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당사에서 각각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둘은 함께한 지 열흘 만에 갈라섰다./사진=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당사에서 각각 합당 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둘은 함께한 지 열흘 만에 갈라섰다./사진=뉴스1

[한국농어촌방송=안지선 기자] 설 연휴에 깜짝 합당한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의 개혁신당이 통합 11일 만에 결별,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새로운 정치를 꿈꿨던 제 3지대 '빅텐트' 흥행도 주춤하게 됐다. 

20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합당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밝혔다.

김종민 최고위원과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이 대표는 "2월 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며 "그것은 최고위원회의 표결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고 강조한 이 대표는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가 본인을 지우려고 기획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낙연 대표는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이준석 대표에게 선거 지휘 전권을 위임하는 안건(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 위임의 건)을 개혁신당에서 의결하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이낙연 대표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이준석 대표도 이날 새로운미래의 합당 철회 발표 직후 즉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준석 대표는 "정당의 통합을 선언한 지 10일 만에 이낙연 대표께서 이끄시는 새로운미래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고 스스로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할 말은 했다. 

‘김종인 위원장 전권 추대설’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김 위원장 추천은 제가 아니라 이낙연 대표 측근으로부터 들어왔다”고 전면 반박했다. 

선거 지휘 전권 위임 논란과 관련해선 지난 대선 ‘59초 쇼츠 공약’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선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무에 있어서 위임 전결을 의결하는 경우가 상당 부분 있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가장 성공적인 선거캠페인이었던 '59초 쇼츠 공약'은 의사 결정의 신속성과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이준석에게 전부 위임 전결해서 진행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개혁신당의 총선 지휘 주도권을 둘러싸고 촉발된 갈등이 끝내 봉합되지 못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는 좌초됐다.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최고의원이 합당에 불참하면서 개혁신당에 지급된 정당경상보조금 6억여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 15일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혁신당에 1분기 보조금 6억 6654만 원을 지급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입당을 결정하면서 의석 수 5석이 채워졌고, 일정 요건을 갖춘 개혁신당은 6억여 원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선관위는 특정일의 의원수를 기준으로 지급한 것으로, 환수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탈당하는 의원이 생겨 의석수가 5석 미만이 될 경우 개혁신당은 기지급된 국고보조금 전액을 반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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