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3개 기관 공동연구로 알칼로이드계열 물질 3종 포함 총 15종의 대사물질 최초로 밝혀내

[한국농어촌방송=정유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양귀비 축제나 도로변 경관조성 등 관상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마약 성분 없는 꽃양귀비(개양귀비)에서 항암, 항염, 항진통 효과가 있는 의약소재 대사물질을 최초로 찾아냄으로써 의약소재 및 식품 활용은 물론, 대량생산 및 신품종 개발 기반이 마련돼 농가들의 꽃양귀비 재배 확산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국내 연구진이 항암, 항염, 진통제 등 의약소재 대사물질을 찾아낸 꽃양귀비(사진=농진청)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은 국립농업과학원, 경희대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꽃양귀비 잎에서 항암, 항염, 항진통 효과가 있어 의약소재로 활용이 가능한 켈리도닌(chelidonine), 프로토핀(protopine), 크립토핀(cryptopine) 물질 등 알칼로이드계열 물질 3종을 포함해 총 15종의 신물질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에서 확인된 ‘켈리도닌’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과 평활근(혈관 벽과 모든 내부 장기를 구성하는 근육으로 얇은 층으로 되어 있음)의 진경효과(경련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물질이다.

특히, 진통작용은 마약류 양귀비의 모르핀과 비슷하고 효과는 마약류 양귀비에 함유한 파파베린(papaverine)의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토핀’은 항암, 해독제, 소염, 지혈, 타박상, 관절염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그동안 꽃양귀비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고 애기똥풀, 팔선초(갈퀴덩굴), 피나물 등에서는 보고된 바 있었다.

또한 ‘크립토핀’은 유독 알칼로이드계열 물질이지만 이런 특성으로 인해 최면제, 진통제 등 의약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그동안 양귀비목(Papaverales) 현호색과(Fumariaceae) 현호색속(Corydalis) 및 금낭화속(Dicentra) 식물에는 널리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양귀비목(Papaverales) 양귀비과(Papaveraceae) 양귀비속(Papaver) 꽃양귀비에서는 보고된 바가 없었다.

꽃잎 및 전초(全草)는 여춘화(麗春花), 과실은 여춘화과실(麗春花果實)이라 불리는 두해살이풀 식물인 꽃양귀비는 경남 하동 북천, 울산 태화강 일대와 강원도 원주 등지가 대표적 재배지로 해마다 꽃양귀비 축제가 열리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신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향정신성 의약품 96품목 중 2013년을 기준으로 아편알카로이드계 제제가 48품목이 시판되고 있고 원료물질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 성과로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오재현 농업연구사는 “앞으로 꽃양귀비 유전자원을 추가 확보하고, 자원에 대한 오믹스(Omics) 정보 분석을 통한 의약소재 활용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오믹스(Omics)란 생물 내에서 게놈에 의해서 발현되는 생명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물질에 대한 대량의 정보를 전산학적 기법으로 분석하여 유전체학(Genomics), 전사체학(transcriptomics), 단백체학(Proteomics), 대사체학(Metabolomics) 등의 생물학적 정보를 총망라하여 생명현상을 밝히기 위한 학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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