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27)가 2023년 11월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27)가 2023년 11월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재벌 3세 혼외자'를 사칭해 30억원이 넘는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28)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씨의 경호실장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전 씨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재벌 혼외자이자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온라인 부업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수강생과 지인 27명에게 30억7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전 씨의 소셜미디어 지인이나 펜싱 전 국가대표이자 전씨의 전 연인이었던 남현희(42) 씨가 운영하던 펜싱학원 학부모 등이다. 

전씨는 범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되는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혐의(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도 받았다.

재판장인 김병철 부장판사는 이날 중국 소설가 위화가 쓴 소설 '형제'를 인용하며 "남자주인공 한 명이 작품 속에서 가슴을 넣었다 뺐다 하는 장면이 있다"며 "이 사건을 접하면서 가슴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왔다 갔다 하는 막장의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 인간의 탐욕, 물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이 사건이 될 수 있었다면 하는 씁쓸한 소회가 든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사기 범행으로 징역을 살고 나오자마자 반성은커녕 더 많은 돈을 편취하기 위해 유명인에게 접근해 사기 범행을 기획했다"며 "그 유명인을 사랑했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피고인의 말이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만 들린다”라고도 지적했다.

재판장은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사기를 벌여 삶을 망가뜨렸고 피해액이 30억원에 이른다"며 "피해액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한 소설 속 인물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다. 선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이유 앞에서 그랬다"며 "그런데 전씨는 일상이 사기였다는 말처럼 본인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전 씨의 전 연인이었던 남 씨의 사기 혐의 공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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