다. 공동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어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이는 2023 세계어촌대회의 주제정신이기도 합니다.

- 어촌에서 실현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블루이코노미'의 모습은 무엇인가?
▲ '지속가능한 청색경제'는 의미 그대로 자원, 환경, 사람이 바다에 순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환경을 유지·관리, 혁신의 인적자원 발굴 및 육성하기 위한 기술의 혁신과 적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통산업으로 간과해서는 안 되며 어촌현장에서 소리치는 위기의 시그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범국가적, 범공동체 차원에서 이행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어촌이 지향해야 할 청색경제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과제를 세계어촌대회에서 계속해서 다뤄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블루 트랜스포메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특히 주력해야 한다고 보나?
▲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가 약 70㎏에 달할 정도로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국가입니다. 반면 지난 반세기 동안 어가인구는 91% 정도 줄었고 고령화율은 4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촌공동체 위기는 전 세계에서 심각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산물 소비 니즈에 비해 어촌사회는 소멸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언젠가 국내에서 수산물을 생산하는 공동체가 사라지고 상업적 어업과 수입수산물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수산물 자급률과 식량안보, 지역사회 유지 등을 위해 어촌사회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규인력 유입과 안정적인 정착, 다양한 창업과 창직의 기회를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북극해 전문가' 김종덕 "해양 정책서도 '협력', '과학적 기반', '자체 역량' 중요"
"KMI, 앞으로도 미래연구, 실용연구, 협력연구 추진할 것"


- 북극해 연구 분야의 전문가로 알고 있다. 북극해 연구에서 얻은 인사이트 중 우리나라 해양 이슈에 접목할 만한 부분이 있을까?
▲ 10여 년간 북극 관련 연구를 해왔습니다. 많은 북극 지역을 방문했고 북극·비북극권 이해관계자들과도 꾸준히 교류했습니다. 제가 가진 북극에 대한 개념은 '반드시 협력이 기반돼야 한다는 것, 과학적인 기반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것, 우리 스스로 그것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룰은 다른 해양 관련 정책에서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 국가이긴 하지만 바다를 통하지 않고서는 다른 나라와 접촉할 수 없는 국가입니다. 협력이 너무나 기본적 요소인 이유입니다. 또 바다는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고도의 과학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을 알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해양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으로서 임기 반환점을 도는 시기가 됐습니다. 취임 후 해양수산 현장을 찾아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동안 현장 곳곳에서 저와 함께하며 묵묵히 맡은 연구활동을 수행해 준 연구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KMI 원장의 임무를 하는 동안 해양수산이 처한 현장과 현안 문제에 대처하고, 디지털, 탄소중립 등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연구에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장기적인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연구, 실용연구, 그리고 협력연구를 충실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전 직원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현장과 소통을 확대하고, 정책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인 연구수행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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