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방송=김도하 기자] 농약 등록 시 제출하는 시험성적서의 전산화 미흡으로 농약안전시스템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농약 시험성적서 전산화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농약 2142개 중 절반 이상(52%)인 1105개가 전산화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이는 전부 2012년 이전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농약을 제조·수입·판매하려는 자는 농촌진흥청장에게 농약의 독성, 잔류성에 관한 시험성적을 적은 서류(이하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하고, 2012년부터는 시험성적서를 전산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농촌진흥청장은 국민에게 농약의 정보, 사용 방법과 취급 기준에 관한 사항을 제공할 수 있는 농약안전정보시스템(이하 농약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험성적서의 전산 미등록은 원본 자료 분실사례와 성적서 내용을 바로 확인하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는 불편을 야기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 의원은 "실제로 지난해 5월 농촌진흥청에 22개의 '메틸브로마이드 시험성적서 사본'을 요청했지만, 농촌진흥청은 관련 자료를 보유 및 전산화하지 않아 실물로 보관하고 있던 국가기록원에 확인을 요구해 15개월이 지난 올해 8월에야 사본 전부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22개 중 2개는 제조사에 시험성적서를 재요청해 확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농약시스템에 등록된 시험성적서의 정보도 부족하다는 게 서 의원의 설명입니다.

농약 시스템에 등록된 농약 시험성적서는 전체 2142개의 농약 중 2.5%인 53개만 정보가 제공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농촌진흥청이 농약관리법에 따른 농약의 등록 등에 대한 정보 관리 업무를 미흡하게 이행한 결과라고 서 의원은 꼬집었습니다.

서 의원은 "시험성적서는 농약의 최초 성분 및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 자료이지만, 전산화 미비로 관련 내용을 필요한 적기에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며 "기후 온난화로 기온이 불규칙해짐에 따라 병해충 발생 빈도 및 변화도 늘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농약의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농약 정보를 농약시스템에 명확하게 관리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지만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 등록된 정보가 턱 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농촌진흥청의 직무 유기다"면서 "국정감사를 통해 농약시스템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