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직장인·소비자 불편 '불가피'

[한국농어촌방송=김성은 기자] 은행 전 직원이 점심시간 한 시간을 온전히 쓰기 위해 영업점 문을 닫자는 제안이 나왔다. 지금까지는 영업점 직원들이 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에도 은행 업무가 이뤄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12일 사측과 상견례를 겸한 올해 첫 산별교섭 때 이같은 점심시간 동시사용을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달 29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노동시간 단축 △노동이사 선임 등 경영참여 △양극화 해소 △국책금융기관 노동개악 철폐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성과주의 강화 금지 등 5개 분야에 총 53개 항목으로 구성된 2018년 산별중앙교섭 임금 및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출했다. 

점심시간 동시사용은 노동시간 단축에 포함된 내용이다. 금융노조는 "점심시간이 바쁘다 보니 점심시간 1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영업점의 모든 직원이 동시에 점심시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점심시간 동시사용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점심시간에 PC를 일괄적으로 끄는 PC오프제도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PC가 꺼지고 직원들이 모두 은행을 비우면 점심시간에는 은행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금융노조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점심시간에 1시간 내지 2시간 은행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에 은행 문을 닫으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지적에는 오후 1시 이후로 점심시간으로 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개인병원도 오후 1시 이후에 1시간 점심시간을 갖고 병원 문을 닫는다”며 “대면거래 비중이 줄었고 ATM(자동화기기)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점심시간에 은행 문을 닫아도 실제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 일부 국가가 점심시간에 은행 문을 닫긴 하지만 미국과 영국 등 대다수 국가는 점심시간에도 은행 영업을 한다. 점심시간에 문을 닫을 생각이면 영업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대부분 은행 영업시간은 오후 4시까지다. 

이에 은행권 관계자는 “점심시간에 영업점 문을 닫으면 소비자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며 “사측은 점심시간 동시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